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반야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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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반야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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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4.2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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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나 있는
행복에 관하여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반야심경
저작·역자

야마나 테츠시 지음

최성현 옮김

정가 14,000원
출간일 2020-04-17 분야 인문
책정보

판형 46(120×190mm)두께 14mm 176| ISBN 978-89-7479-795-9 (03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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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위로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나 있는 행복에 관한
인류 최고(最古)의 고전 《반야심경》

이토록 쉬운 《반야심경》 해설서라니!


불교 신자라면 누구나 다 외우는 반야심경. 그런데 놀랍게도 그 짧은 경전의 뜻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고작 265자에 불과한데 왜일까? 워낙 함축적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야마나 테츠시는 서양철학을 전공한 재야철학자이며, 편집자와 상담원으로 일했다. 이 독특한 이력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 《반야심경》을 펴내는 동력이 되었다. “《반야심경》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법, 그리하여 행복을 얻는 길, 그것 하나다.” 서양철학 연구자의 눈으로 본 《반야심경》의 핵심은 바로 ‘행복’이다. 《반야심경》은 결코 난해하고 고루한 경전이 아니다. 2,600년 전 삶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한 붓다가 밝혀낸 ‘행복으로 가는 길’이다. 오래된 길이지만, 아직까지 이보다 더 좋은 길은 없다. 사는 게 힘들고 괴롭다면, 행복은 늘 저 멀리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이 책을 읽어 보기를 권한다. 지금 당장 나의 생각이 바뀌고 일상이 달라지고 삶이 변화할 것이다.

저자소개 위로

지은이_ 야마나 테츠시(山名哲史)

1949년에 태어났다. 와세다대학교를 중퇴한 뒤 출판사 근무를 거쳐 프리랜서 편집자로 일했다. 심리 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는 카운슬링 분야에서도 활동했다. 본디 프랑스 철학을 중심으로 한 서구 사상이 전문이지만, 서른을 넘어서부터 불교에 관심을 가지며 서구 사상의 관점에서 불교를 다시 읽는 작업을 하며 오늘에 이른 독학의 재야 철학자다. 30여 년간 일본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 온 이 책은 그의 그 긴 독학, 곧 그가 홀로 한 긴 정진의 열매라 할 수 있다.

옮긴이_ 최성현

강원도의 산골 마을에서 자연농법으로 논밭 농사를 지으며 산다. 《힘들 때 펴보라던 편지》, 《오래 봐야 보이는 것들》, 《산에서 살다》, 《좁쌀 한 알》, 《시코쿠를 걷다》와 같은 책을 썼다. 《자연농법》, 《짚 한 오라기의 혁명》, 《자연농 교실》, 《여기에 사는 즐거움》, 《어제를 향해 걷다》, 《나무에게 배운다》, 《돈이 필요없는 나라》와 같은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_ cafe.daum.net/earthschool

 

저자의 말

“우리는 우리의 거의 모든 시간을 로봇처럼, 혹은 몽유병자처럼 자기가 아닌 것에서 오는 동력에 지배당하며 살고 있습니다. 불교의 목표는 자신이 그렇게 잠들어 있는 상태에 있음을 알아채고 자각하는 것입니다. 잠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명상이 필요합니다. 나날살이에서 순간마다 알아채는 것이, 자각이 필요합니다. 《반야심경》이 도움이 됩니다. 《반야심경》 낭송은 우리 마음의 기계적인 회전을 멈추게 해주기 때문입니다. 《반야심경》은 우리의 잠을 깨우는 주문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옮긴이의 말

《반야심경》은 짧지만 불교 경전 가운데 가장 유명하다. 통째로 외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짧은 경전의 뜻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이 무슨 코미디인가? 여럿에게 물어봤지만 확 와 닿게 뜻을 풀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불교 공부 꽤나 했다는 사람이 그랬다. 그것은 스님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국내외의 아주 많은 《반야심경》 해설서를 찾아 읽었다. 하지만 나를 만족스럽게 하는 책이 없었다. 정독을 해도 확 터지지가 않았다. 제대로 알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일본 여행길에서 나는 이 책을 만났다. 어느 서점이었다. 이 책 앞에는 이런 안내의 글이 붙어 있었다.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반야심경》 해설서!’ 그렇게 이 책은 한국에 소개되게 됐다.

