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로봇과 경쟁이냐 상생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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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로봇과 경쟁이냐 상생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 송희원
  • 승인 2020.11.2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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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 빅 퀘스천 | 에디터’s pick 리뷰(5) | 인공지능

인류를 지배하는 인공지능(AI) 로봇 이야기는 누구나 한 번쯤은 영화로 접해봤을 것이다. 디스토피아 SF영화에나 등장하는 먼 미래의 일이라고 치부하기엔 AI는 어느덧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그러나 너무 조급해하지 말자. 

세 명의 연사가 AI로봇과 인간의 상생을 위한 현실적인 조언을 준비했다. 

 

|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능력

구본권 한겨레 선임기자는 최근 인공지능 자동화 시스템으로 사람들의 일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현재 가장 유망한 직업들도 언젠가는 기계로 대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답과 매뉴얼이 정해지지 않은 영역일수록 기계가 결코 인간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 인간 고유의 장점을 발휘하는 일자리만이 미래에 살아남는다고 전망했다. 

과거 싯다르타가 깨달음을 얻기 위해 ‘삶이란 무엇인가’, ‘왜 고통은 찾아오는 것인가’, ‘고통은 우리에게 무엇을 알려 주는가’ 등의 질문을 던졌듯, 인생이야말로 명확한 답을 내리기 힘든 인간 고유의 사유 영역이다. 따라서 항상 호기심을 갖고 질문하고, 주체적·비판적 정보판별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본권 기자는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면 오래간다는 뜻의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卽變 變卽通 通卽久)’를 인용하며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는 기계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결핍과 한계가 무엇인지를 깨달아가는 과정을 더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무아’와 ‘연기’로 생명의 땅이 된 지구

양형진 고려대 물리학과 교수는 “흔히 우리는 과학을 굉장히 정확하고 절대적인 것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하며 “상대성이론이 등장하면서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양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지구는 태양 주위를 1초에 30km씩 공전한다. 지구 안에서 봤을 때 물체가 정지상태일지라도 지구 밖에서 본다면 그 물체의 속도는 30km/s다. 불교에서는 이를 일수사견(一水四見)이라 한다. 똑같은 물을 보더라도 물고기는 보금자리로, 인간은 마실 물로, 천상의 존재자는 보배로, 아귀는 고름이라고 본다. 즉 동일한 물체 하나에도 서로 다른 시각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 

양 교수는 “현대과학은 우주도 진화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이는 불교의 삼법인인 제행무상, 제법무아, 열반적정과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일체의 모든 존재는 고정된 본성이 없는 무상한 존재며, 어떤 것도 스스로 존재할 수 없고 다만 인연에 따라 존재할 뿐이다.  

양 교수는 “38억 년 동안 지구의 생명체가 자성을 고집하지 않고 인연에 따라 존재했기 때문에 산소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며 “지구가 생명의 땅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 역시 무아와 연기의 원리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 로봇과 인간, ‘경쟁’ 아닌 ‘상생’으로

해인사 승가대학장 보일 스님은 ‘인공지능 시대, 우리는 무엇을 사유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인공지능의 진화방식과 불성, 미래 불교의 역할과 방향성을 제시했다.

보일 스님은 인공지능이 얼마나 발전할지 따지기보다 인간의 사유를 알고리즘에 어떻게 녹여낼 것인가를 더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과학자, 공학도뿐만 아니라 윤리학자, 종교학자, 철학자들의 참여도 필요하다는 것.

스님은 새로운 통찰을 제시하는 데 불교의 세계관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인공지능을 고정적인 실체가 아닌, 연기적 관점에서 상호의존적으로 바라봐야 고통이 아닌 번영의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 인간과 로봇을 대립·대결 구도로만 본다면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결과물을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어떻게 중도적인 안목을 갖고 전통을 지켜나가면서도 미래 혁신에 대비해 나갈 것인가를 한국불교가 늘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님은 “다가올 인공지능 시대는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그 누구도 답을 갖고 있지 않다”며 “화두를 들고 항상 참구(參究)하는 자세로 시대에 질문을 던지고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강연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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