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코로나19 그후, 우리] 신과 함께 아닌 거리두기 공업 책임지는 인간 종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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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코로나19 그후, 우리] 신과 함께 아닌 거리두기 공업 책임지는 인간 종교로
  • 윤승용
  • 승인 2020.06.2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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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종교의 길을 묻다

코로나19는 전 세계를 변화의 시험대로 옮겼다. 비일상의 일상화. 변화의 폭풍은 가라앉고 인류는 살아남겠지만 다른 세상에 살 것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3월 11일 전염병 최고 위험 등급인 6단계, 즉 ‘감염병 세계 유행’을 뜻하는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다. 1968년 홍콩독감과 2009년 유행한 인플루엔자에 이어 역사상 세 번째다. 5월 15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현황에 의하면, 누적 감염자가 450만 명으로 집계됐고, 사망자는 30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우리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세한 바이러스가 전 인류의 일상을 가로막고, 전 세계 경제까지 마비시키고 있다. 그 사회적 파장이 적지 않다. 문제는 아직도 사태가 끝날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는 세계에서 의료기술이 가장 발전했다는 미국과 일본에서 걷잡을 수 없이 확산 중이다. 방역에 관한 여러 논란이 트럼프와 아베 정권의 위기까지 초래하고 있다. 

 

| 팬데믹과 달라진 세상 

팬데믹으로 전 세계 국가들이 긴장하고 자국 중심 각자도생의 길을 찾는다.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서구 국가들도 예외가 아니다. 그들은 이제까지 추구해 왔던 신자유주의 정책을 내려놓고 자국 중심 탈세계화의 길로 나서고 있다. 그리고 대량 실업 등 경제적 재앙이 우리 앞을 가리고 있다. 저물가·저성장을 지속하는 일본처럼 장기적 불황이 예견되기 때문이다. 세계적 분업체계의 단절로 기업은 생산에 큰 타격을 입고 있으며, 자영업자와 같은 소상공인들은 개인의 소비가 줄면서 영업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사람들의 사회적 활동이 모든 면에서 제약을 받으면서 이전의 생산방식과 소비패턴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노동형태가 달라져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비대면의 온라인 교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대중은 실시간으로 투명한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다중의 지혜를 드러내는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을 만들고 있다. 또 성장과 발전에만 집착했던 선진국들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공동체 안전을 위한 재난 관련 공공대책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집단생활을 중심으로 하는 집회 문화에도 큰 변화를 줄 것이다. 일부 학자들은 이전 세계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예견한다.

한편 삶의 목적은 안전과 복지를 추구하는 것인데, 우리는 그것을 위해 새로운 삶의 방식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성장과 발전의 사회 모델은 삶의 수단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인류 생존에 필요한 것일 뿐 바로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근대 이후 과도한 산업화, 도시화, 자본화로 인간의 자연적, 사회적 환경이 크게 훼손됐다. 개인 중심의 과도한 경쟁과 무한 욕망을 실현하려는 신자유주의적 지배이념은 더불어 사는 공동체의 장을 크게 파괴했다. 그 결과 코로나19와 같은 큰 재앙이 밀려온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가 적지 않다. 

그런 면에서 코로나19 확산을 개인 잘못으로만 돌리는 것은 또 다른 전염병을 초래하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생활 방식과 사회구조를 유지하는 한, 전염병은 점점 더 큰 규모로 발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처럼 빙하에 덮인 동토층의 얼음이 녹아내리고, 밀림의 벌채가 계속되면 전염병의 거처는 우리와 필연적으로 만나게 된다. 전염병은 그저 살고자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다닐 뿐이다. 전염병을 부른 것은 인간이다. 인간이 그 해결 방향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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