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채널 네트워크 플랫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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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채널 네트워크 플랫폼 주목
  • 김관규
  • 승인 2021.01.11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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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미디어를 말하다 | 불교미디어의 오늘과 내일
BTS처럼 세계적인 잠재력 기대

미디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신문, TV, 라디오, 잡지 등 이른바 전통 미디어를 떠올리는 사람은 이미 소수에 불과하다. 그보다는 내 손안의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 스마트TV와 같은 새로운 디바이스를 연상하는 사람들이 훨씬 다수를 차지한다. 세상 돌아가는 일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를 물어도 대답은 비슷할 것이다. 아침에 조간신문을 읽는다든지 저녁 혹은 밤에 종합뉴스를 보기 위해 TV 앞에 앉아 있다는 응답은 아주 한정된 연령층에서만 나타난다. 

사람들은 대부분 이동하면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포털 사이트에 접속하거나 근무 중 수시로 PC에서 선호하는 뉴스를 선택해 접촉한다. 전통 미디어들이 뉴스를 비롯한 많은 콘텐츠를 제공해 주지만 전통 미디어를 직접 접촉하는 이용자들이 점점 줄어들고, 다른 디바이스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양방향 서비스인 VOD를 이용해 선호하는 콘텐츠를 선택한다. 이동성과 방향성을 갖춘 스마트 미디어가 우리의 일상 공간에서 급격한 변화를 추동하고 있다. 

 

| 생산·소비 동시에 하는 1인 미디어 강세

새로운 스마트 미디어 환경에서 가장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이용자 행동 변화는 매체별 이용시간의 이동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전통 미디어 이용에서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와 같은 스마트 미디어로 이용시간이 이동하는 변화는 미디어 산업 재원인 광고의 이동과 직결된다. 광고는 이용자의 이용시간이 많은 미디어를 찾아 끊임없이 이동하는 속성이 있다. 광고주는 그런 미디어에 기꺼이 광고비를 지출한다. 이러한 광고의 속성이 미디어 간의 위상을 바꾸고 미디어 환경을 변화시키고 있다.

물론 우리가 지금 경험하고 있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광고 산업 측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통 미디어와 다른 스마트 미디어의 기술적 특징으로 우리는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대표적인 현상으로 꼽는다. 방송과 통신의 융합은 방송이 통신처럼 혹은 통신이 방송처럼 모습을 바꿔 우리에게 다가온다. 굳이 사례를 언급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방송 프로그램을 즐기고 VOD와 같이 맞춤형 프로그램의 이용이 일반화돼 있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방송 통신의 융합으로 이용자는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로 그 모습을 바꾸었다. 이른바 콘텐츠의 생산(producer)과 소비(consumer)를 동시에 한다는 의미에서 ‘생비자(prosumer)’라고도 한다. 수많은 콘텐츠 생비자를 유튜브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 유튜브는 방송 통신 융합 기술이 만들어낸 대표적인 서비스다. 이 공간에 가면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콘텐츠를 만날 수 있고 자신도 콘텐츠를 제작해 공급하는 생산자가 된다. 스마트폰이 1인 디바이스인 것처럼 유튜브는 개인이 동영상을 제작해 많은 사람에게 공개하는 통로다. 

1인 미디어 유튜브는 미디어 산업의 가치가 창출되는 미디어 생태계의 구조도 혁신적으로 변화시켰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광고는 미디어 산업의 절대적인 재정적 기반이다. 유튜브 이전의 광고 거래는 광고주 기업과 미디어 기업이 거래하는 구조였고 개인이 광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경우는 전혀 없었다. 이와는 달리 유튜브는 개인이 직접 광고 수입을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이 됐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에서 광고를 원하는 기업과 인기 콘텐츠를 제작하는 개인이 연결된다. 유튜브 광고 거래는 전통 미디어의 존립을 위협하는 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1년 전 6살 꼬마 보람이가 출연하는 유튜브 채널 ‘보람튜브’의 월 광고 수입이 37억 원이라는 소식을 들고 많은 사람이 놀랐다. 동시에 당시 MBC의 하루 광고매출이 1억 4,000만 원으로 전체 구성원 1,700명이 벌어들인 광고 수입과 보람이의 광고 수입이 비슷하다고 회자되면서 전통 미디어의 위기를 절감했다. 

 

| 불교, 저비용 고수익 구조 활용 기회

전통 미디어의 위기는 불교 미디어 생태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불교계에서도 전통적인 인쇄신문과 방송 그리고 잡지가 대표적인 미디어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인터넷 신문이 있다. 하지만 규모와 영향력이 매우 미미하다. 최근에는 일부 주목 받는 유튜버가 등장했지만 아직은 불교계를 넘어 대중적인 관심을 끌지는 못하고 있다. 여전히 전통 미디어 중심의 환경 속에 인터넷 미디어 그리고 유튜브로 상징되는 뉴미디어가 뒤섞여 있다. 