목차 위로

들어가며

《반야심경》을 외는 법
옮긴이의 글

시작
불교, 그리고 《반야심경》의 목적
붓다가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이었을까?
불교를 알기 위한 기초 지식
우리말 《반야심경》

행복
나는 나를 정말 좋아하고 있을까?
누구나 괴로움과 싸우고 있다

괴로움
괴로움 속에 살아가는 ‘나’ 자각하기
괴로움은 왜 일어나는 걸까?
정말 나는 자유롭게 살고 있을까?

공空
홀로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반야심경》의 세 가지 열쇠 말, 괴로움·공·반야
나를 아는 것이 반야의 지혜
마음도 몸도 실체가 아니다
‘색’은 곧 ‘공’이다
‘공’은 곧 ‘색’이다

희망
‘내’가 바뀌면 ‘바깥 세계’도 바뀐다
반야의 지혜에 따라 비로소 삶이 바뀐다

알아차림
알아차리기 훈련
자신을 의식화해 가는 훈련, 정념正念
사고의 조건 지어짐을 푸는 훈련, 정정正定

받아들임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

읽기
마음의 움직임을 멈추게 하는 《반야심경》
《반야심경》을 읽는 법

나오며

상세소개 위로

누구보다 치열하게 삶에 대해 고민했던 사람,
붓다(Buddha)가 찾은 행복의 문을 여는 열쇠


세상에서 행복을 바라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집을 사고 차를 사고 영화를 보고 맛있는 음식을 사 먹고…… 이 모든 게 행복하기 위해 하는 일들이다. 어쩌면 인간의 모든 행위는 그 최종 목적이 행복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사는 게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 행복하려고 애쓸수록 오히려 행복에서 더 멀어지는 기분이다. 왜 그럴까? 어떻게 해야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

2,600여 년 전 인도에서 태어난 고타마 싯다르타(Gautama Siddhārtha)는 인류 역사상 그 누구보다 오래, 또 깊이 이 문제를 탐구했다. 고통스러운 삶에서 벗어나 완전한 행복에 이르는 길을 찾고자 왕자의 신분마저 버리고 집을 나섰다. 그리고 긴 고행과 수행 끝에 마침내 답을 찾았다. 흔히 우리가 불교라고 부르는 것, 사성제(四聖諦)·팔정도(八正道)·연기(緣起)·공(空) 등 불교의 핵심 교리라 일컫는 이것들이 바로 그가 찾은 행복의 열쇠이다.

그로부터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가 발견한 행복의 길보다 더 나은 길은 나오지 않았다. 시대와 인종과 종교를 뛰어넘어 전 세계 많은 사람이 그의 가르침을 듣고 따르는 이유가 여기 있다. 누구보다 먼저 행복의 길을 밝혔고, 누구에게나 보편적인 삶의 이치를 일깨워주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깨달은 자, 붓다(Buddha)라고 부른다.

전 세계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경전
《반야심경》, 인문학으로 다시 읽다


한국 불자들이 사랑하는 경전이자, 전 세계적으로 널리 읽히는 경전인 《반야심경》은 붓다의 가르침을 담은 수많은 경전 중에서 길이가 가장 짧다. 총 262자밖에 안 된다. 그 속에 붓다 가르침의 정수를 꾹꾹 눌러 담았다. 말하자면 《반야심경》은 붓다의 인생론과 행복론이 집약된 엑기스이다. 하지만 워낙 함축적이라 원문만을 읽고서는 그 뜻을 온전히 헤아리기 어렵다. 국내외에 다수의 해설서가 나와 있지만, 그마저도 장황하고 복잡하게 이론을 설명하는 책이 대부분이라 불교를 공부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읽어도 무슨 이야기인지 감이 안 잡힌다.

