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으로 나가지 말라. 진리는 내적 인간에 깃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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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으로 나가지 말라. 진리는 내적 인간에 깃들어 있다
  • 김선경
  • 승인 2020.03.18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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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라 컬러링 100』  편집부 | 128쪽 | 12,800원
『수채 컬러링북 숲속에서』  다나 폭스 지음 · 이정민 옮김 | 120쪽 | 15,000원

 

“나는 만다라를 그리면서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나는 어디에 서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내가 걸어온 모든 길과 여정은 어느 한 점 중심으로 가고 있음을 나는 본다.” 

정신의학자 칼 융(Carl Gustav Jung, 1875~1961)의 말입니다. 그는 ‘만다라’를 정신치료의 한 방법으로 도입하게 한 장본인입니다. 융은 스스로 정신적인 불안을 겪으면서, 꿈과 환상이 무의식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연구했습니다. ‘날마다 매순간 우리가 겪는 경험이 의식적으로는 망각되고 사라지는 듯하지만 그 흔적은 무의식 안에 차곡차곡 쌓인다’는 것이 당시 정신의학계의 이론이었습니다. 

융은 무의식이 표현되었을 때 어떤 경우에는 매우 위험해진다는 것을, 자신의 경험과 환자들의 사례를 통해 잘 알고 있었습니다. 무의식의 원인을 알아내고, 이를 통제하기 위해 융이 사용한 치료법은 ‘놀이’였습니다. 놀이를 통해 억압된 무의식이 해방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특히 정신분열증을 앓는 이들이 동그라미를 반복적으로 그리는 것을 눈여겨보았는데, 이는 융이 인도와 티베트로 건너가 ‘만다라’를 집중 연구하도록 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만다라(Mandala)’는 산스크리트어로 ‘원(圓)’이라는 뜻입니다. 오랜 세월 여러 종교와 문화권에서 발견되는 원형의 상징물입니다. 완전함, 하나, 일체, 우주, 자기(self) 등을 의미하며, 명상과 마음 수행의 도구로 이용되었습니다. 융의 연구로 만다라가 가진 치유의 힘은 널리 알려졌으며 정신치료에 응용되기 시작, 오늘날 미술치료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만다라 문양은 동그라미를 기본으로 세모, 네모 등을 대칭으로 하여 다양하게 변주됩니다. 반복되는 문양은 가운데 중심으로 모아지는데, 그 동그라미가 핵심이자 본질입니다. 융은 그 중심을 바로 나 ‘자신’으로 보고, 인간 정신은 그 중심을 발견하는 데 있다고 했습니다. 즉 만다라는 이 중심으로 들어가도록 이끄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도록 돕는 장치인 것입니다. 융 자신도 만다라를 그리며 스스로를 치유했다고 합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잠시 멈춤'으로 대변되는 요즘, 융의 말이 새삼 와 닿습니다. 

“밖으로 나가지 말라. 진리는 내적 인간에 깃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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