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불교 생활] 영성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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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불교 생활] 영성의 시대
  • 원제 스님
  • 승인 2020.09.2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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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에서 영성의 시대로

얼마 전 대학교 은사인 길희성 교수가 한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그 인터뷰 제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제도 종교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이젠 종교에서 영성의 시대로.’

이제까지 영성을 대변하고 구현하는 대표적인 통로는 바로 종교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종교의 위상이 급격하게 저무는 탈종교·비종교의 시대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서구에서는 이미 수많은 교회가 문을 닫았고, 가톨릭 종교 전통에 따라 신부가 되려는 사람들은 확연히 줄어들었습니다. 종교의 위축 현상은 불교계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조계종에서는 스님이 되기 위한 출가자 수가 10년 사이에 1/3 정도로 현격히 줄었습니다. 눈에 띄는 출가자 감소세도 문제지만, 종단 내 스님의 고령화 역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독특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종교의 위상과 영향력이 쇠퇴해가는 흐름에서 그나마 한국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여전히 종교가 중요한 명맥을 유지하며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믿음을 바탕으로 한 신앙 행위가 지속해서 이어지는 우리나라 절이나 교회의 풍토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절에서 기복 신앙을 유지하는 신도 층의 대부분은 60세 이상의 고령에 속합니다. 스님들의 고령화와 아울러 신도 층의 고령화가 함께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어떤 집단이든 집단의 원만한 존속과 운영을 위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세대교체가 필수적인데, 현재 별다른 대책 없이 그 시기가 미뤄지고 있는 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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