봄이다. 꽃이 주인공이다. 궁과 종묘, 조선왕릉에서 봄꽃은 언제 필까?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본부장 정성조)는 3월 22일 궁궐과 조선왕릉 봄꽃 개화 예상 시기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3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해 5월까지 봄꽃을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봄꽃은 평년보다 3~11일 정도 빨리 꽃망울을 피울 것으로 전망한다. 궁궐과 조선왕릉의 봄꽃은 궁·능의 봄꽃 명소로 ▲경복궁 아미산 앵두꽃, 자경전 주변 살구꽃 ▲창덕궁 관람지 생강나무, 승화루 능수벚꽃, 낙선재 매화 ▲창경궁 경춘전 화계 생강나무, 앵두꽃 ▲덕수궁 대한문~중화문 산벚꽃, 함녕전 뒤 모란 ▲종묘 향대청·재궁 앞 개나리, 오얏꽃 ▲조선왕릉 관람로 일대가 있다.
이곳에서는 고유 식생환경과 함께 진달래, 때죽, 산수유 등 다양한 봄꽃을 만나볼 수 있다. 서로 다른 봄꽃들이 연이어 개화하면서 아름다운 전통경관을 감상할 수 있으며, 향긋한 꽃내음 가득한 고풍스러운 옛 정취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경복궁은 3월 20일~4월 8일 홍례문 어구에서 매화를, 4월 1일~4월 15일 경회루지와 수정전 주변에서 능수벚꽃과 산벚꽃을, 4월 1일~20일 교태전 후원에서 앵두꽃을, 4월 5일~15일 자경전 주변에서 살구꽃을 피운다.
창덕궁 매화와 수양벚꽃은 3월 20일~4월 8일 낙선재에서, 앵두꽃은 4월 1일~20일 대조전 화계(花階, 꽃 계단)에서, 산철쭉은 4월 1일~5월 10일 희정당과 낙선재 앞에서, 모란은 4월 24일~5월 5일 낙선재 화계에서 만날 수 있다.
창경궁과 덕수궁에도 봄꽃이 핀다. 3월 20일~4월 1일 경춘전 화계에서 앵두꽃·진달래·생강나무를, 3월 20일~30일 옥천교 어구와 환경전에서 살구꽃을, 4월 한 달 내내 홍화문에서 온실 사이에서 산철쭉이 벌과 나비를 부른다. 조선 왕실의 생활공간으로 발전해 온 창경궁은 숙종과 장희빈, 영조와 사도세자, 정조 등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왕실 가족들의 역사적 무대이기도 하다. 1826년에서 1830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창덕궁과 창경궁의 궁궐 그림인 <동궐도(東闕圖)>에 그려진 회화나무, 느티나무 등 고목을 비롯해 약 150여 종의 4만 8,000그루의 수목들을 간직한 궁궐이기도 하다.
덕수궁 살구꽃은 3월 22일~4월 7일 석어당 앞에서, 산벚꽃은 3월 29일~4월 10일 대한문에서 중화문 사이, 산철쭉은 4월 1일~5월 10일 석조전 뒤 오솔길에서, 모란은 4월 8일~23일 함녕전 뒤에서 활짝 핀다. 덕수궁 석어당(昔御堂)은 궁궐에서 보기 드문 2층 목조 건물로, 관람객들은 석어당 2층에 올라 만개한 살구꽃을 감상하며 덕수궁의 봄을 흠뻑 느낄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종묘에서는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 관람로 주변에서 진달래와 철쭉을, 향대청과 영녕전 주변에서 개나리를, 향대청과 재궁 앞에서 오얏꽃을 볼 수 있다.
조선왕릉에서 피는 봄꽃도 다채롭다. 서울 정릉과 의릉에서 3월 25일~4월 20일 진달래와 산벛나무·벚나무의 연분홍 꽃이, 선릉과 정릉에서 4월 17일까지 산수유가, 헌릉과 인릉에서 3월 25일부터 진달래·불두화가 봄을 알린다. 여주 영릉(英陵)과 영릉(寧陵)에서는 3월 30일~4월 10일 700m 길이의 진달래길을 걷을 수 있다. 이밖에도 구리 동구릉, 남양주 광릉과 사릉 그리고 홍릉와 유릉에서는 4월부터 산수유, 쪽동백, 진달래, 벚꽃 등 다양한 봄꽃이 핀다.
궁능유적본부는 봄꽃 개화에 맞춰 코로나19 장기화로 활동이 위축된 국민에게 봄의 정취를 즐기는 봄 행사를 실시한다.
▲경복궁에서는 실제 임금이 먹었던 궁중병과와 궁중약차를 즐길 수 있는 ‘생과방(4.20.~6.25.)’ 프로그램이 운영되며, ▲창덕궁에서는 ‘봄맞이 정원가꾸기(3.25.)’와 ‘봄철 낙선재 후원 한시개방 및 특별관람(3.29.~4.6.)’ ▲창경궁에서는 ‘역사와 함께하는 창경궁 나무 이야기(4~11월)’ ▲덕수궁에서는 ‘전각내부 특별관람(3.29.~4.3.)’ 행사가 진행된다. 조선왕릉은 ▲건원릉에서 한식(寒食)을 맞아 태조 건원릉 억새를 자르는 ‘청완 예초의(4.6.)’가 계획되어 있다. ‘청완 예초의(靑薍 刈草儀)’는 구리 동구릉 내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健元陵) 봉분을 덮고 있는 억새(靑薍, 청완)를 자르는 의식이다.
한편 봄꽃 나들이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관람객 간 2m 이상 거리 두기’, ‘숲길 내 일반통행하기’, ‘화장실 등 다중이용시설을 비롯한 전 구간 마스크 항시 착용’, ‘입구 손세정제 비치와 온도 측정’ 등을 준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