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 아이 눈뜨게 한 천수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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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 아이 눈뜨게 한 천수관음
  • 최정선
  • 승인 2021.09.3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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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아이에게 미래 보여준
천수천안관음보살
경주 분황사 보광전 벽에 그려진 아미타삼존도. 양병주 제공.
어미가 눈먼 아이를 데리고 분황사 천수대비 앞으로 나아가 아이에게 
기원의 노래를 부르도록 하니 아이가 눈을 뜨게 됐다는 설화가 전한다.

인간 삶 속 깊숙이 스며든 관세음보살

고대 삼국의 역사 기록이자 불교 설화집인 『삼국유사』에는 관음설화가 유독 많이 수록돼 있다. 관음신앙이 신라 시대에 크게 성행했을 뿐만 아니라 현세이익을 기원하는 대상으로서 일상 안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관음보살, 관자재보살이라고도 불리는 관세음보살은 중생을 자비로써 구제하는 보살이다. 흔히 중생의 모든 것을 듣고 볼 수 있는 일천 개의 손과 눈을 가진 모습으로 형상화해서 천수천안관자재보살(千手千眼觀自在菩薩)이라고도 한다.

『법화경(法華經)』 「보문품」에 의하면 관음은 “고통에 허덕이는 중생이 한 마음으로 그 이름을 부르기만 하면 즉시 그 음성[音]을 관(觀)하고 해탈시켜 준다”고 한다.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마음에 간직하고 염불하면 큰불도 능히 태우지 못하고 큰물을 만나도 얕은 곳을 곧 찾게 되며 어떤 악귀도 괴롭힐 수 없다. 칼과 몽둥이는 부러지고 수갑과 고랑과 칼과 사슬은 끊어지고 깨어진다. 중생 마음속에 있는 불안과 두려움을 제거하고 음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삼독을 물러나게 한다. 복덕 많고 지혜로운 아들이나 단정한 딸을 바라는 이가 원하는 자식을 얻도록 하는 영험함도 있다. 결국, 관세음보살은 인간이 겪는 생로병사의 고통을 없애줌으로써 인간의 본원적인 속박을 해체한다.

중생의 소리를 관하는 보살인 관음은 고통의 탄식부터 낮은 소리의 한탄, 심지어 가슴 속에 응어리진 한숨의 숨결까지 듣는다. 중생은 관음의 구제 원력을 소망하는 절실함과 관세음보살을 읊조리는 소리만 있으면 어떤 고통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한마음으로 관세음보살을 외치면 고난에서 벗어나게 된다니, 관세음보살은 최상이자 최적의 고난 해결책인 셈이다.

『아미타경』에서도 관세음보살은 아미타불의 좌측 협시보살로서 중생을 보살피고 도와줄 뿐 아니라 극락정토 왕생을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고 기술돼 있다. 살아서 보살피고 죽어서 극락왕생의 길에도 함께 하는 관음의 원만 광대한 자비심은 인간의 마음을 울렁이게 한다. 관음보살은 마치 인간사의 고난을 헤아려 듣고 온유한 곁을 내주는 만능 해결사 같다. 이처럼 세상을 구하고 현세적인 실익을 베푸는 관세음보살은 인간의 일상 안으로 파고들어 신앙이자 생활 구제 방편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눈먼 아이 눈뜨게 한 분황사 천수대비

『삼국유사』 관음설화 가운데 「분황사천수대비맹아득안(芬皇寺千手大悲盲兒得眼)」은 비애를 감동으로 승화해 신심을 돈독하게 하는 관음 영험담이다. 이야기를 간추려보자. 경덕왕 때 한기리(漢岐里)에 살던 희명(希明)은 난 지 다섯 해 만에 갑자기 눈이 멀었다. 어미가 아이를 데리고 분황사 천수대비 앞으로 나아가 아이에게 기원의 노래를 부르도록 하니 아이가 눈을 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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