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에 먹는다는 오신채...불교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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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에 먹는다는 오신채...불교에서는?
  • 송희원
  • 승인 2021.02.0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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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3일은 24절기 중 첫 번째 절기인 입춘(立春)이다. 이날부터 새해의 봄이 시작되며 1년 동안 대길(大吉), 다경(多慶)을 기원하는 갖가지 의례를 베푸는 풍속이 전해진다.

입춘에는 예로부터 자극성이 강하고 5가지 매운맛이 나는 채소 즉, 오신채로 만든 나물을 즐겨 먹었다 한다. 겨우내 부족했던 영양소를 신선한 채소로 보충하고 봄철 입맛을 돋우기 위해서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수행에 장애가 된다 하여 고기류와 함께 마늘, 파, 달래, 부추, 흥거가 들어간 오신채를 금지한다. 고기를 금하는 이유는 생명을 살해하는 것을 금지하는 계율인 불살생계(不殺生戒)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연강장제로 알려질 만큼 몸에 좋다는 오신채는 왜 금지할까?

대승경전인 『능엄경』에서는 “오신채를 익혀 먹으면 음란한 마음이 일어나고, 생것으로 먹으면 성내는 마음이 더해진다"며 "시방의 천신과 신선들이 다 떠나고 모든 아귀와 악귀들이 오신채를 먹은 이는 좋아하느니”라고 나온다. 맵고 향이 강한 오신채는 수행자의 마음을 흩뜨려 정신 집중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사찰음식 역시 이러한 이유로 오신채가 들어가지 않는다. 대신 다시마, 들깨, 방앗잎, 제피가루, 버섯 등을 대체해 사용하며 간장, 된장, 고추장, 참기름, 들기름 같은 최소한의 양념을 식재료의 풍미를 살리는 정도로만 사용해 맛을 낸다.

오신채가 들어가지 않아 자극적이진 않지만, 식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사찰음식으로 입춘맞이 밥상을 한 번 차려보는 것은 어떨까?

 

사찰음식 대가 정관 스님의 추천 밥상

 

꼬시래기와 숙주 무침

재료: 꼬시래기 100g, 숙주 50g, 집간장 1T, 깨소금 2T, 천일염 약간.

1. 꼬시래기는 깨끗이 씻어 끓는 물에 넣었다가 파랗게 되면 젓가락으로 저어 건진 다음 찬물에 담갔다가 물기를 빼고 5cm 길이로 썬다.
2. 숙주는 다듬어서 씻고 끓는 물에 잠깐 데친 후 재빨리 찬물에 담갔다가 물기를 뺀다.
3. 데친 꼬시래기에 집간장, 깨소금으로 밑간한다.
4. 데친 숙주에 천일염, 깨소금으로 밑간하여 꼬시래기와 함께 손끝으로 살살 버무린 다음 집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백련 잎 달인 물 동치미

재료: 동치미 무 5개 - 청각 150g, 백련 잎 달인 물 6리터, 붉은 재래갓 1/3단, 생강 30g, 삭힌 고추 20개, 간수 뺀 소금 1컵, 함초청.

1. 동치미 무는 껍질째 씻어 놓고 청각은 잘 다듬어 씻어 물기를 뺀다.
2. 큰 솥에 백련 잎 2장과 물을 넣고 센불로 끓이다 약불로 달인다.
3. 생강은 껍질을 벗기고 듬성듬성 썬다.
4. 백련 잎 우린 물에 소금을 녹이고 함초청을 넣어 골고루 젓는다.
5. 알맞은 단지를 준비하고 청각, 갓, 생강을 베보자기에 담아 단지 속에 넣은 다음 동치미 무를 올리고 위로 뜨지 않게 돌로 누른 뒤 백련 잎 우린 물을 붓고 삭힌 고추를 띄워 보름 정도 두었다가 먹는다.
(삭힌 고추 만들기 : 고추는 통통한 것으로 준비하고 용기에 물 6컵, 소금 1컵, 2배 식초 1컵을 부어 돌로 눌러 두었다가 10일 정도 후 노란 빛으로 삭으면 건져서 쓴다.)

 

물미역 연근 마 된장소스 샐러드

재료: 물미역 100g, 연근 1개, 마 1/2개, 소금, 깨소금 약간, 된장소스(된장, 생강청, 오미자청), 생들깨가루 각 2T.

1. 물미역은 소금으로 살살 주물러 씻은 뒤 줄기부분을 길게 잡고 손바닥으로 물기를 짠 다음 3~4cm로 썰어 깨소금을 뿌려둔다.
2. 연근은 작고 통통한 암연근으로 준비해 껍질을 벗기고 2~3mm로 얇게 썬다.
3. 마는 껍질을 벗기고 2~3mm로 썰어 연근과 함께 푹 쪄낸다.
4. 그릇에 물미역, 연근, 마를 담고 된장소스는 분량대로 넣고 잘 섞어 함께 곁들여 상에 낸다.

 

*출처. 월간 「불광」 2014년 2월호 <겨울에 먹어야 제맛인 정관 스님 추천밥상>

*정관 스님은 현재 백양사 천진암 주지와 풋내 사찰음식연구소 소장을 지내며 사찰음식 대중화에 나서고 있다. 뉴욕타임즈에서 철학자 셰프로 칭송받으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넷플릭스에서 방영한 프로그램 ‘셰프의 테이블(Chef’s Table) 시즌 3에도 출연해 베를린 국제영화제에도 초청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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