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량 주변 나지막한 산속을 붉게 물들이던 꽃무릇도 시들어가고 아침저녁 귀뚜라미 울음소리에 가을이 깊어 가고 있다. 또 이렇게 문득 한 해의 끝자락에 서서, 이루지 못한 일들 앞에서, 아쉬워할 것이다. 항상 이런 상황이 되면 누군가는 ‘산다는 것은 이런 거야, 뭐 그런 거지’라며 ‘이런 것’, ‘그런 것’이라는 단어에 한 해의 시간을 함축시킨다. 아쉬움과 고단함을 묻어 버린다. 어쨌든 그런 세월의 뒤안길을 돌아보면 참 다양한 빛깔과 향기가 떠오른다. 길거나 짧은 인연들이 스쳐 지나갔다. 현재라는 시간 그 위에도 오가는 인연들이 있다.
| 생명의 끈을 잇다
몇 해 전이었다.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게시판에 눈길이 머무는 글이 올라왔다. 내용으로 짐작건대 몸을 쉽게 움직일 수 없이 아픈 청취자라고 생각했다. 늘 안타까운 사연을 읽고 나면 마음이 무겁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잠시라도 힘이 되고 힐링이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도록 역할에 더욱 전념하는 것 같다. 청취자들 사연을 자세히 살피게 된다. 행여 참여가 뜸하면 ‘혹시 아픈 게 아닌가? 집안에 무슨 일이 있나?’ 염려된다. 그러면 방송이 끝날 즈음 잠시라도 축원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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