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드림(Do Dream), 트렌드를 디자인하라] “불자들이 나누는 화끈한 이야기를 편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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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림(Do Dream), 트렌드를 디자인하라] “불자들이 나누는 화끈한 이야기를 편집하다”
  • 허진
  • 승인 2020.02.25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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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크리에이터 3인 3색
조계사 환상의 듀오 | ‘불짬뽕’ 이해진 홍보팀장, 안재형 행사팀장

'불짬뽕’, 그 위대한 탄생

유튜브 채널 ‘불짬뽕’은 조계사 종무원인 이해진 홍보팀장과 안재형 행사팀장 둘이 합심해서 만든 콘텐츠다. 그간 조계사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오는 영상들은 조계사 신도들에게만 한정적으로 소비되고 외부인에게까지 소비층이 확장되지 못했다. 안 팀장은 이를 불자들도, 불자가 아닌 사람들도 즐길 만한 콘텐츠로 보완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 팀장 역시 재생시간이 긴 법문 영상등 기존 콘텐츠를 짧은 호흡으로 소비되는 유튜브 플랫폼에 맞게 리모델링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렇게 둘이 기획하게 된 것이 지금의 ‘불짬뽕’이 다. 기획 단계에서 최대 관심사는 ‘소통’이었다. 불자와 비불자 간 괴리, 청년 불자와의 괴리에서 오는 오해를 풀고 이들이 서로 이해하고 소통할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었다.

“ (안 팀장) 일단 적은 비용으로 제작할 수 있는 형식이어야 했습니다. 또 외부 인력 없이 둘이서 소화할 수 있어야 했고요. 그래서 생각한 게 토크쇼 방식입니다. 스님 섭외가 상대적으로 어려우니 신도님들을 모시고 진행하기로 했어요. 지금의 ‘불짬뽕’ 출연진, 주축 신도인 60·70대 여성 보살님 4명과 청년 1명의 조합이 탄생했지요.”
‘불짬뽕’은 이 팀장이 진행 역할 맡아 ‘시댁의 하나님, 어떻게 해야 할까요?’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받으러 교회에 간다는 손주, 어떻게 설명할 까요?’ 등 흥미로운 질문을 던지고 보살님들과 청년의 생각을 들어보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 (이 팀장) ‘불자들이 화끈하게 토크를 나눈다’ 라는 의미로 ‘불짬뽕’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우연히 둘이 밥 먹으러 중국집에 갔다가 ‘불짬뽕’ 메뉴를 보고 ‘불’이란 단어에 ‘佛’을 연결시켜 말을 만든 거예요. 앞으로 차기 콘텐츠들 이름도 ‘불’자로 시작하는 단어로 지을 예정이고요. 많이 기대해주세요.”

오직 원력으로, 피와 살을 깎아 만드는 ‘불짬뽕’

이 팀장과 안 팀장은 각각 조계사 홍보업무와 행사기획업무를 맡고 있다. 조계사 유튜브 채널에 올라오는 법문, 그림뉴스 등 영상 콘텐츠를 관리 하는 것은 이들 업무의 극히 일부이며 ‘불짬뽕’ 제작은 공식 업무가 아니다. 사찰에서 시키지도, 외부에 큰 명분이 있지도 않은 상황에서 오직 이들 스스로의 원력으로 ‘불짬뽕’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다. 열악한 환경에서 피와 살을 깎아 가며 영상을 만들다 보면 사찰 지원이나 주변의 응원이 절실해질 때가 많다. ‘불짬뽕’ 촬영은 다섯 명의 출연진들 일정에 맞춰 주로 주말에 진행 되는데 이 팀장과 안 팀장 모두 가정이 있다 보니 쉬는 날 출근할 때마다 가족에게 미안해진다.
이 팀장은 쉬는 날 아이를 데리고 출근해서 옆에서 놀게 하고 밀린 업무를 처리한 적도 있다.
장비도 부족해서 촬영이 있는 날마다 아침 일찍 합정 장비대여업체에 들러 카메라와 조명 등 무거운 장비들을 빌려오는 번거로움을 겪는다. 촬영 환경도 생각보다 열악하다. ‘불짬뽕’ 촬영 현장에 동원되는 스태프는 카메라 촬영을 맡은 이팀장, 진행과 프로듀서 역할의 맡은 안 팀장, 기타 지원 업무를 맡은 아르바이트생 1명, 총 3명이 전부다. 이 팀장이 혼자 카메라 5대를 모두 체크 하며 촬영하는데 이렇게 적은 인력으로 촬영을 진행하다 보면 실수가 생기고 곧 영상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 (안 팀장) 한번은 출연진들의 마이크를 꼼꼼하게 하지 못해 한 보살님의 목소리가 작게 나온 적이 있었어요. 나름대로 저희 생활을 희생하면서 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인력 부족으로 결과 물이 아쉬우면 속상하지요.”
능률을 올려 점점 시간을 줄이고 있긴 하지만 이 팀장 혼자 영상을 편집하다 보니 편집에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불짬뽕’ 영상을 편집하다 밀린 본업을 몰아서 처리하다 보면 손목에 무리가 오기도 한다.