전통 미디어 환경은 재정적으로 매우 어려운 도전을 받는 상황이며 전통 미디어 중심의 불교 미디어 환경 또한 같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스님들과 신심 깊은 불자가 중심이 되는 불교 미디어 이용자는 그 규모 면에서 매력 있는 광고 수용집단이 되지 못한다. 불교계 신문과 방송이 재정적으로 항상 어려운 근본적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불교계 미디어가 혁신을 선도하기 어렵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스마트 미디어 생태계에서 불교 미디어들은 새로운 활동 공간을 창출할 절호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전통 미디어는 상당한 규모의 시설투자와 인력 확보가 요구되며 이를 유지하기 위해 연 200억 이상의 매출액이 필요하다. 방송을 지속하기 위한 시설투자와 인력 확보는 언급할 필요도 없다. 쉽게 말하면 전통 미디어는 기업적 관점에서 보면 고비용 구조를 가진 조직이다. 반면에 우리가 이미 경험하고 있듯이 스마트 미디어 생태계에서의 방송은 전통 미디어와는 달리 놀라울 정도의 저비용 구조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른바 유튜브 공간에서 셀럽으로 통칭하는 제작자들, 구독자를 10만 혹은 100만 규모의 구독자를 확보한 1인 유튜버들은 수천만 원 혹은 수백만 원 수준의 장비를 설치해 놓고 그 몇 배의 광고 수입을 올리고 있다. 개인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저비용을 투자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시장이 새롭게 열린 것이다. 

불교 미디어는 스마트 미디어 생태계의 저비용 고수익 구조를 효율적으로 활용해야만 한다. 전통 미디어 환경에서는 소규모 미디어로 사회 전반의 주목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하지만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에서는 자본이 적어도, 조직 규모가 작아도, 인력이 소수여도 대형 미디어와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이 제공돼 있다. 불교계에서도 주어진 기회를 붙잡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고 하는 움직임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지금까지의 접근 방식에 대한 반성적 검토와 성공 가능한 전략 수립이 요구되고 있다.      

반성적 검토의 시작은 불교계를 대표하는 ‘유튜브 방송이 있는가’라는 현상을 진단하는 질문에서 출발할 수 있다. 조계사 불짬뽕을 기준으로 2만 명이 넘는 유튜브 채널은 없는 것 같다. 1,000명 혹은 이를 약간 웃도는 수천 명 정도의 구독자를 확보한 수준에서 운영하는 채널이 대부분일 것이다. 구독자를 집계할 규모가 안 되는 불교 영상제작들이 다수 존재할 것으로 추측된다. 불교 미디어가 운영하는 유튜브와 일부 사찰이 운영하는 유튜브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일 것이다. 

유튜브 플랫폼을 운영하는 구글에서는 유튜버를 구독자 규모로 구분하고 있다. 1,000명 미만은 그래파이터로 부르고 광고 수입은 없다. 이어 오팔, 브론즈, 실버, 골드, 다이아, 루비로 등급을 나누고 있는데 실버급이 구독자 10만 명 이상 100만 명 이하로 월 100만 원의 광고 수입을 기대할 수 있고, 골드급은 구독자 100만 명 이상이며 광고 수입은 월 1,000만 원 이상이다. 성공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등급은 적어도 실버급은 되어야 하는데 ‘요리9단 보현스님’을 제외하고 불교계 개인 유튜버가 아직 이 수준에 도달한 사례가 없다. 불교계 유튜브 동영상의 확산이 매우 한정된 범위에 머물러 있고 성공 혹은 주목이라는 관점에서는 부진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 미디어 각자도생 아닌 협업 구축

왜 스마트 미디어 생태계에서 불교계 유튜브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을까? 부진 이유를 정확하게 찾아내는 것이 성공 가능한 전략 수립의 첫걸음이다. 유튜브 공간을 관찰해 온 경험에서 부진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불교계 유튜브 콘텐츠에 대한 불교계 전체 차원에서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지 못한 점과 콘텐츠에 불자를 넘어서 일반인에게 호소할 수 있는 매력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불교 미디어와 불교계 유튜버들이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유튜브 공간에 진출하는 것도 좋은 마케팅 전략이 될 수 있다. 불교계 신문, 방송, 그리고 1인 제작자들이 각자 활동하는 방식이 아니라 불교 관련 콘텐츠를 모아 제공하는 멀티채널 네트워크(Multi Channel Network)라고 부르는 공유 플랫폼을 구축하여 불교 콘텐츠 유형을 세분화하여 제공한다면 이용자를 모으고 지속적 이용 유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멀티채널 네트워크는 인터넷 동영상으로 수입을 올리려는 1인 미디어 제작자들이 급격히 증가하자 이들에게 제작 시설을 제공하고 편집도 지원하고 광고영업이나 저작권 관리를 대행하기 위해 생겨난 신종 사업이다. 유튜브도 가장 대규모 멀티채널 네트워크로 볼 수 있고 유튜브 공간 속에 규모를 달리하는 사업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멀티채널 네트워크를 통해 공유 플랫폼이 구축된다면 불교 콘텐츠를 다양한 이용자의 선호에 맞게 제공하는 맞춤형 서비스도 가능하다. 어린이, 청소년, 장년, 노년 등으로 구분하여 각 세대에서 호소할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이에 대한 제작을 지원해 송출할 수 있다. 불교 교리도 일반인 대상 입문용에서 전문적 교리까지 구분할 수도 있고 승가 교육용으로도 아주 심도 있게 제작할 수도 있다. 

