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기적으로 바꾼 틱낫한의 명상과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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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기적으로 바꾼 틱낫한의 명상과 기도
  • 최호승
  • 승인 2022.01.2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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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umvill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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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친다는 건 말로만 되는 게 아닙니다. 그 사람이 어떻게 사느냐, 그것이 그의 가르침입니다. 나의 삶이 내 가르침이오, 나의 삶이 내 메시지입니다.”(『지금 이 순간이 나의 집입니다』 중 여든 살 생일 맞은 틱낫한에게 묻는 은퇴 질문에 관한 대답)

열반한 ‘4대 생불’ 틱낫한 스님. 스님은 죽음으로 모든 삶을 온전히 드러냈다. 고국 베트남에 56년 만에 돌아가 조용히 요양하던 스님의 부고는 전 세계에 틱낫한이란 이름을 다시 각인했다. 세계적인 추모와 애도의 바람은 그의 가르침과 메시지에 켜켜이 쌓인 먼지를 날려버렸다. 그의 말처럼, 그는 삶으로 가르침과 메시지를 드러냈을까? 직접 가서 보고 느끼라는 도법 스님의 ‘중도(中道)’를 꺼낼 때다. 아직 우리에겐 틱낫한 스님의 생애와 가장 심오하고 본질적인 삶의 가르침이 남았다.

베트남에서의 어린 시절, 출가, 전쟁과 망명 생활, 프랑스의 ‘플럼 빌리지(자두마을)’ 공동체 설립, 그리고 전 세계를 다니며 가르침을 펼치는 동안의 따듯한 에피소드가 있다. 『지금 이 순간이 나의 집입니다(At Home in the World)』(불광출판사, 2019)에 적힌 에피소드는 바로 틱낫한 스님의 삶 그대로 모습이다. 틱낫한 스님 특유의 간결한 언어로 쓴 고백이다. 그래서 솔직하다. 오랜 망명의 고단함에서도 스스로 변화하고 치유한 지혜가 솔직해서 차라리 담담하다. 

켄터키 수도원에서 프랑스로 온 가톨릭 여신도가 스승의 따뜻한 조언으로 문을 타이르듯 닫는다는 그의 삶을 확인한 이야기, 접시를 닦으며 지금 그 순간에 온전히 있는 지혜, 마지막 쌀자루를 두고 한 어린 프랑스 군인과 인연에서 전쟁의 참상을 깨닫는 순간, 마틴 루터 킹을 ‘보살’로 부른 사연…. 틱낫한 그의 삶 곳곳에 자리한 인연의 인드라망에서 보석처럼 빛나는 가르침과 메시지가 그득하다.

1974년 베트남전 전후로 발생한 난민들이 조국을 떠난 게 어원이 된 ‘보트피플’, 선박을 이용해 해로로 탈출하는 베트남 난민을 위해 직접 배에 올라타 파도를 건너 식료품을 전하던 이야기에는 절박함이 흐른다. 극심한 어려움 속에서 틱낫한이 깨달은 지혜는 “네가 평화를 원하는 즉시 너에게 평화가 있다”라는 것이다.

틱낫한 스님은 소소한 일상에서 지혜를 길어 올렸다. 프랑스 수행공동체가 왜 플럼 빌리지, 즉 자두마을이 됐을까? 공동체로 수련하러 온 아이들이 모은 돈으로 심은 자두나무 때문이다. 코 묻은 주머닛돈으로 당시 한 그루 값이 35프랑이던 자두나무 1,250그루를 심었다. 붓다의 첫 번째 승가를 이룬 스님들 숫자대로 자두나무를 심은 것이다. 1966년 애틀랜타에서 배운 껴안기 명상, 어머니가 준 과자를 먹으며 지금 이 순간 가득한 기쁨과 행복을 느끼는 법, 손을 들여다보며 분별심과 용서를 나누는 지혜 등이 틱낫한 스님의 삶을 증명한다.

ⓒplumvill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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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언 역시 틱낫한 스님의 삶에서 캔 보석 같은 메시지다.

