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 한국의 관음성지 양양 낙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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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 한국의 관음성지 양양 낙산사
  • 배금란
  • 승인 2021.09.3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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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은 관음의 진용眞容을
원효는 관음의 화신化身을 보았다

2.7일의 재계(齋戒)를 마친 의상(義湘)은 넘실대는 파도 위로 좌구(坐具)를 띄웠다. 결사의 각오로 그 위에 몸을 던지니 홀연히 천·룡 등 팔부신중이 나타나 의상을 굴로 인도했다. 하늘 우러러 엄숙히 예배할 때 허공 법신이 수정 염주 한 꾸러미를 건넸다. 동해의 용은 여의보주를 바쳤다. 다시 7일을 재계하니 마침내 관음보살이 장엄한 진용(眞容)을 나투었다. 보살은 의상에게 “산정에 한 쌍의 대나무가 솟아날 것이니 그 땅에 불전(佛殿)을 지으라”고 계시했다. 과연 대나무가 땅에서 솟아 나왔다. 의상이 그 자리에 금당을 짓고 상(像)을 빚어 두 보주(寶珠)와 함께 모시니 대나무가 사라졌다. 그리하여 그곳이 관음보살의 진신(眞身)이 사는 곳임을 알았다. 

동해 양양의 해안가가 관음보살 상주 성지인 ‘낙산(洛山)’으로 증험 되는 순간이다. 신라 시대의 성사(聖師) 의상의 수행과 자내증(自內證, 스스로 체득한 깨달음)을 통해서다. 고려 시대의 선승 일연(一然)은 낙산사 창건과 관련된 의상의 이와 같은 행적을 『삼국유사』 「낙산 이대성 관음 정취 조신」(이하 「낙산 이대성」) 조에 신화적 필치로 생생히 기술하고 있다. 또 원효, 범일, 조신 등 당대의 고승들을 매개로 창출된 영험 설화들을 종합해 함께 수록한다. 이를 통해 낙산사가 우리 민중의 신앙 속에서 어떠한 의미와 상징성을 담보해왔는지를 보여준다. 

관음보살은 재난 구제, 자녀 출산, 삼독(三毒) 해탈, 정토왕생 등 세간·출세간의 원력은 물론, 삶과 죽음의 영역을 아우르는 실질적인 구호자로 동아시아 대승불교권에서 가장 대중적인 존숭을 받아온 신성이다. 대표적 소의 경전인 『법화경』 「보문품」에는 관음보살이 33가지 ‘화신(化身)’을 나투어 중생을 구호한다고 설하고 있다. 33은 구제의 대상이 되는 삼계육도(三界六道)의 모든 중생을 가리키는 상징적인 숫자이다. 다양한 근기(根機)에 상응하는 양태로 몸을 나투어 일체의 유정(有情)을 제도하는 관음보살의 위신력을 나타낸다. 

『화엄경』 「입법계품」은 우리가 사는 세계에 살면서 교화하는 관음보살 ‘진신(眞身)’의 관념을 부각한다. 관음보살이 사는 곳은 해안가 또는 해도(海島)의 산굴(山窟)로, 백화(白花)가 만발한 정토라는 의미의 ‘보타락가산(potalaka)’으로 불린다. 낙산은 이의 줄임말이다. 선지식을 찾아 남순(南巡) 하던 선재 동자가 관음보살의 진신을 만나 대비행을 배운 곳이다. 이를 바탕으로 인도 및 동아시아 지역 해안가에 실제로 관음보살이 산다고 믿는 성지들이 건립됐다. 그 원형이 『대당서역기』에 현장(玄奘)이 직접 방문했다고 기록한, 인도 남부 말라야산(秣刺耶山) 동쪽에 있다는 보타락가산이다. 그리고 의상에게 연원을 둔 우리 땅 동해의 낙산사는 화엄법계관(華嚴法界觀)을 바탕으로 건립된 동아시아 최초의 관음성지라는 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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