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이틀 동안 큰 힘이 되는 원고를 읽었습니다.
제가 읽은 원고는 «내 친구 압둘와합을 소개합니다»입니다.
시리아의 유서 깊은 집안에서 태어나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변호사가 된 압둘와합은, 한국이 좋아서, 그 이유 하나 때문에, 프랑스 소르본대학 전액 장학금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유학을 옵니다. 그런데 불안했던 시리아의 상황이 전쟁이라는 비극으로 빠져들고 말았죠. 시리아에 있는 가족 걱정, 시리아 동포 걱정 속에서 한국 살이를 하던 압둘와합은 결심합니다. 시리아 동포를 돕는 일을 해야겠다고.
그렇게 압둘와합과 친구, 지인들이 모여 '헬프 시리아'라는 NGO를 만들고, 모금과 홍보 활동을 펼쳐 나갑니다. 그때부터 와합은 자신을 위한 일은 뒷전이고 시리아 동포를 돕는 일을 무엇보다 우선하는 삶을 살고 있어요. 시리아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올랐기 때문에 시리아로 들어가면 목숨이 위태롭지만, 시리아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유서를 써 놓고 방송국 사람들과 함께 시리아로 몰래 들어가기까지 하죠.
우리 기준으로 보면 와합은 가진 것이 별로 없어요. 집이 있는 것도 아니고, 돈도 별로 없고, 아직 유학생 신분이고, 가족들은 터키에서 난민 생활을 하고 있고. 하지만 그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누군가가 도움을 요청하면 최선을 다해 그 일을 해결해 주려고 해요. 그럴 때면 맨 먼저 여기저기에 전화를 거는 것으로 시작해요. 한국 내 아는 사람, 터키 내 아는 사람, 아직 시리아에 남아 있는 지인들... 있는 인연 없는 인연 다 끌어모아서 어떻게든 해결책을 마련하려 하고, 실제로 많이 문제를 해결해요. 그럴 때면 무슨 슈퍼맨 같아요. 도대체 와합의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아버지는 항상 말씀하셔요. 돈이나 권력이란 건 있다가도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는 것이니 그런 것에 집착해서 따라가며 살면 안 된다고."
그래서인지 와합은 늘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그런 행동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 와합에게 힘을 보태 주려고 하는 사람들이 와합 둘레에 많이 생겨났어요. 그것도 여러 나라에 말이죠. 이게 와합의 힘의 원천이에요. 서로 진심을 나누고 도우며 사는 것.
«단단한 삶»이란 책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해요. "'도와주세요'라고 말할 수 있을 때 당신은 '자립'한 것이다."
저 문장을 읽을 때 믿고는 싶었지만 납득은 잘 안 됐어요. 하지만 와합의 이야기를 읽으며 저 말이 사실이라는 걸 끊임없이 확인할 수 있었어요. 물론 와합도 계속되는 시행착오와 반복되는 거절을 경험했고, 마음에 상처를 입기도 해요. 하지만 와합은 저라면 꿈도 꾸지 못할 일들을 해내고 있고, 계속 더 진실한 꿈을 꾸고 있어요. 이런 그의 삶이 제게 희망을 주었어요. 비록 흔들리더라도 마음이 가는 진실한 일을 해도 되겠구나! 그런 희망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