“당신 주변의 많은 사람이 분노, 증오, 절망에 사로잡혀서 신선한 공기, 푸른 하늘, 향기로운 장미를 만나지 못하고 있지요. 그렇게 다른 종류의 감옥에 갇혀 있는 겁니다. 하지만 당신이 자비수련을 하면 주변 사람들의 고통을 볼 수 있고 그 고통을 덜어 주려고 무슨 일을 하면 그만큼 당신이 자유로워진 거예요. 자비로 보내는 하루가 자비 없이 보내는 백 일보다 값진 겁니다.”(한 사형수에게 손으로 쓴 짧은 편지 중에서)

“언제나 그렇듯이, 물결은 물결로 살면서 동시에 물로 산다. 그대가 숨 쉴 때 우리 모두를 위해서 숨 쉬는 것이다.”(연구과학자인 친구에게 보낸 물결 그림 여백에 쓴 글)

“진정한 기적은 물 위를 걷거나 공중에 뜨는 것이 아니라 땅 위를 걷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날마다 우리는 저도 모르게 하나의 기적 속으로 참여한다. 파란 하늘, 흰 구름, 푸른 나뭇잎 그리고 아이의 호기심 어린 눈, 이 모두가 하나의 기적이다.”

“당신 생애의 가장 경이로운 순간들은 이제 당신 등 뒤에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아니면 당신 생애의 가장 행복한 순간들이 아직 오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이 우리가 기다려 온 바로 그 순간이다.”

맞다. 틱낫한 스님의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를 걱정하지 않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로지 지금, 여기, 바로 이 순간을 명상하고 기도하면 기적같이 순간순간 평화가 찾아온다고 했다. 

틱낫한 스님의 삶에는 법정 스님의 향기가 난다. 법정 스님은 가실 때도 ‘무소유’였다. 긴긴밤 달래주던 대나무 침대, 평소 입었던 승복 그리고 관 대신 덮은 가사 한 벌이 전부였다. 틱낫한 스님은 어떨까? 구족계 받는 수계식이 다음 날 새벽 4시에 있었지만, 스승이 손수 바느질하며 기우던 낡은 갈색 가사. 그 법의 하나로 중생을 구제하리라는 큰 서원으로 충만해졌던 틱낫한 스님의 마지막에도 그 갈색 가사가 함께 할까? 육신의 흔적이 흩뿌려질 전 세계 플럼 빌리지에, 어떤 말들이 어른거릴까? 그리고 우리 가슴엔 어떤 메시지가 남을까? 묘비에 적히지 않아도 평생 남을 메시지가 여기 있다.

“나는 여기 있지 않다. 당신이 숨 쉬고 걷는 데서 나를 볼 수 있으리라.”(『지금 이 순간이 나의 집입니다』 중 묘비를 쓰겠다는 제자에게 한 틱낫한 스님의 대답)

불광출판사가 만든
틱낫한 스님의
보석 같은 가르침

살아가는 모든 순간을 기적으로 바꾸는 『틱낫한 명상』
1976년 이래 전 세계 명상 분야 스테디셀러! 먹고, 걷고, 일하는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게 하는 틱낫한 스님 명상의 모든 것이 담긴 책.

틱낫한 스님의 심리 처방전_내 안의 아이 치유하기 『화해』
내 안에 있는 아이의 상처를 치유하여 나와 우리, 모두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8가지 지혜와 7가지 방법을 구체적으로 다정하게 알려준다.

그대를 바꾸고 그대를 살리는 기도 이야기 『틱낫한 기도의 힘』
‘기도는 정말 이뤄질까?’, ‘기도를 가능케 하는 건 무엇인가?’ 등 기도에 대한 5가지 질문에 대한 스님의 답. 삶의 순간순간을 정성으로 채운다면 우리 삶은 기도와 하나가 된다.

틱낫한 스님의 365일 잠언 모음집 『너는 이미 기적이다』
틱낫한 스님의 70여 권에 이르는 책과 글에서 우리 영혼을 비춰 주는 거울 같은 문장 365개를 엄선, 스님이 우리에게 건네는 영혼의 선물!

매일의 삶에서 실천하는 마음챙김의 길 『모든 발걸음마다 평화』
일상에서 우리가 흔히 잊고 있는 것들을, ‘지금, 여기’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매뉴얼을 담은 마음 따뜻한 에세이.

붓다의 가르침을 이해하는 가장 순수한 방법 『틱낫한 불교』
“붓다는 신이 아니었습니다”로 시작하는, 불법(佛法)의 정수를 직접 해석해서 엮은 아주 드문 저술

가톨릭 신부가 주목한 틱낫한 스님의 마음챙김 『깨어있음』
14세기 독일 영성가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신부와 틱낫한 스님을 한 자리에 불러 시도한 대화! 두 영성가의 지혜와 깨달음이 담긴 아름다운 언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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