이 책은 기존 해설서와는 완전히 결이 다르다. 고리타분한 이론 설명에 치중하기보다 실용적이고 실천 가능한 행동 지침으로서 《반야심경》을 푼다. 어떻게 하면 지금 당장 행복해질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반야심경》에 담긴 붓다의 가르침을 매일의 삶에서 실천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어려운 불교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일상의 문맥에서 《반야심경》을 풀이한 것도 차별점이다. 1991년 처음 출간된 이후 30여 년간 일본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은 이 책은 인생을 불행에서 행복으로 전환하는 마중물로써 《반야심경》이라는 경전을 독자들에게 선물한다.

행복을 위한 나날의 실천법
멈추어 지켜보고 명상하라!


《반야심경》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세 가지다. 괴로움, 공(空), 반야의 지혜이다. 저자는 책에서 이 세 가지를 설명하는 데 지면 대부분을 할애한다. 왜냐하면 이것이 붓다의 가르침 가운데 핵심이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면,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내용이란 이야기다.

괴로움이란, 앞서 말한 대로 삶 자체가 괴로움의 연속이라는 가르침이다. 공은 세상에 완벽히 독립적인 존재란 없으며, 모든 것은 다른 것들과의 관계 맺음을 통해 존재한다는 가르침이다. ‘나’, ‘내 것’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으며, 그런 생각이야말로 괴로움을 불어오는 근본 원인이라는 게 골자다. 마지막으로 반야의 지혜란, 매 순간 자신이 연결된 존재임을 인식하고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감정과 욕망을 즉각 알아차려 자동적인 반응을 멈추는 것을 말한다.

이 세 가지를 제대로 이해하면 불교를 몰라도 붓다의 가르침을 안 것이며, 소위 ‘깨달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만 앎에는 수준이 있어서 깊이 체득하여 삶을 변화시키기까지는 끊임없는 노력과 실천이 필요하다. 이때 유용한 것이 팔정도(八正道, 여덟 가지 바른길)이다.

팔정도는 붓다의 근본 가르침 중 하나로 괴로움에서 벗어나 대자유에 이르는 여덟 가지 수행법이다. 이중 저자는 일반인들이 일상에서 언제든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행동 지침으로 정념(正念)과 정정(正定)을 권한다. 익숙한 말로 표현하면 ‘지켜보기’와 ‘명상’이다. 매 순간 떠오르는 감정과 생각을 유심히 관찰하고, 틈틈이 자신의 정신과 하나가 되어 지내는 시간을 갖는 일이다. 이 두 가지는 지금 여기, 현재를 온전히 살아가는 기술이자, 있는 그대로 자기 자신을 바라보고 사랑하는 연습이다. 자신을 얽매고 있는 것─지나간 것, 오지 않은 것, 내가 아닌 모든 것─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오롯이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정념과 정정 외에 나머지 가르침 역시 삶을 행복으로 이끌어주는 아주 훌륭한 실천법들이다. 올바른 삶의 태도라고도 할 수 있는 그 내용을 간략히 소개한다. 언뜻 보면 간단해 보이지만, 실은 매우 어려운 생활이다.

_ 정견(正見) 바르게 보기
_ 정사(正思) 바른 생각
_ 정어(正語) 바른 말
_ 정업(正業) 바른 행동
_ 정명(正命) 바른 생활
_ 정정진(正精進) 바른 노력
_ 정념(正念) 바른 알아차림
_ 정정(正定) 바른 마음의 통일

정말 자유로워지고 싶다면
사랑하라, 지금 그대로의 ‘나’를!


