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의 가치’로 향하는, 세상 가장 빠른 거북이 - 불교환경연대 & 국제기후종교시민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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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의 가치’로 향하는, 세상 가장 빠른 거북이 - 불교환경연대 & 국제기후종교시민네트워크
  • 최호승
  • 승인 2020.04.2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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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earth 얼쑤!

문득 ‘눈송이의 무게’를 가늠해본다. 작은 박새가 비둘기에게 물었다. “눈송이의 무게를 알고 있니?” “눈송이에 무슨 무게가 있겠어”라고 답하는 
비둘기에게 박새는 이렇게 말했다. “언젠가 나는 눈 내리는 전나무 가지 위에 앉아 막 내리기 시작한 눈송이의 숫자를 세기 시작했지. 가지 위에 쌓이는 눈송이는 정확히 374만 1,952개가 내렸어. 그런데 말이야. 그다음 374만 1,953번째 눈송이 하나가 가지 위에 내려앉자, 가지는 그만 뚝 부러지고 말았지. 무게가 전혀 없는 허공과 같은 눈송이 하나가 앉았을 때 말이야.” ‘같이의 가치’는 멀리 있거나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374만 1,953번째 눈송이는 어디 있을까. 

 


|    환경 훼손 고통 함께 나누다 
한국 사회에는 수많은 NGO(비정부기구) 단체가 있다. 분야도 다양하다. 불교계에도 많은 NGO 단체가 있다. 한국 사회와 비교해 숫자는 적지
만 내실 있게 꾸준한 활동을 하는 단체도 적지 않다. 그중에서도 환경 분야는 단연 독보적이라는 평을 받는다. 지켜야 할 다섯 가지 계율 중 가장 첫 번째 계율인 불살생과 지구에 깃든 생명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환경운동은 떼려야 뗄 수 없어서다. 
그래서다. 불교환경연대는 지리산 살리기 댐 백지화 추진 범불교연대를 시작으로 태동했다. 이후 자연환경과 생명살림 위한 길 위를 쉼 없이 걸어왔다. 2001년 9월 창립해 곧바로 북한산국립공원 살리기 운동부터 전개했다. 자연을 파괴하는 정책이나 개발 현장에는 늘 불교환경연대가 있었다. 경부고속철도 금정산, 천정산 관통 백지화를 비롯해 새만금 갯벌 살리기, 천성산 살리기, 지율 스님과 생명평화를 위한 종교인 참회기도, 무분별한 4대강 개발을 막고자 했던 생명의 강 지키기 등. 모두 환경 훼손 현장의 고통을 감내하고 함께 하고자 했던 불교환경연대의 발자국이다. 
앞장서 걸었던 수경 스님의 리더십이 컸다. 누구를 탓하거나 비판하기보다 먼저 참회하고 땅을 기었던 삼보일배와 오체투지로 한국사회의 환경운동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당시 불교환경연대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거북이였다. 속도보다는 방향을 택했고, 가장 불교적인 방법으로 비폭력적인 환경운동을 화두로 제안했다. 

|    청정국토·환경보살의 길로…
수경 스님 그늘이 컸던 탓일까. 진두지휘했던 수경 스님 은거 이후 잠시 침체기를 겪었다. 하지만 보란 듯이 재정비했다. ‘청정국토와 환경보살의 길’이라는 패러다임으로 전환했다. 내공부터 다시 탄탄히 쌓고, 나 자신의 삶부터 변화시키는 환경운동으로 바꿨다. 
재도약이었다. 2016년 100일 동안 4대강 순례를 하며 정체성부터 살폈다. 그리고 2016년 7월 15일 새롭게 임원을 구성하고 새 출발을 알렸다. 무엇보다 안살림을 단단하게 했다. 숲과 생태사찰, 녹색불교, 강과 습지, 기후 에너지 국제연대 등 분과별 위원회를 설치했으며 연구, 교육, 연대활동, 회원 소모임으로 사업을 좀 더 구체적으로 나눴다. 숲유치원(숲에서 모든 수업이 이루어지는 유치원)이 막 대두되던 시기 누구보다 일찍 시작했던 숲 치유 안내자 과정과 숲 체험 프로그램도 강화했다. 
3년 만이었다. 불교환경연대는 활력을 되찾았다. 전국의 사찰을 찾아가 불교환경연대를 알렸다. 설악산 지키기 국민행동, 4대강 자연성 회복, 탈핵 에너지 전환, 생태환경교육, 일회용 비닐과 플라스틱 줄이기 캠페인 등 환경 현안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잠시 떠나 있던 회원은 재가입을, 새롭게 불교환경연대를 알게 된 이들은 신규회원으로 가입해 불교환경연대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150명만 남았던 회원이 500명을 넘어섰다. 

