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초대석] “몇 번 씹고 밥알 삼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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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초대석] “몇 번 씹고 밥알 삼키나요?”
  • 최호승
  • 승인 2021.10.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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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독심 해독’ 연구 안양규 한국불교상담학회장

해골 인형에 첫 시선을 빼앗겼다. 심령상담소나 연구소 그렇다고 진료실 또는, 의대 교수의 연구실은 더더욱 아니었다. 책장 한쪽에 걸린 해골 인형이 부조리해 보였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학부 교수연구실에 해골 인형이라니….

“해골관이라고 하죠? 나태하지 않도록 자주 보고 스스로 독려하고 있어요.”

안양규 한국불교상담학회 회장이 이해한다는 듯 말을 건넸다. 욕심에 집착하는 탐욕을 경계하고, 자신이 가진 능력을 허투루 쓰지 않고 붓다의 가르침을 널리 펴겠다는 원력을 되새기는 도구였다. 육체의 집착에서 벗어나는 수행법으로 부정관(不淨觀, 몸이 더러운 것을 알고 탐욕을 없애는 수행)을 강의할 때 쓰기도 한단다. 

해골 인형이 부정관에 쓰인다니, 동국대에서 불교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맞다. 또 하나, 불교문화대학 학장 재임 시절에 명상심리상담학과를 개설한 주역이기도 했다. 4년제 종합대학에 명상심리상담학과가 있다는 사실에 호기심이 생겨 추진한 인터뷰였다. 하지만 목적의 무게추가 바뀌는 반전이 있었다. 한국불교상담학회 회장으로서 삼독심(三毒心) 해독 연구를 진행 중이며 곧 대중에게 무료배포할 예정이었다. 그는 계획이 다 있었다. 

 

중국 음식점에서 짜장면만 먹나?

“중국 음식점 가서 꼭 짜장면만 먹어야 하나요?”

짬뽕, 탕수육, 깐풍기 등 여러 중국 음식을 먹지 못하는 억울함을 호소한 게 아니었다. 선불교 이후 한국불교의 키워드를 주제로 대화하는 도중에 나온 말이다. 코로나19로 지친 마음을 안고 사는 이들에게 불교의 자리를 찾다가 문득 든 비유이기도 했다. 

“우리가 음식점에 가는 이유는 배가 고파서입니다. 비약이긴 하지만 배고픔을 법에 대한 갈증이라고 비유해 보겠습니다. 중국 음식점에는 여러 메뉴가 있는데, 왜 짜장면만 강요해야 할까요? 짜장면만 배고픔을 해소하는 방법이 아닙니다. 팔만사천법문은 수만 가지 경우에 따른 대기설법, 즉 맞춤형 설법입니다. 선불교가 중요하듯 중국 음식점에서 짜장면이라는 기본 요리도 맛있어야 하지만, 다른 음식으로 배를 채울 수도 있다는 겁니다. 배고픈 사람들이 음식점에 있는 맛있는 음식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그 음식점도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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