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같은 정치인이 보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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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 같은 정치인이 보고 싶다면
  • 김택근
  • 승인 2020.05.29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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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근 에세이

민주주의 축제가 끝났다. 미래통합당은 형편없이 쪼그라들었다. 여러 분석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예고된 패배였다. 한 마디로 통합당의 지도부는 정치할 줄을 몰랐다. 특히 황교안 대표는 정치인으로 전혀 검증이 되지 않은 인물이다. 그를 선장으로 선택한 순간 거대 야당은 뒤뚱거리기 시작했다. 지도부가 ‘촛불 민심’을 외면하고 태극기가 휘날리는 광란의 집회에 나갔으니 참으로 해괴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위태로웠다.

정치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성공할 수는 없다. 정치인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어야 한다.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국민이 내뱉은 울음과 한숨을 삼켜야 한다. 저잣거리에 나가 공동선을 뽑아내야 한다. 황교안 대표는 전혀 민의를 판독하지 못했다. 어쩌면 그걸 바라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 왜냐면 그는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을 감동시킬 수 없었다. 그가 오로지 싸움에만 몰입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신평 변호사의 분석이 자못 타당하다.

“황교안 대표는 여러 훌륭한 자질을 가졌음에도, 그가 살아온 일생은 공동체의 선과 직결된 흔적은 별로 없다. 공안검사로 우리 사회의 사상적 질서를 바로잡아 왔다고 말할 수도 있으나, 여기에 대해서 강한 반발을 갖는 국민들이 더 많다. 그에게는 이처럼 공동체를 위한 헌신의 예가 결핍된 무미건조한 인생의 면들이 대부분이다. 국민들은 심정적으로 이런 이에게 지지의 손을 흔들기 어렵다.”

맞다. ‘무미건조한 인생’은 정치판에 뛰어들면 안 된다. 정치는 감동이 있어야 한다. 손발은 쉼 없이 움직이고 가슴은 따뜻해야 한다. 공동선은 책상 앞에서 상상만으로는 뽑아낼 수 없다. 백성들의 원성이 고여 있는 흙탕물 속에 들어가야 한다. 현장과 현실을 외면하면 정치인이 아니다. 우아하고 고상하게 살려면 정치판을 떠나야 한다. 철저하게 정치인이었던, 국민들에게 외면을 받았어도 끝까지 민의를 섬겼던 김대중은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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