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과 치유의 '연등회', 유네스코 등재 후 첫 장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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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과 치유의 '연등회', 유네스코 등재 후 첫 장 열다
  • 송희원
  • 승인 2021.05.16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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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을 앞둔 5월 15일 서울 조계사에서 연등회가 열렸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비롯해 불교계 주요 종단 대표 스님들과 봉행위원단, 조계사 신도 50여 명 등 소규모 인원이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해 1m 간격을 유지하며 연등행렬을 하고 있다. 사진 유동영.

‘희망’과 ‘치유’의 연등이 서울 종로 일대를 환히 밝혔다. ‘희망과 치유의 연등을 밝힙니다’를 주제로 펼쳐진 올해 연등회는 코로나19로 예방을 위해 대면 행사는 대폭 축소되고 줌(Zoom)과 유튜브 실시간 중계 등을 활용한 온라인 중심으로 진행됐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이후 처음 열리는 불기 2565(2021)년 연등회가 5월 15일 오후 6시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희망과 치유의 연등법회’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연등법회 이후 ‘연등회 유네스코 등재 기념식’이 봉행됐고, 조계사 일주문을 시작으로 안국사거리, 공평사거리를 행진하는 ‘연등행렬’이 연달아 진행됐다.

희망과 치유의 등공양 점등식. 사진 유동영.

먼저 연등법회에서는 연등회보존위원장 원행 스님(조계종 총무원장)을 비롯해 천태종·진각종·관음종·태고종·총지종 대표 스님들과 단체장 등 내외빈 14명이 ‘희망과 치유의 등공양’을 올리며 코로나19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일상의 평온이 하루빨리 회복되길 발원했다. 이어 온·오프라인으로 법회에 참석한 모든 이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불(佛)·법(法)·승(僧)을 외치자 축포와 함께 ‘희망과 치유의 등’이 불을 밝혔다.

원행 스님은 개회사에서 연등회의 유네스코 등재를 축하하는 한편, 연등회의 인류 보편적 가치와 자발적 참여 정신으로 “코로나19의 위기를 다 함께 극복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원행 스님은 “우리는 코로나19라는 선지식을 맞아 우리가 서로 다르지 않고, 국경이라는 경계는 의미가 없으며, 분별심으로 어느 것 하나 해결할 수 없음을 깨닫고 있다”며 “변화와 성찰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내 주변의 이웃과 동행하는 일이 나의 삶을 윤택하고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자비의 일상적 실천이야말로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으로 연등법회를 함께 하는 사부대중. 사진 유동영.

어린이·청소년·청년·일반신도가 연등메시지와 함께 율동을 선보이는 동영상 상영 후, 안현민 한국대학생불자연합회 회장이 “화합과 상생의 마음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촌 공동체를 위해 자비와 원력의 등을 밝히겠다”고 발원문을 낭독하며 법회가 마무리됐다.

법회 뒤 이어진 ‘연등회 유네스코 등재 기념식’에서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인증서’ 전달식이 거행됐다. 지난해 12월 유네스코가 연등회의 인류무형문화유산 가치를 인정해 문화재청에 전달한 인증서가 이날 연등보존위원회에 공식적으로 전달된 것.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인증서’ 전달식 기념촬영.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좌)과 김현모 문화재청장. 사진 유동영.

원행 스님은 등재 기념사에서 “세대 전승을 온전히 지켜온 소중한 우리의 문화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계기로 대한민국의 자부심이 후대에 잘 이어지도록 연등회의 보존과 전승에 더욱더 정성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김현모 문화재청장은 축사를 통해 “연등회보존위원회를 비롯해 대한불교조계종, 연등회 정신에 공감하며 전통문화 계승에 깊은 관심을 보여준 국민에게 감사하다”며 “(연등회가) 앞으로도 우리 사회의 문화적 다양성과 창의성에 이바지하고, 인종, 세대, 종교를 아우르는 통합의 정신을 전파하는 매개체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등재 기념식은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등 정계 인사를 비롯해 산악인 엄홍길, 트로트 가수 은가은·나태주 등 문화계 인사가 보내온 축하영상과 날마다좋은날, 국악인 김성녀의 축하공연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연등회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기념등. 사진 유동영.

연등회의 대미를 장식한 연등행렬은 조계사 일주문을 시작으로 안국동 사거리와 공평사거리를 돌아 다시 경내로 진입하는 코스로 진행됐다. 불교계 주요 종단 대표 스님들과 봉행위원단, 조계사 신도 50여 명 등 소규모 인원이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해 1m 간격을 유지하며 30분가량 행진했으며. 시민들은 행렬 진입을 제한하는 펜스 밖에서 동참했다.

연등회가 끝난 뒤 불자들이 연등을 향해 합장 기도하고 있다. 사진 유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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