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천진불과 만남이란? 치유·배움·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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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천진불과 만남이란? 치유·배움·연인!
  • 허진
  • 승인 2020.09.03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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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불(靑佛)이 온다|우리가 청불!
어린이법회 지도교사
김나연, 박지연, 조현수

여기 아주 보기 드문 청년들이 있다. 청년불자를 이루는 근간, 어린이법회 지도교사로 활동하며 불심을 굳건히 하는 청년들이다. 사실 섭외 단계부터 난항을 겪었다. 여러 사찰 관계자들에게 어린이법회 지도교사 인터뷰 섭외 협조를 구하고 대상을 물색했지만 ‘19~34세’로 연령대를 못 박자 대부분 고개를 저었다. 적극적으로 신행 활동 중인 청년불자는 생각보다 더 희귀했다. 

자칫 엎어질 수 있었던 기획을 심폐소생술로 살린 이는 세 명의 신심 깊은 불자, 서울 진관사 김나연 선생, 인천 수미정사·경인불교대학 박지연 선생, 서울 조계사 조현수 선생이었다. 

이 청년불자들은 왜 불교를 택한 걸까. 불교는 이들 삶에 도움을 주고 있을까. 불교에 관한 청년들의 속마음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자리를 마련했다.

 

사진. 유동영

 

“청년불자 셋이 모여 차 마시면서 가볍게 이야기 나누는 자리니까 부담 갖지 말고 오세요.” 

혹시 긴장하고 있을지 모를 청년들을 미리 안심시켰지만, 초면인 세 사람을 모아놓고 편한 분위기를 끌어낼 수 있을까 내심 걱정했다. 기우였다. 또래 불자를 만난 것만으로도 반가웠던 걸까. 진관사 종무소 앞에서 처음 만난 세 청년은 어색해하면서도 서로를 궁금해하며 들뜬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차담을 나눌 ‘효림원’으로 이동하면서 세 청년은 각자 어린이법회를 맡은 사찰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거리를 조금씩 좁히고 있었다. 이제 기자가 본격적인 이야기판을 깔아줄 차례였다. 효림원 팽주(烹主, 차를 끓여 손님에게 내놓는 사람)를 자처해 차를 대접하며 질문을 던졌다.

:    각자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김나연(이하 김) “연화심 김나연, 28살입니다. 조계종 포교원에서 뉴미디어 포교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진관사 어린이법회 진행한 지는 올해로 8년 차입니다.”

박지연(이하 박) “여래지 박지연입니다. 28살이고요. 세계시민교육 전문 강사로 초·중·고등학교에서 세계시민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인천 수미정사 어린이법회를 4년째 진행하고 있습니다.”

조현수(이하 조) “법종 조현수, 21살 대학생이고 경영학 전공하고 있습니다. 조계사 어린이법회 경력은 아직 1년이 안 됐습니다. 청년회 활동도 같이하고 있습니다.”

 

:    어떤 계기와 원력으로 어린이법회 지도교사가 됐나.

 김   “지금 진관사 템플스테이 지도법사 스님으로 계시는 선우 스님께서 어린이 여름 템플스테이 지도교사를 제안해주셔서 처음 어린이법회 지도를 하게 됐습니다. 원력은 어린이법회 지도를 하고 난 후에 생긴 거 같아요. ‘나는 주인공’이라는 슬로건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정작 나는 내 삶의 주인공으로 살고 있나?’하고 생각하니 부끄럽더라고요. 사랑스러운 아이들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나를 돌보면서 원력을 세우게 된 거죠.”

 박   “저도 처음엔 큰 원력 없이 스님께 어린이법회 지도교사 제안을 받아 시작하게 됐어요. 제가 절에서 기도하고 수행하면서 얻었던 에너지를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싶다는 단순한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아이들과 함께 호흡하고 상호작용하다 보니 오히려 제 내면의 힘이 많이 솟아오르는 걸 느꼈죠.”

 조   “청소년법회 봉사 교사를 하다가 어린이법회 지도교사 생각 없냐고 조계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바로 수락했죠. 원래 애들을 좋아하기도 했고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아서 배우고 있는 상태예요.”

 

:    부처님 가르침을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전달하는 게 어려울 것 같다. 지도 요령이 있나.

 조   “어린이법회 진행하는 선생님을 도운 적은 많지만 제가 도맡아 진행한 지는 얼마 안 돼서 아직 아이들 반응에 당황하는 단계인 것 같아요. 오늘 모인 선생님들에게 많이 배워가려고요.” 

 박   “저는 어려운 용어를 신체활동으로 풀어서 전달하려고 해요. 팔정도나 부처님 생애에 대해 가르칠 때도 어떻게 이 내용을 줄여서 몸으로 표현할까 고민하죠. 장면이 그려지면 아이들에게 역할을 주고 함께 연극을 만들어보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해요.”

 김   “아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미술을 활용합니다. 예를 들어 ‘부처님은 균형을 갖춘 사람’이란 말을 이해시키기 위해 일단 자신의 기쁜 마음, 슬픈 마음, 화나는 마음을 그리게 해요. 그렇게 그려진 여러 마음 그림들을 모양대로 잘라 단단한 종이에 붙이게 한 뒤 그걸로 탑을 쌓게 합니다. 무너지지 않도록 균형 맞춰 탑을 쌓는 아이들에게 슬픈 마음, 화난 마음이 필요 없는 감정이 아니라고, 때에 맞게 감정을 균형 있게 쓸 수 있어야 한다고 알려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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