불교환경연대 제공
나무숲센터 내부 후불탱화 - 불교환경연대

 

|    우리는 녹색불교로 간다
불교환경연대는 녹색이다. 녹색불교를 향해 걷고 있다. 일회용품과 비닐·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신재생에너지 사용에 앞장서는 녹색사찰 발굴에 매진 중이다. 개인과 개인, 혹은 개인이 속한 단체나 사찰 속으로 녹색을 입히는 불사다. 환경 현안을 설명하는 녹색불교 아카데미, 청소년에게 생태 감수성과 휴식을 선사하는 ‘사찰 숲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불교환경연대의 산림청 인증 ‘숲 해설가’를 중심으로 생태학교 어린이 숲학교도 열고 있다. 수질 정화효과가 입증된 버드나무를 새로운 방생 모델로 제시해 녹색불교를 향한 불교환경연대의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울산불교환경연대와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는 중앙의 불교환경연대 못지않게 지역 환경보살 육성에 열심이다. 지역 사찰을 기반으로 한 김포, 광명, 남양주, 서산, 강릉 지회도 마찬가지다. 특히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는 최근 12년 만에 새 둥지를 마련했다. 청소년환경교육센터 ‘나무숲’, 교육관 ‘그린 담마홀’을 갖춘 나무숲센터를 개소했다. 나무숲센터 내부 넓은 벽에 불교환경운동을 한눈에 보여주는 벽화는 벌써 화제다. 민중화가이자 고려불화를 작업해온 이상호 작가 지도 아래 해피트리 청소년 40여 명이 참여해 12일 동안 긴 공동작업으로 대형 벽화(사실상 후불탱화)를 완성했다. 간판은 아예 ‘기후위기 지구위기, 단순 소박한 생태적 삶으로 대전환뿐!’으로 내걸었다. 
뚜벅뚜벅 환경보살의 길로 나가는 불교환경연대. 일찍이 생명살림의 길을 열어놓았단 붓다의 말씀을 곱씹는다. 
“만일 보살이 청정한 국토를 얻으려거든 마땅히 그 마음을 청정하게 가져야 한다. 그 마음이 깨끗하면 불국토가 깨끗해진다.”   

|    지구에서 사라지는 태평양의 섬
남태평양 파푸아뉴기니 동쪽 해안. 여기서 북동쪽으로 250km를 더 가면 작은 섬이 하나 솟아있다. 타쿠(Takuu)섬이다. 타쿠족 400여 명이 전기나 스마트폰도 없이 바다를 생계터전으로 삼아 1,000년 이상 살아온 섬이다. 그리고, 곧 지구에서 사라질 섬이기도 하다. 밭엔 바닷물이 차고 해안가가 사라져 타쿠족은 섬을 떠나야만 한다. 온실가스 배출로 해마다 해수면이 상승해서다. 
파푸아뉴기니 중앙정부나 지자체의 구체적인 이주계획은 없다. 주민 스스로 이주 후 정착 및 농토 확보를 위해 토지 소유주와 협상을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국제기후종교시민(ICE)네트워크(이하 ICE 네트워크)가 손을 내밀었다. 작은형제회와 모금사업을 진행했고, 올해는 뉴질랜드의 한 NGO 단체와 공동모금을 계획 중이다. 4,700만 원을 모았지만, 아직 부족하다. 

 

|    얼음(ICE)? 높은 지구 온도 내리기
ICE는 얼음이 아니다. 2017년 4월 창립한 ICE 네트워크는 기후변화 해결책을 윤리적이고 공동체적인 관점에서 다루는 단체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기후붕괴와 생태위기에 대응하는 아시아의 종교와 시민사회의 플랫폼이다. 미산 스님과 오상선 신부, 이정배 전 감신대 교수, 강해윤 교무 등 익숙한 종교인들이 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2030년까지 아시아 30개 국가의 시민사회와 종교가 참여하는 기후변화 대응 협력공동체 구축이 목표다. 여러 NGO가 회원단체로 함께 활동 중이다. 푸른아시아, 한국브라마쿠마리스협회, 지리산종교연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칸)JPIC, 피스빌리지네트워크 그리고 부탄,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NGO 단체도 회원이다. 
ICE 네트워크는 유엔 총회와 기타 국제기후포럼의 지구적 기후 논의에 참여하는 정책 결정자들에게 기후변화로 피해를 가장 많이 입는 취약계층의 목소리를 전달한다. 또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과 취약계층의 기후변화 적응 지원을 위해 분투 중이다. 타쿠섬 주민 이주 지원이 바로 기후변화 적응 지원이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아시아 기후위기 현장 순례, 기후위기 대응과 탈성장을 위한 오이코스(Oikos, 그리스어로 집을 뜻하며 생태ecology와 경제economy의 어원) 포럼은 매년 진행 중이다. 오이코스 포럼은 기후붕괴와 생태위기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 경제성장 담론과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에 기반한 경제 시스템 성찰과 대안모색을 하는 논의의 장이다. 올해부터 기후변화 적응 사업으로 부탄 유기농종자 사회적기업 설립을 지원한다. 
2019년 5월 중순, 북극 평균 기온은 섭씨 28.9도였다. 서울의 5월 중순 한낮 기온과 같았다. 해마다 뜨거워지는 지구에 눈이 내릴 수 있을까.     

눈송이 되기 Tip
 •
불교환경연대
02) 720-1654
홈페이지(www.budaeco.org)에서 
정기후원과 일시후원 신청 가능.
 •
국제기후종교시민(ICE)네트워크
02) 363-0927
홈페이지(www.ice-network.org)에서 
정기후원, 재능기부 신청 가능.



글. 
최호승
사진. 
불교환경연대·
 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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