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 불교학생회 도반들과 첫 자전거 여행을 다녀왔다. 지금부터 30년 전이니 아주 오랜 추억이다. 기어도 없는 자전거로 떠난 여행. 객기 부리기 딱 좋은 나이에 우린 4박 5일간의 자전거 라이딩을 떠났다. 광주에서 출발해 곡성과 구례를 거쳐 지리산이 있는 하동과 남원을 지나 다시 광주로 돌아오는 코스로 잡았다. 하동을 반환점으로 잡은 이유는 화개장터를 보기 위해서였다. 장날에 맞춰 출발했다.
가수 조영남의 노래 제목이 〈화개장터〉이니만큼 엄청난 장이 설 것이라는 기대를 담뿍 받아안고 떠났다. 섬진강에서 목욕도 하고, 마침 모내기 철이라 농부한테 사정해 밥도 얻어먹었다. 그리고 도착한 지리산 화개골 화개장터는 아주 작디작은 몇 가지 약초와 산나물을 파는 그냥 말 그대로 시골 장터였다. 내심 큰 장터를 기대했건만 우리는 적잖이 실망했다.
“보기엔 그냥 시골장터지만 있어야 할 건 다 있구요 없을 건 없답니다 화개장터.” 어쩜 그리 가사와 잘 맞는지 우린 다들 헛헛한 웃음만 지었다. ‘그래, 있을 건 다 있고 없을 건 하나도 없네. 그러니까 화개장터지.’ 우린 이렇게 위무했다. 그래도 첫 자전거 여행인데 광주에서 구례를 거쳐 경상남도 하동 지리산 화개골까지 자전거로 왔다는 것만으로도 큰 자부심이 생겼다. 다시 화개에서 남원으로 방향을 틀어 지리산 재를 넘어가는 길은 힘들었지만 젊음의 열정으로 넘을 수 있었다. 재를 오를 땐 자전거에서 내려 자전거를 끌고 가는 ‘끌바’를 하면서 겨우 올라갔다.
청소년지리산마음캠프
본격적으로 지리산과 조우하게 된 것은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를 2008년 창립하고 다양한 어린이·청소년캠프를 진행하면서부터다. 어린이 캠프로 시작했는데 자연스럽게 청소년들 캠프도 요청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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