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청나라 최전성기는 강희제(재위 1661년~1722)에서 건륭제(재위 1735~1796)에 이르는 시기입니다. 역사가들은 이 시기를 가리켜 강건성세(康乾盛世) 혹은 강옹건성세(康雍乾盛世)라고 부릅니다.
이 시기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 바로 옹정제입니다. 강희제의 재위 기간이 61년, 건륭제의 재위 기간이 60년인 것에 비해 옹정제의 재위 기간 13년은 무척 짧았지만 그 업적은 아버지 강희제와 아들 건륭제에 못지않았습니다. 관리들의 부정부패 척결과 조세와 부역제도 개편 그리고 관리와 황제 사이에 직접 의사소통을 가능케 했던 밀주(密奏)제도 등은 청나라를 통틀어 최고의 치적으로 일컬어집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어쩔 수 없는 그늘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가장 사랑했던 황비인 연귀비 그리고 연귀비의 가문이었습니다. 요즘 청나라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에서는 옹정제가 연귀비가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계속 반복해서 보여줍니다. 황제에 오르기 7년 전 옹정제의 측실이 되었던 연귀비는 하지만 옹정제 즉위 후 3년 만에 죽게 됩니다. 옹정제는 연귀비가 죽기 직전 그의 가문 특히, 이복오빠 연갱요와 극심한 대립 관계에 있었습니다. 바로 연갱요의 부정부패 때문이었습니다. 이 와중에 옹정제는 가장 사랑했던 황비 연귀비의 죽음을 맞아야 했습니다. 황제와 이복오빠의 다툼 와중에 연귀비가 죽자 옹정제는 무척 마음이 아팠습니다.
살아 있는 옹정제가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그녀가 좋은 곳에 태어나 평안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뿐이었습니다.
이 책 『중음에서 벗어나는 법』은 옹정제와 신하들이 연귀비의 천도법회에 참석해 활불의 법문을 듣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당시 청나라 옹화궁에는 티베트 불교를 신봉하는 승려 160여 명이 있었고 책에 나오듯 장정옥 악이태 등 주요 관리가 옹정제와 함께 연귀비의 천도법회에 참석했다는 역사적 기록이 있습니다. 물론 이 책은 역사 기록에만 의존하지 않고 중간 중간 살을 붙여 만든 반(半) 창작물입니다.
당시 옹화궁에 기거하던 활불 후툭투는 옹정제와 신하들에게 죽은 후 49일 동안 망자는 어떤 길을 걷게 되며 망자가 중음에 빠지지 않고 생사자재를 얻기 위해 망자와 산 자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활불이 강조하는 것은 바로 염불과 선(禪)입니다. 물론 살아 있을 때 선업이 가득했다면 이조차도 불필요합니다.
이야기 중간에는 중음과 지옥, 선처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티베트 사자의 서』를 소설로 꾸며놓은 게 아닐까 싶을 이해하기 쉽고, 읽기 편합니다.
49재는 왜 지내는지 궁금한 사람부터 중음(中陰)에 대한 해탈 방법까지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한 기초부터 어려운 수행 방법까지 알고 싶은 모든 분에게 일독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