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 국일암 그곳엔 무를 심겠다는 스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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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 국일암 그곳엔 무를 심겠다는 스님이 있다
  • 최호승
  • 승인 2020.09.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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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과의 일상다담 | 해인사 국일암 명법 스님
해인사 국일암 | 명법 스님
은유와마음연구소 대표, 해인사 국일암 감원.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후 미국 스미스 칼리지에서 박사후 과정을 연수했다. 조계종 교수아사리, 동국대 불교대학원 명상상담학과 겸임교수로 활동했다. 서울대와 홍익대에서 학생들에게 미학을 가르쳤다. 저서로 『선종과 송대 사대부의 예술정신』, 『미술관에 간 붓다』, 『은유와 마음』 등이 있고 그 외 다수의 논문을 썼다.

얼마 전까지 중요한 세미나 혹은 토론에 감초(?)처럼 등장하던 스님이 자취를 감췄다. 전국비구니회 집행부로서 여러 기획을 하고 일정을 소화하던 모습도 사라졌다. 종종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가야산의 한 암자 이야기가 스님 소식의 전부였다. 늘 바빠 보이던 스님 일상에 쉼표가 보였다. 

해인사 국일암으로 달려가 차 한 잔 청해야 하는 이유는 차고 넘쳤다. 

 

사진. 유동영

 

| 국일암은 나의 운명

명법 스님은 뜻하지 않게 해인사 국일암 감원 소임을 맡았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화엄탑사구미불교대학에서 화단을 가꾸고 불교대학에서 강의했고 사찰을 운영했다. 아픈 사형을 대신해 국일암을 오갔다. 청도 운문사 회주 명성 스님 구순법회, 이낙연 총리 조찬모임 등 전국비구니회 일정도 소화했다. 그러면서 불교대학 강의와 글쓰기, 국화축제와 송년의 밤 행사 등 여러 일을 했다. 부처님과 문중, 불자들 시은 갚는 데 몸과 마음을 바삐 썼다. 여기저기에 불려(?) 다녔다. 

 

: 서울에서 만나기가 어려워졌어요.

“사형스님 건강이 많이 안 좋아졌어요. 국일암 관리가 힘들어졌죠. 구미 절 주지소임을 회향하고 국일암에 들어오자마자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인사 산문이 폐쇄됐어요. 강의도 다 취소되고 5월까진 암자 밖으로 거의 못 나갔는데 보기에 따라서 어느 순간 사라진 거죠(웃음).”

 

: 국일암과는 무슨 인연이 있나요?

“출가 본사에요. 은사스님은 물론 사형사제와 추억이 깃든 곳이죠. 아주 오래된 역사를 가진 암자에요. 언제 창건됐는지 기록은 없지만 남한산성을 축조한 벽암 스님이 주석하신 도량이 국일암이죠. 은사스님이 오셔서 쓰러져가는 암자를 다시 일으켰고, 한국 최초의 비구니 선방이 열렸어요. 금강산 신계사 법기암에서 출가한 혜해 스님 같은 분들이 그리고 불필 스님도 약관의 나이로 정진하셨던 암자랍니다. 벽암 스님 유적으로도 중요하고 비구니 수행처로도 의미가 있는 곳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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