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우수갤러리, ‘천연석채의 빛깔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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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우수갤러리, ‘천연석채의 빛깔展’
  • 송희원
  • 승인 2021.06.2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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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승조 작가의 ‘만발(滿發)’, 2020, 비단에 석채·염료·호분·금, 70x56cm. 사진 무우수갤러리 제공.

인사동 무우수갤러리는 6월 30일부터 7월 25일까지 천연 안료인 석채의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천연석채의 빛깔展’을 개최한다.

석채(石彩)란 색깔이 있는 돌을 곱게 간 돌가루를 뜻하는 말이다. 주로 남동광, 공작석, 진사, 뇌록, 석황 등의 광물에서 산화불순물을 제거하고 입자의 크기에 따라 명도와 채도를 형성해 만드는 전통 안료다. 이렇게 만든 석채는 고운 돌가루 특유의 미세한 아름다움과 돌이 지닌 자연스러운 생명력을 지니고 있으며, 이로 채색한 석채화는 세월이 흘러도 그 본연의 색을 잃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에게 익숙한 고흐나 고갱, 샤갈 등 서양의 화가들이 사용한 유화와는 다른 차원의 위안과 감흥을 준다.

일반적으로 오래된 사찰이나 궁궐의 채색 문화재가 오래도록 빛깔을 잃지 않는 것은 천연광물인 석채를 안료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우리 민족은 고구려 고분벽화, 고려시대 불교회화, 조선시대 단청이나 궁중회화 등 오랫동안 다양한 예술 양식에 석채를 활용해 왔다. 오랫동안 전승돼왔던 전통안료 석채는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생산과 유통이 단절됐다가 최근 새롭게 복원되고 있다.

무우수갤러리 한국 작가 5인과 일본 작가 2인이 함께 여는 ‘석채전’은 미술이 잃어버린 가치, 복고가 소환한 전통색의 미감을 일깨우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전시로 마련됐다.

문활람 작가의 ‘정의의 검’, 2021, 닥지에 천연석채, 53x33.4cm. 사진 무우수갤러리 제공.

일본 동경예술대학 대학원 문화재보존수복학과에서 석사, 박사과정을 전공한 문활람 작가는 천연석채의 재료와 기법을 연구해 자신의 신앙적 고백과 기도가 담긴 푸른빛 하늘의 <왕별> 시리즈 작품과 <정의의 검> 시리즈를 통해서 석채의 특성을 살리고 영혼을 고요하고 깊게 울리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상현 작가의 ‘盡2’ 다하다, 2021, 한지에 백토·석채·연백·먹, 59x45.5cm. 사진 무우수갤러리 제공.

이상현 작가는 전통재료의 특성과 사용기법을 연구해 『전통회화의 색』을 집필한 연구자이자 작가로서 전통채색화 재료가 가진 표현의 확장성에 주목해 푸른 자연을 담아낸 <진(盡)> 시리즈에 백토, 석채, 연백, 먹을 활용한 화면을 구현하고 있다.

최혜윤 작가의 ‘화조화 - bouquet series 아마릴리스’, 2021, 비단에 석채, 139X99cm. 사진 무우수갤러리 제공.

제1회 (사)한국민화진흥협회 전국민화공모대전 전통부분 ‘최우수상’을 수상한 최혜윤 작가는 비단에 석채를 올린 <모란도>, <정물화> 시리즈로 민화와 같은 전통채색화의 조형 어법을 계승하고 있다. 최 작가 작품의 푸른 석청으로 정리된 여백과 모란과 같은 정물들을 실재의 세계를 넘어서는 신비한 우주의 세계를 선보인다.

용인대 회화학과 초빙교수이자 무우수아카데미 강사인 현승조 작가는 염료를 입힌 비단에 석채, 호분, 금분으로 전통도상을 계승하고 있다. 붉은 모란꽃이 가득하게 핀 <만발(滿發)> <화반도(花盤圖)> 작품에는 비단 바탕의 완성, 석채의 올림, 바림질, 부유(浮游)하는 공간에서의 자리 잡은 꽃을 보여준다.

문진영 작가의 ‘물질로서의 색, 빛으로서의 색, 그리고 그들 공간에서의 대화- 연작 4’, 2021, 종이·알루미늄·석채, 45.5x37.9cm. 사진 무우수갤러리 제공.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동경예술대학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과정을 이수한 문진영 작가는 한지 위에 얇은 알루미늄박을 붙이는 작업인 <물질로서의 색, 빛으로서의 색, 그리고 그들 공간에서의 대화>의 시리즈들을 통해서 색과 빛의 존재론적인 성찰을 담아낸다.

스토우 카즈유키 작가의 ‘아득히’, 2021, 와지에 천연석채, 53x40.9cm. 사진 무우수갤러리 제공.

일본의 스토우 카즈유키(Kazuyuki sutoh 須藤和之) 작가는 도쿄예술대학대학원 문화재보존학을 전공하고 일본 고유의 기법으로 제작된 종이 와지(和紙)에 천연 석채를 올려 자연의 소소한 풍경들을 담아내고 있다. 가을날의 곱고 찬란한 단풍의 <메아리>, 민들레가 날아가는 풍경의 <솜털>과 같은 작품에서 붓의 정교하고 섬세한 움직임으로 구현한 밀도 높은 풍경들을 넉넉한 여백에 표현하고 있다.

타카키 카오리 작가의 ‘화조화 - bouquet series 아마릴리스’, 2021, 비단에 석채, 139X99cm. 사진 무우수갤러리 제공.

도쿄예술대학대학원 문화재보존학을 전공한 타카키 카오리(TAKAKI KAORI 高木かおり) 작가는 와지에 천연 석채로 달빛으로 가득 찬 하늘과 그 아래의 오래된 건축물을 그린 <Nocturne>, 봄날의 분홍 꽃이 바람에 흩날리는 <꽃의 계절>, 여름날의 수련이 피어나는 풍경을 그린 <연꽃향기> 등의 작품을 통해 일상의 풍경을 그려낸다.

무우수갤러리는 “이번 전시는 한국과 일본의 석채 작품을 비교하고 천연안료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이라며 “그동안 한국과 일본에서 석채로 작품을 제작해 온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에 내재된 고결하고 거룩한 신성, 상징, 시적 사유와 영혼의 치유를 느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방역 지침을 준수해 진행되며, 관람비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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