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명 스님의 온에어(On Air)] 가톨릭 신자의 손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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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명 스님의 온에어(On Air)] 가톨릭 신자의 손편지
  • 진명 스님
  • 승인 2020.07.2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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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데이지꽃이 온 도량을 순백으로 물들이더니, 그 꽃 진 자리에 빨간 꽃 양귀비와 더불어 금계국과 노란 낮달맞이가 황금빛으로 수놓고 있다. 온 지구촌이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나지막한 산 아래 이 도량은 무심하게 그대로 여여한 정토다. 매년 봄을 지나 여름으로 가는 이즈음이 되면 도량을 살피는 일손이 바쁘다. 그래서 나는 풀 매는 울력을 풀 한 포기에 집중하는 노동선이라 이름 붙였다. 이 또한 정진하는 시간이다. 풀 한 포기에 삼매를 담고 또 한 포기에 추억을 담다 보면 도량은 어느새 말쑥하게 차림새를 갖춘다. 

오늘은 노동선 중에 찾아온 오래된 팬레터의 감동을 전한다. 생방송을 하는 일은 흐르는 물 같은 시간이자 지나가는 바람 같은 시간, 그 찰나의 시간에 보이지 않는 대중을 만나는 시간이다. 그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희망과 격려, 위로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런 시간이기에 방송을 진행하는 나에게는 매일 새롭고 기대가 되는 시간이다. 언젠가 이런 편지를 받았다. 

“스님 저는 가톨릭 신자인데 요즘 금강경 강의를 듣고 있습니다. 오늘도 스님이 들려주시는 방송을 들으며 불교를 하나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그 편지를 받고 나는 ‘아, 가톨릭 신자도 이 방송을 듣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누군가는 이 방송을 불교를 바르게 알아가는 좋은 스승으로 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방송을 더 섬세하고 친절하게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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