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의 문화이야기] 고성 건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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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의 문화이야기] 고성 건봉사
  • 노승대
  • 승인 2021.09.0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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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보현사와 진또배기·신복사지·굴산사지

건봉사는 한국전쟁 전 삼대 사찰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큰절이었으나 밀고 밀리는 격전지 가운데 있어서 일주문과 석물 외에는 남아있는 것이 없었다.

그런데도 그 남아있는 석물들이 대단해서 한번 들리면 그 잔상이 오래도록 머리에 남는다.

건봉사 들머리에 있는 승탑군(부도밭)만 보아도 전쟁통에 많이 없어졌다지만 규모와 함께 특이하고 당당한 조각솜씨가 놀랍다.

다시 강릉으로 내려가면서는 설악산 연봉이 한눈에 보여 가던 길을 멈추지 않을 수 없었다.

강릉 보현사와 진또배기, 신복사지, 굴산사지를 들러 서울로 향하니 오늘도 어김없이 석양길이다.

 

건봉사 부도밭(승탑군)은 영화로웠던 건봉사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곳이다. 한국전쟁 때 많이 파괴되었다지만 지금도 50여 기의 승탑, 비가 있다.

 

신실한 신도의 사리가 모셔진 승탑도 2기가 있다. 사진은 김계화 사리탑이다. 조선시대에는 신자들의 사리탑을 승속 구분 없이 함께 모셨다.

 

건봉사 일주문은 동족상잔의 전쟁 속에서도 유일하게 보존된 건물이다. 1920년에 지은 건물로 기둥이 4개인 이형 일주문이다. 현판은 해강의 글씨다.

 

등롱석이라고 부르는 조명시설이다. 석유등롱이 들어온 다음에 만들어졌을 것이다. 담과 계곡을 낀 사찰 입구의 어두운 길을 밝히고자 설치했던 유물이다.

 

봉황을 돌기둥 꼭대기에 앉혀놓은 입석은 1928년에 세웠다. 한문, 한글로 ‘나무아미타불’을 새겨 놓아 자연스럽게 염불공덕을 이루도록 한 것이다.

 

근래에 절을 대대적으로 중창하며 복원된 건물들이다. 능파교는 1708년 처음 건립됐으며 보물 제1336호다. 능파는 고해의 바다를 건너간다는 뜻.

 

간성 쪽에서 바라본 설악산이다. 날이 좋아 화채봉, 대청봉, 중청, 소청, 울산바위, 황철봉, 마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보기 드문 풍경이다.

 

강릉 보현사 석굴은 스님들이 수행의 목적으로 사용하던 굴이다. 수행 중 공부에 진전이 없을 때 죽음의 무상함을 체험하고 다시 발심하도록 한 것이다.

 

보현사에서 바라본 강릉시와 그 너머에 아스라이 펼쳐진 바다.

 

보현사 초입의 낭원대사(834~930) 탑비. 구산선문의 하나인 사굴산파의 법통을 이었으며 신라 경애왕의 국사였고 고려 왕건에게도 존경을 받았다.

 

낭원대사탑으로 절에서 300여m 올라간 산등성이에 있다. 고려 초에는 이처럼 탑비는 산 아래에 있고 탑은 절 뒤 등성이에 있는 경우가 많았다.

 

강릉 강문동은 경포호의 물이 바다로 빠져나가는 곳에 있는 어촌마을이었다. 정월 제의에 짐대(솟대)를 많이 세워 짐대배기라 부르다 진또배기가 되었다.

 

강릉 신복사지 3층석탑은 고려시대의 전형적인 석탑으로 몸돌 아래에 받침돌이 끼어있다. 여기 공양을 올리는 보살상이 앞쪽에 있다. 보물 제87호다.

 

굴산사지 승탑은 범일국사의 탑으로 추정된다. 범일국사(810~889)는 이곳 출신으로 입적 후에는 대관령 산신이 되어 강릉단오제의 주신이 된다.

 

강릉 굴산사지 당간지주는 현재 남아있는 유물 중에서 가장 헌걸찬 문화재다. 높이가 5.4m에 이르며 언덕 위에 세워져 주위를 압도한다. 보물 제86호.

 

굴산사지 승탑 동쪽의 보호수. 수령은 560년이 넘었으며 높이는 10여m에 이른다. 작은 언덕 위에 고고하게 홀로 서서 주위를 진호한다.

 

사진. 노승대

 

(필자의 카카오스토리에도 실린 글입니다.)

 

노승대
‘우리 문화’에 대한 열정으로 조자용 에밀레박물관장에게 사사하며, 18년간 공부했다. 인사동 문화학교장(2000~2007)을 지냈고, 졸업생 모임 ‘인사동을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인사모)’, 문화답사모임 ‘바라밀 문화기행(1993년 설립)’과 전국 문화답사를 다닌다. 『바위로 배우는 우리 문화』, 『사찰에는 도깨비도 살고 삼신할미도 산다』(2020년 올해의 불서 대상)를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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