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세계의 변호인, 지장] 아미타불과 지장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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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세계의 변호인, 지장] 아미타불과 지장신앙
  • 이승희
  • 승인 2022.01.2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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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왕생과 지옥중생 구원의 염원 만나다
강진 무위사 극락보전 <아미타여래삼존벽화>(국보), 1476. 아미타 삼존불상 후불벽화로 장엄하게 그려졌다. 

인간은 누구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기에 사후세계에서의 안녕을 보장해주는 극락정토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서방에 존재한다는 극락정토에는 무한한 빛과 수명을 지닌 부처님이 계시며 그곳을 주재하는 부처님을 무량수불 혹은 아미타여래라고 부른다. 극락정토는 청정불국토(淸淨佛國土)이자 완전무결한 이상세계다. 아무런 괴로움도 없고 기쁨과 즐거움, 편안함만이 가득한 곳이다. 모든 것이 풍요롭고 온갖 보배와 아름다운 연꽃과 천악(天樂)과 향기로 가득한 세계다. 그곳에 살게 되면 늙고 병들고 죽는 일이 없을 뿐 아니라 일체의 윤회도 없기에 죽음을 맞이하게 될 불자들에게는 선망의 공간이다. 지옥의 중생에게는 결코 도달하기 어렵고, 중음의 공간인 명계에서 심판을 받는 자에게는 반드시 가고 싶은 세계일 것이다.     

극락정토의 교주인 아미타불은 항상 왼쪽에 관음보살, 오른쪽에 세지보살을 대동하고 등장한다. 관음과 세지보살을 함께 그린 아미타삼존도의 근거는 『관무량수경』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런데 고려 후기부터 조선 초기에 이르는 특정 시기에 세지보살 대신 지장보살을 표현한 아미타삼존도가 출현한다. 리움미술관 소장의 고려 <아미타삼존도>와 조선 전기의 무위사 극락보전 내 아미타삼존불상과 후불벽화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장보살이 아미타불의 협시로 등장하게 된 근거나 배경은 어떠한 경전에도 언급돼 있지 않다. 그렇다면 왜 고려 후기부터 조선 초기에 지장보살이 아미타불의 협시로 등장하게 됐을까. 이러한 의문은 경전이 아닌 그 시대의 정토신앙과 지장신앙을 통해 이해해 볼 수 있다.  

 

지장보살의 독자적인 신앙체계

지장보살은 관음보살과 함께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보살이다. 관음보살은 아미타불의 협시보살이면서도 동시에 중생을 구원하는 보살로서 독립적인 신앙체계를 갖춰 발전했다. 반면 관음보살과 달리 지장보살은 그 탄생부터 매우 독립적이다. 그 어떤 부처에게 소속되지 않고 처음부터 지장보살만의 독자적인 신앙체계를 가진다. 지장보살의 정체성과 역할을 잘 알려주는 경전이 소위 지장보살의 3대 경전이라고 부르는 『점찰선악업보경』(이하 『점찰경』), 『대승대집지장십륜경』(이하 『십륜경』), 『지장보살본원경』(이하 『지장경』)이다. 이들 경전에서 지장보살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입멸한 뒤 미륵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불법이 사라진 혼탁한 세계와 몽매한 중생을 제도하도록 부촉(付蜀, 부탁해 맡김) 받은 보살로 묘사된다. 즉, 부처님의 열반 후에 오염되고 타락한 무불시대에 지장보살은 ‘육도중생’을 교화하는 역할을 부여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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