붓다는 우리가 행복하지 못한 이유가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스스로 자유롭게 산다고 여기지만, 실은 온갖 것들로부터 제약을 받고 있다는 게 붓다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갖고 싶은 물건이 있다고 해보자. 우리는 어떻게 해서든 그 물건을 손에 쥐려고 애쓴다. 그러면서 내가 원해서, 내 자유로 그렇게 하는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붓다는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멈출 수 없다면 자유롭지 못한 것이라고 말한다. 즉 바라기밖에 할 수 없을 때는 자유로운 상태가 아닌, 욕망에 사로잡힌 상태라는 것이다. 화나 분노와 같은 강렬한 감정에 몰려 있을 때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에게 화를 낼 때, 우리는 우리의 자유 의지로 화를 내는 게 아니다. 화라는 감정에 붙들려서 화를 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때 우리에게 다른 선택지는 없다. 이렇듯 우리 삶은 조금도 자유롭지 않은데, 자유롭다고 착각하며 살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또 하나, 행복을 자꾸 바깥에서만 구하려고 하므로 시간이 가도 행복해질 수 없다고 말한다. 좋은 집, 좋은 차, 명문 대학, 일류 기업…… 보통 사람들이 행복의 조건이라 여기는 이것들은 실제로는 행복과 별 상관이 없는 ‘욕심’에 불과하다. 남들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이 만들어 낸 환영일 뿐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런 것들이 주어졌을 때야 비로소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붓다는 바깥에서 찾는 한 행복은 요원하다고 말한다. 바깥으로부터 바라는 게 물건이든 타인의 인정과 관심이든, 자신이 원하는 만큼 충분히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지금 ‘나’에겐 무언가가 부족하고, 행복하기 위해서는 무언가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매일 그 무언가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실은 그런 생각 자체가 불행의 씨앗이다. 우리에게는 행복에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춰져 있다. 부족한 게 없다. 단지 자신에 대한, 행복의 조건이라 여기는 것들에 대한 집착과 욕심을 버리기만 하면 된다. 이것이 붓다가 찾은 행복에 이르는 길이다. 그 길은, 지금 있는 그대로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데서 출발한다.

사는 게 힘들고 지칠 때 《반야심경》을 읽어라

붓다는 ‘삶은 괴로움’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태어나서 살아가는 한 그 사실을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또한 이렇게 말했다. 이 세상에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길이 있으며, 누구든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인간은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으며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라고! 그 사실을 분명히 자각하면, 스스로를 사랑하고 스스로의 삶을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다. 먼 훗날 어느 곳에서가 아니라 지금 서 있는 그 자리에서.

행복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얼마만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냐에 달려 있습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달리 말하면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신념이 뿌리내리도록 하는 것, 그걸 위해 《반야심경》을 낭송하는 것입니다. (…) 구원은, 최종적으로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습니다. 거기서부터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_ 본문 중

사는 게 힘들고 불안할 때, 욕망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버릴 것 같을 때, 행복은 늘 저 멀리에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 이 책을 읽어 보기를 권한다. 지금 당장 나의 생각이 바뀌고 일상이 변화할 것이다. 그로부터 한걸음 삶이 행복으로 나아갈 것이다.

책속으로 위로

불안할 때, 화가 날 때, 욕망의 파도에 휩쓸려 들어가 버릴 것 같을 때 《반야심경》을 읊조려 보세요. 읊조리면서 ‘나는 깨닫는 데 무엇 하나 부족한 게 없다’라는 걸 자신에게 거듭해서 일러주세요. ‘나는 완벽한 존재로서 이 세상에 태어났다’라는 걸 알고 자신을 축복해 주세요. 그리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지금 여기서 그대로 받아들인다’라고 굳게 선언하십시오. 이런 시간을 통해 당신의 무의식에 들어 있는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조금씩 지워가기 바랍니다. _ 9쪽

여기에 물이 든 컵이 있고, 컵 겉면에 ‘독약’이라고 쓰여 있다고 합시다. 자, 당신은 이 컵 안의 물을 마실 수 있습니까. 마실 수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말할 것도 없이 마시면 죽는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신다’라고 하는 행위가‘죽는다’라고 하는 결과를 불러온다는 인과 관계를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 물을 마실 수 없습니다. 하지만 몰랐다면 아무렇지 않게 마셨을 겁니다. ‘알고 있기’ 때문에 당신은 마시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안다’라는 것은 이처럼 인간의 행동을 지배하는 힘이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깨닫다’라는 말을 씁니다. 이 ‘깨닫다’라는 말은 본질적으로 ‘안다’와 다르지 않습니다.

