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회는 일반적으로 기쁨과 행복을 나누는 장을 제공하지만, 사회적 어려움이 있을 때는 사회를 응집시키는 데 기여한다.”(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결정문)
유네스코가 연등회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한 결정적 이유 중 하나다. 연등회는 고인 물이 아니다. 고인 물은 썩지만, 연등회는 시대와 함께 흘러왔다. 연등회는 박제되지 않았다. 사회와 호흡하며 살아 숨 쉬고 있다. 매년 발표하는 개회사와 봉축사, 기원문에는 시대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희망을 염원하는 메시지가 담겼다. 부처님 오심의 뜻과 국민의 마음을 대변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기도 했다.
세월호의 아픔, 함께 슬퍼하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축제 분위기로 열렸던 연등회는 2014년 4월 16일을 기억한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봉축 점등식이 열려서가 아니다. 이날 오전 진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 침몰 참사는 연등회의 포용성을 여과 없이 보여줬다. 점등식 식전행사였던 연등회 서포터즈 소속 내외국인 자원봉사자들의 플래시몹(약속장소에 모여 짧은 시간 동안 특정 행동을 한 뒤 순식간에 흩어지는 퍼포먼스)을 취소하고 엄숙함을 유지했다.
곧바로 전국 곳곳 봉축행사와 연등회는 추모와 애도로 전환했다. 진도 팽목항에 구호봉사대와 임시법당이 설치됐고, 스님들과 봉사자들이 급히 건너가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연등회는 축제가 아닌 실종자 무사귀환을 발원하는 국민추모행사로 급히 선회했다. 준비했던 연등회를 불과 10일 앞두고 모든 계획을 뒤바꿨다. 연희단의 공연을 취소했고 흥겨움과 화려함을 담당했던 회향한마당도 희생자를 애도하고 실종자의 귀환을 염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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