“ (안 팀장) 희망적인 건 현재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이 새로운 미디어 콘텐츠에 대해 마음이 열려 있는 분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당장 성과가 나지 않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거고요. 아직 사찰에서 ‘불짬뽕’ 제작을 적극 지원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았을 뿐, 분위기는 언제든 반전될 수있다고 봅니다.”

“ (이 팀장) 일단 숫자로 보여주는 게 있어야 다음 콘텐츠 사업을 추진할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구독자와 조회 수에 민감한 편입니다. 1차 목표는 구독자 1,000명입니다. 앞으로 목표 숫자를 점점 올릴 계획이고요. ‘불짬뽕’ 많이 구독해주세요.”

지칠 때 가장 큰 힘이 되는 서로의 존재

각자 본업으로 바쁘고 사찰의 지원이나 보상도 없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불짬뽕’을 계속 제작하는 이유에 관해 묻자 둘은 입을 모아 ‘자기만족’ 이라고 말한다.

“ (이 팀장)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재미없으면못 하지요 (웃음) . 안 팀장이랑 다음엔 어떤 주제로 할지, 어떤 걸 시도해볼지 얘기 나누는 게 재미있 어요. 공들여서 만든 ‘불짬뽕’을 청년회에서 좋아해 주고 자신들 SNS에 공유하며 홍보해주면 힘도 나고요.”

“ (안 팀장) 불교의 좋은 가르침을 저만 안다는 사실이 아까워요. 요즘같이 ‘자존감’의 중요성이 부각된 시대에 가장 필요한 종교가 불교라고 생각합니다. 불교에서는 내 안에 불성이 있고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말을 하잖아요. 불교에서는 자체적으로 이런 홍보를 많이 안 하니까 제가 불교를 재미있고 편한 방식으로 알리고 싶어서 ‘불짬뽕’을 만드는 거예요.”
여러 가지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즐기며 일하고 있지만 ‘이런 거 뭐하러 찍었어?’라는 주변의 반응을 들을 때면 정말 허탈해진다고 한다.

“ (안 팀장) 물론 이런 반응이 나오는 데에는 저희 영상이 미숙한 탓도 있겠지요. 하지만 새로운 시도를 하는 저희와 새로운 시도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 간에 소통이 안 되는 게 더 큰 이유 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영상을 보는 사람들이 조금만 더 마음을 열어줬으면 좋겠어요.”

“ (이 팀장) 이렇게 허탈함을 느낄 때 가장 큰 힘이 되는 건 서로의 존재인 것 같습니다. 저희 둘은 서로의 역량을 인정하고 소통하는 형태로 협업하고 있어요. 힘들 때면 둘이 서로를 격려하는데 그러다 보면 우리도 모르는 새 둘이서 또 다음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더라고요. 그 일이 가장 재미있고 좋으니까요. 결국 ‘다음엔 이렇게 만들어서 다시 보여주자, 더 등급을 올려서 인정받자’는 식의 결론이 나지요.”

 

‘불짬뽕’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

두 사람이 ‘불짬뽕’을 통해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 (이 팀장) 사찰과 불교에 관한 고정관념을 깨고 싶습니다. ‘스마트워치 (사진 찍기, 음악 재생, SNS 등 여러 가지 컴퓨터 지원 기능을 갖춘 손목시계) ’를 찬 스님을 보고 ‘어 떻게 스님이 스마트워치를 차?’라며 신기해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놀란 적이 있어요. 스님은벽 보고 수행만 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있나 봐요. 또 제가 사찰에서 일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절에도 일하는 사람이 있어요?’ ‘돈 받고 일하세 요?’ ‘나중에 스님 되세요?’라고 물어요. 사찰, 사찰에서 일하는 종무원, 스님 모두 상상 속 동물이 아닙니다. 종교는 사람들 가장 가까이에서 친숙 하게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콘텐츠를 통해 신성화된 불교의 이미지를 순화하고 싶습니다.”

“ (안 팀장) 언젠가부터 ‘당 떨어졌어’ ‘헬조선’ 등힘들다는 표현이 부쩍 많아진 거 같습니다. 힘들때 가장 도움이 되는 건 ‘나 자신’입니다. 내가 스스 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바로 불교, 부처님 말씀, 도반이고요. 지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삶을 바라보는 여러 잣대 중 하나로 불교를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피와 살을 깎으며 콘텐츠를 제작하는 어려움 에도 재미를 느끼는 두 사람. 불교 유튜버 입문자 에게 전하고 싶은 팁을 부탁했다.

“ (이 팀장) 이것저것 재지 말고 바로 시작하세 요. 이웃 종교에는 꾸준히 활동하는 유튜버가 많은데 우리 불교 쪽엔 꾸준히 활동하는 유튜버가 손에 꼽힐 정도로 적습니다. 거대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역량을 월등히 상승시킬 필요 없어요. 스마트폰만 가지고 있으면 누구나 유튜버가 될 수있는 환경입니다.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실천이 먼저입니다.”

“ (안 팀장)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지를 고민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통해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건그다음 일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 만든 콘텐츠가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설사 아쉬운 결과가 나온다고 해도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한다는 건 의미 있는 일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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