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 줌人] 웹툰도 삶도 세상도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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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광 줌人] 웹툰도 삶도 세상도 해피엔딩
  • 조혜영
  • 승인 2020.07.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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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5주년 웹툰 작가 하일권

솔직히 말하자면, 웹툰(webtoon, 웹사이트에 게재되는 만화)을 즐겨 보는 편은 아니었다. 인기 웹툰이 포털 사이트 검색순위에 오르내릴 때도, 출근길 지하철에서 웹툰 삼매에 빠진 사람들을 보았을 때도 남의 일처럼 여겼다. 취향이 아니라기보다는 익숙하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만화 보는 것을 엄청난 비행(非行)으로 여기던 보수적인 부모님 밑에서 자란 것도 한몫 했다.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만화, 웹툰은 어쩐지 멀게만 느껴졌다.

올해로 데뷔 15주년을 맞이한, ‘웹툰 대통령’이라 불리는 하일권 작가를 취재하게 됐다. 급하게 그의 데뷔작 <삼봉이발소>와 <목욕의 신>을 봤다. 고백건대, 그 두 편만으로 하일권 작가의 팬이 됐다. 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와 키득키득 웃게 만드는 유머, 감성적이면서 몽환적인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스마트 폰 화면을 위로 올리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다. 이어서 <안나라수마나라>, <병의 맛> 등 그의 대표작들을 보기 시작했다.

 

| 익숙한 공간서 발견한 낯선 얘기

이발소, 대중목욕탕, 학교, 놀이공원 같은 익숙한 공간들이 하일권 작가의 작품 안에선 낯설게 다가온다. 그곳에서 상처받은 주인공, 위로받고 행복해지고 싶은 주인공들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평소 일상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 편이에요. 영감을 받기 위해 특별한 경험을 한다기보다는 밥 먹고 잠자고,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 속에서 일상의 순간들을 포착하려고 합니다. <목욕의 신>도 집 근처 목욕탕에 갔다가 아이디어가 떠올라 시작한 작품이에요. ‘목욕탕을 배경으로 하면 어떨까? 일반 목욕탕이 아닌 재미있는 목욕탕은 어떤 모습일까? 목욕탕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또 어떤 사람들이 일하고 있을까? 그 목욕탕만의 독특한 점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 이런 식으로 생각을 발전시켜가면서 이야기를 만들고 그림의 분위기를 떠올립니다.”

학창 시절을 떠올려보면, 만화를 잘 그리는 친구들이 한 반에 한 명쯤은 있었다. 낙서하듯 끼적인 그림이었지만 그럴싸했다. 부끄러워하며 그림을 숨기던 친구 주변으로 반 친구들이 모여들어 구경하곤 했다. 하일권 작가도 낙서하길 좋아하는 아이였다. 

“학교 다닐 땐 그저 낙서하고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지금 다시 돌아보니 나도 모르게 머릿속으로 캐릭터를 떠올리고 스토리까지 짜고 있었던 것 같아요. 딱히 만화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지만, 미대 입시를 준비하다가 자연스럽게 만화애니메이션학과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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