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 나한을 되살린 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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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 나한을 되살린 불심
  • 송희원
  • 승인 2021.08.30 1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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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령사 터 오백나한,
처음 발견한 부부의
희로애락
창령사 터에서 최초로 오백나한을 발견한 김병호·강남순 부부.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나한상을 하나씩 들고 미소 짓고 있다. 

희(喜)-영험한 골짜기서 나온 석불상

강원도 영월과 충북 단양군 경계이자 소백산맥 줄기의 일부인 삼태산 초로봉 해발 400m 지점. 수풀이 우거져 길 하나 나 있지 않던 산기슭 골짜기에 한때 언론사, 고고학자, 문화재청 직원들이 몰려들어 떠들썩했던 적이 있다. 귀한 보물(석불상)들이 무더기로 출토됐기 때문이다. 

‘무덤치 절터’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절 이름은 전해지지 않았던 이곳에 김병호·강남순 부부가 들어 온 때는 1998년. 정년퇴직으로 50대 나이에 다니던 시멘트 회사를 나와야했던 김병호 씨는 무속인이었던 아내를 따라 전국의 기도처를 찾아다녔다. 그리고 운명처럼 이곳을 발견했다. 

사실 창령사 터를 만난 건 부인의 영험한 꿈 덕분이었다. 집안에 우환이 많아 무속인이 된 강남순 씨는 남편과 두 아들이 크고 작은 사고로 죽을 고비를 몇 번 넘기고부터 부처님을 모시기 시작했다. 그즈음이었다. 꿈에 매번 어느 큰 산 깊은 골짜기가 나왔고, 셀 수 없이 많은 부처님, 스님, 신도들이 모여 잔치를 벌이는 장면을 봤다.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던 부인은 기도처를 마련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다가 꿈에서 본 듯한 이곳에 정착해 기도를 드리기로 했다. 그런 부인을 위해 길을 내고 비닐과 토판으로 움막을 지어준 김 씨는 자신도 3일 뒤 소복을 입은 할머니를 눈앞에서 목격했다.

“그 길로 퇴직금으로 이 밑 입구서부터 위의 땅까지 다 샀어요. 그리고선 암자를 지으려고 길을 내고 터를 닦았어요. 배수로 작업을 하려고 땅을 파는데 돌이 걸려 나와요. 돌이 동그래. 두 번째 돌도 그래. 흙뭉텅이여서 물에 씻어 보니까 나한분들이야. 말로 못다 할 정도로 감격스러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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