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방 수좌의 군더더기 없는 직역으로 읽는 ‘달마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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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방 수좌의 군더더기 없는 직역으로 읽는 ‘달마어록’
  • 김소영
  • 승인 2020.12.17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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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화가 김명국이 그린 "달마도"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조선 시대 화가 김명국이 그린 "달마도"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달마 대사는 경전에 의지하여 깨달음을 구했던 다른 불교 종파들과 달리, ‘마음이 곧 부처’라고 말하며 ‘마음’을 들여다보는 수행을 강조하여 ‘선종(선불교)’이라는 혁신적인 종파를 만들어낸 인물입니다. 그래서 중국 선종의 초조(初祖)로 일컬어집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진한 눈썹에 부리부리한 눈을 하고, 수염이 덥수룩한 인물을 표현한 <달마도>로 익숙합니다. 여러 종류의 <달마도>를 보면 그린 사람에 따라 배치나 세세한 표현은 다르지만 딱 하나, 시대나 국가를 불문하고 반드시 그려내는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부리부리한 눈입니다. 여기에는 이야기가 하나 얽혀 있습니다. 수행을 하던 중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눈꺼풀이 자꾸 내려앉자 눈꺼풀을 아예 잘라버렸다는 것입니다.(그리고 달마 대사가 잘라버린 눈꺼풀은 차(茶)나무가 되었다고 합니다. 차를 마시면 잠이 깬다고 합니다.)

이 밖에도 달마 대사에게는 신이한 행적을 보여주는 전설적인 일화가 여러 편 전해집니다. 양 무제의 물음에 너무 거침없이 대답하여 황제의 노여움을 샀고 이를 피하기 위해 갈대를 타고 양쯔강을 건넜다는 이야기, 소림사에 머물며 9년간 면벽수행을 했다는 이야기, 살해당하였으나 다시 살아나서 신발 한 짝을 지팡이에 꿰고 떠났다는 이야기 등등. 현대의 우리가 사실로 믿기에는 허무맹랑해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야기의 사실여부를 가려내기에는 현재의 우리에게 전해지는 ‘증거물’이 없습니다. 정확한 생몰연대는 물론, 실제 행적을 알 수 있을 만한 당대의 기록도 전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달마 대사가 무엇을 강조하고 어떤 가르침을 전했는지 뿐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기록’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보리달마 지음 | 일수 옮김 | 504쪽(양장) | 28,000원

이 책에서는 보리달마의 법문을 기록하였다고 하는 『이입사행론』·『혈맥론』·『관심론』·『오성론』 네 가지 문헌을 소개합니다. 때로는 제자와 주고받은 문답으로, 때로는 제자에게 하는 설법으로 달마 대사는 마음이 만법의 근원이며, 마음을 깨치지 않고서는 결코 깨달음에 이를 수 없음을 말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내용은 출가 이후 선방에서 64안거를 보내며 철저히 수행에만 몰두해온 선승 일수 스님이 자의적 해석 없이 오직 정확한 번역으로만 전합니다. 바로 들어가 깨치는 선의 진수를 문자로 전하기 위함입니다. 달마 대사의 순수한 가르침과 선방 수좌의 체험이 녹아 있는 이 책으로, 선종 초기의 사상과 함께 오늘날 선의 흐름을 짚어보실 수 있길 바랍니다.

 

■ 옮긴이  일수 스님

23세 때 우연히 만난 스님을 따라 대흥사로 출가하였다. 본사는 백양사, 은사 스님은 학봉 지선 스님. 1983년 해인사 강원과 1984년 해인사 율원을 졸업하고, 해인사 선원에서 첫 안거를 시작한 후, 통도사, 불국사, 봉암사, 백양사, 수도암, 칠불사 등 제방 선원에서 64안거를 성만했다. 백양사 운문선원 선원장 및 유나, 서울 성북동 법천사 운문선원 선원장, 조계사 자율선원 선원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백양사 수좌로 수행 정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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