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다르마] 쓰레기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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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다르마] 쓰레기란 없다
  • 유정길
  • 승인 2020.07.3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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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나라에선 멀쩡하고 훌륭한 물건이 우리나라에서는 쓰레기로 버려진다. 쓰레기란 무엇일까. 과연 쓰레기란 있는 것일까? 모든 물건은 하나하나 바람과 비와 나무와 벌레, 사람과 우주 자연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며 물리학적으로도 1g의 질량만 있어도 엄청난 에너지를 뽑아낼 수 있다. 사실 쓰레기란 없다. 쓰레기 문제의 해법은 이에 대한 각성에서 출발해야 한다. 

전국에서 하루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은 약 5만 톤이다. 1년 동안 우리나라 전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10m 깊이의 구덩이를 파고 모두 묻는다고 가정하면, 해마다 대략 1,400만m2의 땅이 필요하다. 여의도 면적의 5배 규모가 해마다 쓰레기 매립에 필요하다는 것이 환경부 발표다. 

문제는 쓰레기들이 완전히 썩어 자연으로 돌아가는 데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종이는 2~5개월 걸리고, 오렌지 껍질은 6개월, 담배 필터는 10~12개월, 우유 팩은 5년, 나무젓가락·종이컵은 20년 이상, 나일론 천은 30~40년, 플라스틱·스티로폼 용기는 50년 이상, 음료수 병·캔·칫솔은 100년 이상, 종이 기저귀는 500년 이상이 소요된다. 이런 쓰레기들이 바다에 버려지는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태평양에는 한반도의 15배가 넘는 거대한 쓰레기 섬이 2곳 있고 플라스틱만 모인 섬이 3곳이나 있을 정도다. 

 

| Recycle, Reuse, Reduce

자원 재활용 운동으로 익숙한 운동은 아나바다 운동이다.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쓴다는 머리글자로 만든 캠페인이다. 자원 재활용 운동은 쓰레기 발생량을 최대한 줄이고 물건 사용시간을 늘려 폐기 시간을 최대한 연장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운동이 바로 3R 운동이다. 종이, 플라스틱, 비닐, 캔, 병 등으로 철저히 분리해 배출하고 수거하는 재순환 운동(Recycle)이 그 시작이다. 그러나 종이와 비닐, 플라스틱 등을 수거해도 공장에서 다른 물건을 만드는 과정의 운송과 공장가동으로 자원은 더욱 소비된다. 이 때문에 재활용보다 더 좋은 것은 재사용 운동(Reuse)이다. 그런데 분리하고 배출해 수거할 것도 없이 쓰레기양을 줄이는 것이 더욱 근본적인 대책이다. 좋은 방법으로는 한 달간 매일 집에서 버리는 쓰레기를 모아 아침이나 저녁에 펼쳐놓고 종이, 비닐, 플라스틱 등을 세어보는 일이다. 그래서 하나하나 발생 원인을 헤아려보고 쓰레기양을 줄이는 것(Reduce)이다. 이렇게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쓰레기 제로(Zero Waste)를 실현해 보도록 권한다. 

 

| 한 걸음 더 나아간 3R 운동   

여기서 좀 더 나아가는 3R 운동이 있다. 우선 거절하기(Refuse)이다. ‘큰 소리로 거절하기(Refuse loudly)’다. 포장 비닐, 일회용 컵과 플라스틱, 무료로 주는 냅킨이나 화장지, 안 먹을 반찬 등 일상적으로 주는 불필요한 서비스를 거절하는 일이 환경운동의 시작이다. 일회용 컵이 아니라 텀블러에 담아달라고 하고, 주는 비닐도 거부하고 다회용 장바구니를 꺼내 든다. 이는 제공하는 쪽에서도 환경운동에 신경 쓰는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준비하게 만들며, 이 장면을 본 사람들에게 ‘저렇게 사는 사람이 있구나’하는 교육 효과가 있다. 자신의 의지를 다지는 효과가 가장 크다. 

다음은 수리해서 쓰기(Repair)다. 고장 나기만 하면 버리고 새로운 물품을 살 기회로 생각하는 ‘쓰고 버리는 사회’에서 폐기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과거 그 많았던 수리센터는 거의 사라졌다. 가능하다면 새 물건을 구하기보다 수리하고 고쳐서 다시 쓰기를 강력히 권장한다. 

최종 단계는 퇴비로 썩히기(Rot)다. 우선 썩지 않는 비닐이나 플라스틱 제품을 사지 않고 가능한 자연으로 되돌릴 수 있는 쉽게 썩는 것을 구매할 일이다. 특히 음식물은 사료로 만들거나 최종적으로 퇴비로 썩혀 이용하길 제안한다. 이를 위해서 집 근처나 옥상에 텃밭을 만든다면 더없이 좋다. 텃밭 농사는 단순히 음식물을 매립하는 효과를 넘어 기후 위기 시대의 식량 자립적 생활을 위해서도 권장하는 일이다. 

 

| 결핍 강조하는 광고의 세계 

산업 문명은 구매력에 의해 유지되고, 소비로 지탱되는 사회다.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호모 컨슈머리쿠스’로서 소비하는 인간일 뿐이다. 소비시장 활성화는 바로 광고산업 활성화다. TV, 라디오, 신문, 인터넷 등 대부분 광고로 유지된다. 광고는 “먹어라, 입어라, 발라라, 써라”를 부추기며 현재의 삶에 만족하지 못 하게 만든다. 끊임없이 결핍을 자극하는 사회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새로운 시대의 뉴노멀은 무엇일까. “지구는 인간의 필요를 채우는 데는 충분하지만, 탐욕을 채우는 데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간디의 말을 상기하자. 결국 탐진치(貪瞋痴) 삼독심(三毒心)을 여의는 일이 지구를 살리는 첫걸음이다.

 

글. 유정길

유정길
불교환경연대 운영위원장이자 녹색불교연구소 소장이다. 정토회 에코붓다 이사, 귀농운동본부 귀농정책연구소 소장, 국민농업포럼 공동대표, 환경운동연합, 한살림, 아름다운 재단등에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조계종 환경위원, 백년대계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과거 한국 JTS 아프가니스탄 카불지원 팀장을 지내는 등, 환경, 생명평화, 개발구호, 남북평화, 공동체운동과 협동조합, 마을만들기 등 대안 사회운동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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