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환경회의 “성주 소성리 경찰력 투입을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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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환경회의 “성주 소성리 경찰력 투입을 멈춰라”
  • 송희원
  • 승인 2021.07.19 1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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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성주 사드 기지를 반대하는 소성리 마을주민과 사드 반대 단체 회원들의 연좌 농성 모습. 사진 종교환경회의 제공. 

불교, 천주교, 개신교, 원불교, 천도교 등 5대 종단 환경단체 연대모임인 종교환경회의가 경북 성주 소성리의 경찰투입작전을 즉각 멈출 것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7월 19일 발표했다.

경북 성주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를 반대하는 소성리 마을주민과 사드 반대 단체 회원들의 연좌 농성을 경찰이 강제해산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했다.

종교환경회의 불교계 단체인 불교환경연대의 한주영 사무처장은 “최근 소성리에서 일주일에 두 번씩 일어나는 경찰과의 충돌 소식은 너무나 놀랍고 가슴 아프다”며 “지금이 어느 시대인가 의심하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불교환경연대를 포함한 5대 종교 환경단체 종교인들은 지금 소성리에서 매주 2회씩 벌어지고 있는 경찰력 투입을 강력히 규탄하며 당장 멈출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사진 종교환경회의 제공. 

다음은 종교환경회의 성명서 전문.

성주 소성리에서 매주 두 번씩 반복되는 경찰력 투입을 멈추라

성주 소성리에 사드가 들어온다는 결정은 주민들에게 날벼락 같은 것이었습니다. 조상 대대로 살았던 살기좋은 시골마을에 어느날 갑자기 미군기지가 들어온다는 것은 매우 불안하고 불편한 일임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6년째 주민들은 사드 말고 평화를 외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에게 왜 사드가 이곳에 들어와야 하는지 아무도 납득할 만한 이유를 설명해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정권이 바뀌자 반대의 목소리를 함께 내던 정치인들은 자취를 감춰버려 물어볼 수도 없습니다.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코로나19로 성주와 김천은 촛불집회도 멈추었습니다. 각양각지에서 오던 연대자들도 사라진 채 고립된 섬이 되어가는 듯 외로운 조건 속에서도 결코 굴하지 않고 한결같이 성주 소성리를 지키고 계시는 주민들과 그들과 함께하는 종교인, 연대자들에게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이분들은 단지 소성리만 지키는 것이 아니라, 이 땅의 평화를 지키는 것이며 주권자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소성리에서 일주일에 두 번씩 일어나는 경찰과의 충돌 소식은 너무나 놀랍고 가슴 아픈 일이며 지금이 어느 시대인가 의심하게 합니다. 우리 5대 종교 종교인들은 지금 소성리에서 매주 2회씩 벌어지고 있는 경찰력 투입을 강력히 규탄하며 당장 멈출 것을 요구합니다.

주민들과 연대자들은 그동안 종교행사와 집회를 통해 평화로운 방법으로 주장을 해 왔습니다. 국방부 주요물자는 헬기로 수송하거나 공사인부들의 차량은 우회도로를 이용했고, 마을회관 앞길을 통과해야 하는 음용수나 쓰레기차들의 경우 평화회의와 사전 협의를 통해 충돌없이 지나다녔습니다. 마을주민들이 주권자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면서 저항할 수 있는 마지막 방어선으로 평화로운 종교행사와 집회, 그리고 미군과 관련된 차량통행 저지로 자주권을 행사해 왔을 뿐입니다.

그런데 지난 5월부터 국방부는 마을길로 매주 2회 진입 계획을 세우고 경찰에 협조 요청을 했습니다. 국방부의 협조요청을 받은 경찰은 매주 2회 천명 이상의 경찰력을 앞세워 주민들과 연대자들을 끌어내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위해를 가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국방부의 협조요청을 따랐을 뿐이라며 주민들의 집회결사의 자유, 공권력의 폭력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무참히 짓밟고 있습니다. 우리 종교인들은 사드배치가 꼭 필요한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당한 시민들의 주장과 평화로운 집회를 강제 진압하는 경찰의 태도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조장하고 있는 국방부에 엄중히 경고합니다. 더이상 주민들과 연대자들을 괴롭히지 마십시오. 매주 2회 진행하고 있는 작전을 멈추십시오. 우리 국민들을 향해 힘을 행사하려고 하지 말고 국민의 주권을 지키기 위해 국방부는 미군을 설득해야 합니다. 단지 미국의 요구가 있어서 또는 미군의 편리를 위해서 우리 국민들의 자존심을 짓밟지 마십시오.

도로에서 집회를 하면 도로교통법 위반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벌이고 있는 사드기지 공사는 어떤 적법성을 가지고 있는지 묻습니다. 임시라는 이름으로 행하고 있는 지금의 사드기지가 바로 불법입니다.

미국과 국방부의 불법을 옹호하는 공권력은 결국 국민들의 불신을 받게 될 것이며 국민의 신뢰를 잃은 공권력은 존재기반이 무너지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더 이상 국민들의 자존심을 짓밟는 무도한 폭력과 치안예산을 낭비하며 자행되는 ‘소성리 작전’을 멈출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2021년 7월 19일

종교환경회의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불교환경연대, 원불교환경연대, 천도교 한울연대, 천주교 창조보전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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