불교는 ‘모르는’ 상태에서 ‘아는’, ‘깨달은’ 상태로 옮겨가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무명에서 깨달음으로 옮겨간다고 하면 뭔가 어려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이것을 우리가 쓰는 나날의 말로 바꾸어 말하면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아는’ 상태로 바뀌는 것을 말합니다. 어렵지 않습니다. 그렇게 ‘앎’을 통해 나의 행동 방식, 곧 내 삶의 방식을 바꿔 가는 것이 불교의 목적입니다. _ 21쪽

흔히 ‘나’라고 부르며 사랑하고 있는 것이 실은 ‘감정’에 지나지 않는다는 걸 많은 사람이 모르고 있습니다. 그것을 알길 바라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그것을 알면 자신이 행복해지는 것이 타인이 행복해지는 것과 별개가 아님을 알게 됩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이어져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_ 43쪽

붓다의 중심 테마는 ‘행복’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다시 말해 괴로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의식으로 일관했습니다. 그가 찾았던 것은 행복의 노하우였지 철학도, 학문도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행복해지지 않는다면 불교는 무의미한 것입니다. 붓다의 가르침은 이론적으로는 여러 가지 어려운 면이 있지만, 실천적인 문제의식에서 보았을 때는 괴로움으로부터의 탈출 방법에 지나지 않습니다. _ 54쪽

우리는 철두철미하게 조건 지어진 존재입니다. 세상에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힘이 늘 작동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힘에 늘 휘둘리며 살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를 불교에서는 ‘공空’이라고 표현합니다. 그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무엇이나 ‘실체가 아니다’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실체가 아니라는 게 무슨 뜻일까요? 그것은 다른 것의 힘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자신의 힘만으로 움직이는 독립된 존재는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는 뜻입니다. _ 70쪽

우리를 화나게 하는 일이나 사람이 바깥 세계에서 모두 사라지는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슬픈 일 하나 안 당하는 것 또한 불가능합니다. 모든 이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보증 또한 없습니다. 갖고 싶은 것을 모두 손에 넣을 수도 없습니다. 이처럼 내 뜻대로 바꿀 수 없는 바깥 세계에서밖에 내가 행복해질 수 없다면, 우리는 행복해지기 몹시 어렵습니다. 하지만 바깥 세계를 바꾸지 않더라도 우리는 우리의 감정을 바꿀 수 있습니다. _ 109쪽

8정도 가운데 특히 중요한 것 하나가 ‘정념’입니다. 정념이란 나날살이 속에서 자신의 생각과 행동 일체를 의식화해 가는 훈련을 말합니다. 이 훈련을 통해서 우리는 내 행동의 자동성, 기계화, 곧 조건 지어져서 움직이는 것을 알아챌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반야의 지혜’라고 말해온 ‘알아차림의 능력’입니다. 우리는 이 힘을 철저히, 그리고 체계적으로 길러 가야 합니다. _ 126쪽

8정도 가운데 ‘정념’과 함께 중요한 것이 ‘정정’, 곧 명상입니다. 이것은 선禪이라는 형태로 우리나라에 들어왔습니다. (…) 명상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깥 세계에 조건 지어져서 자동적으로 일어나는 우리의 나날의 행동을 그 조건 지어짐으로부터 풀어내는 데 있습니다. 조건 지어짐이란 과거에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해체하는 일은 ‘지금, 여기’, 현재에 사는 훈련이라고 해도 좋습니다. _ 138쪽

조건 지어짐을 풀기 위해 필요한 것을 저는 앞에서 여러 가지로 거론했습니다. 그중 우리의 태도로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 하면, 지금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으면 바깥 세계에 의지하는 일이 사라지며 온갖 조건 지어짐이 절로 해체되기 때문입니다. _ 148쪽

자신을 받아들일 때 이런저런 조건을 붙여서는 안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무것도 부족한 것이 없다’라고 긍정하는 주문이 필요합니다. 《반야심경》 전체가 이 주문에 둘러싸여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구원은, 최종적으로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습니다. 거기서부터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_ 1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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