멀티채널 네트워크는 불교계 신문과 방송, 인터넷 신문들과 협력구조를 만들어내는 통로가 될 수 있다. 불교계 전통 미디어들은 사실상 콘텐츠를 1회 혹은 2~3회 이용하는 데 머물러 있다. 신문 칼럼이 서적으로 출판되거나 방송 프로그램이 VOD로 제작되는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콘텐츠의 재활용이라는 측면에서 그 수준이 아직 미흡하다. 호평 받았던 신문 칼럼을 원작으로 하는 동영상 콘텐츠, 긴 방송 프로그램을 잘게 나누어 제공하는 동영상 콘텐츠는 지금이라도 얼마든지 시도해 볼 만한 사안이다. 물론 신문사나 방송사가 개별적으로 시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콘텐츠와 협업하는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 불교 콘텐츠 멀티채널 네트워크는 불교 관련 콘텐츠의 가장 큰 저수지로 그 안으로 모든 콘텐츠가 모이면 이용자들의 방문은 늘어날 것이다.

 

| 수요자 예측과 맞춤형 콘텐츠 제작

불교 멀티채널 네트워크의 성공 여부는 콘텐츠의 질에 달려있다. 언뜻 생각해도 불교는 콘텐츠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부처님 시대부터 지금까지 아주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며 긴 시간 동안 종교를 넘어 인류가 공유하는 문화로서 자리 잡고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 소승과 대승 경전에 나타나 있는 철학, 불교 승가의 계와 율, 선과 명상, 불교문화재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수많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가 지금 유튜브에서 접하는 동영상의 내용도 이러한 불교 자산에 기반하고 있다. 핵심은 불교 자산을 영상 콘텐츠로 제작해 송출하는 것에 머물지 말고 불자 나아가 일반인들에게도 호소할 수 있는 수준의 콘텐츠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적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어떻게 하면 이용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불교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지 더 고민해봐야 한다.

수용자를 정확하게 좁힌 맞춤형 콘텐츠의 제작이 관건이다. 불교계 전통 미디어는 그동안 불교 관련 콘텐츠를 많이 제작해 본 경험이 있다. 사찰예불, 고승의 법문, 학자의 불교 철학 해석 등이 우리가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콘텐츠 내용이다. 지금까지 이런 콘텐츠의 주요 수요층은 신심이 깊은 불자들이고 이들을 주요 대상으로 삼아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했다. 소수의 충성스러운 이용자만을 대상으로 하면 수용자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 어린이 대상 콘텐츠부터 노인 대상 콘텐츠까지, 기초적 불교 지식 콘텐츠에서 전문적 경전과 율장의 해석까지 이야기해 주는 다양하고 전문적인 수용자 맞춤형 콘텐츠의 공급이 실현돼야 한다.

이를 위해 불교 미디어가 적극적으로 분업과 협업의 제작 공간을 창출해야 한다. 지금처럼 단일 조직 차원의 활동이 아니라 전체 불교계 미디어 차원에서 역할을 조정해야 한다. 모두 같은 유형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유튜브 공간에 제공하는 콘텐츠는 세밀한 전문적 분업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개별 미디어별로 특화된 분야의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전문적 분업화가 이루어지고 이 분업의 결과가 다양한 장르의 불교 콘텐츠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협업 관계를 동시에 구축해야 한다.      

스마트 미디어 생태계는 규모가 크고 자본이 많은 미디어가 경쟁에 앞선다고 단언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이다. 지금은 글로벌 차원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매체로 우뚝 선 넷플릭스도 그 시작은 우편을 이용한 비디오 대여 사업이었다. 유통망을 우편에서 무선 인터넷망으로 변화시키고 콘텐츠를 세분화하고 현지화해 가입자에게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사업자로 급부상하게 됐다. 구글의 유튜브도 자신들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지 않으면서 수많은 유튜버가 제작한 동영상과 전통 미디어가 제작한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전송하는 플랫폼 시스템으로 수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스마트 미디어 생태계는 불교 미디어에도 같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대규모 자본을 투자하지 않더라도 산발적이고 흩어져 있는 제작자를 멀티채널 네트워크로 잘 모아서 수용자별로 세분화한 맞춤형 불교 콘텐츠를 제작하여 제공한다면 미디어 산업 차원에서의 규모는 작지만, 영향력은 막대한 미디어로 새롭게 등장할 수 있을 것이다. BTS가 글로벌 차원에서 한국 대중문화의 폭발적 인기를 만들어낸 것처럼 한국의 불교 미디어도 맞춤형 불교 콘텐츠로 국내만이 아니라 글로벌 수준에서 인정받는 날이 조속히 오기를 기대한다.

 

김관규
동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일본 게이오대학에서 사회학연구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전공 분야는 방송론과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이며, 미디어 정책과 수용자의 미디어 이용 행동에 관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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