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국민작가 페르난도 페소아는 말했습니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이란 모든 이에게 일어나거나, 혹은 우리에게만 일어나거나 둘 중의 하나다. 첫 번째 경우라면 새로울 것이 없고, 두 번째 경우라면 타인들을 납득시킬 수가 없다(《불안의 서》, 봄날의책).” 이 구절을 저는 이렇게 읽습니다. “나에게 벌어진 일은 결국 내 안에서 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

페소아가 생전 불교에 대해 알았는지 어떤지 알 수 없지만, 그의 생각은 불교의 가르침과 많이 닮았습니다. 2,600여 년 전 붓다 역시 모든 문제의 답은 바깥이 아니라 자기 안에서 구해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그 해결책을 여러 가지로 제시했지요.

인생의 고해를 건너는 방법으로 붓다가 전한 가르침 중 하나이자, 오늘날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바로 ‘명상’입니다. 명상에 대한 정의는 학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넓은 범주에서 이해하면 고요함 속에 머물면서 내면에 귀 기울이는 행위입니다. 외면하고, 꼭꼭 숨겨 두었던 불편한 진실들과 마주함으로써, 그로부터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것이 명상의 목적이자 가치입니다.

서양에 위빠사나 명상을 소개한 선구자이자 저명한 명상 지도자인 잭 콘필드 박사의 책 《어려울 때 힘이 되는 8가지 명상》 역시 큰 줄기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책에 소개된 8가지 명상법은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기 위해 계발한 독창적인 명상법으로, 저자의 오랜 명상 경험이 스며 있습니다. 저자는 책에서 “우리 모두의 내면에는 내가 ‘아는 마음’이라 부르는 확실성의 빛(지혜)이 있”다고 말합니다. 이 내면의 지혜를 밝히면, 시련은 더 이상 인생의 장애물이 아니라 ‘나’를 성장시키고 ‘내 삶’을 풍요롭게 하는 밑거름이 되어준다고 말합니다.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게 명상이지만 보통 우리는 두 가지 상황일 때 주로 명상을 합니다.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을 때, 그리고 견디기 힘든 상황에 놓였을 때! 두 상황 모두에 명상은 효과적이고 도움이 되지만, 굳이 더 필요한 상황을 따지자면 후자가 아닐까 합니다. 어디에도 답이 없다고 느낄 때, 인생의 벼랑 끝으로 내몰린 기분이 들 때, 명상을 통해 우리는 다시 한번 살아갈 이유와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어려울 때 힘이 되는 8가지 명상》은 그런 상황에서 실천하면 좋은 명상법을 소개한 책입니다.

최근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로 전 국민이 큰 시름을 앓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매일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더 이상 아픈 사람이 나오지 않기를, 하루빨리 이 상황이 진정되기를 기원합니다. 더불어 이런 때, 명상을 통해 이웃의 아픔을 함께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권합니다. 누군가를 향한 사랑과 연민의 마음은 반드시 전해지고, 그것들이 모여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이 되어줍니다. 걱정과 근심으로 한껏 예민해지고 뾰족해진 자신의 마음을 달래는 데도 도움이 될 겁니다.


‘연민 나누기’ 명상 실습(《어려울 때 힘이 되는 8가지 명상》 책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친구, 이웃을 마음에 그리고, 그들의 모습을 마음속에 계속 떠올립니다. 그들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면 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고생 그리고 슬픔의 깊이를 느껴봅니다. 그들이 모두 잘 되기를 기원합니다. 그들을 위해 간단한 연민의 구절을 마음속으로 속삭입니다. “크나큰 연민과 친절 속에서 슬픔과 다툼을 당신이 견뎌내기를. 당신에게 연민이 있기를. 당신의 고통과 슬픔이 사라지기를. 당신이 평화롭기를.” 그러고 나서, 부드럽게 호흡하면서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 한 명 한 명에게 또는 사랑하는 모든 사람과 모든 친구에게, 연민의 마음을 계속 보냅니다. (중략) 모든 존재를 위하여 따뜻한 연민의 기도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