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다의 신화] 활쏘기 대회에서 승리하고 태자비를 맞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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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신화] 활쏘기 대회에서 승리하고 태자비를 맞이하다
  • 동명 스님
  • 승인 2020.02.1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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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한 활과 아름다운 신부감 찾기

인도의 전통 사회에서는 훌륭한 집안의 딸을 두고 많은 구애자가 있을 때 좋은 신랑감을 찾기 위한 대회가 열리곤 했다. 신화 속에서도 훌륭한 신랑감들 간의 치열한 경쟁은 큰 흥미를 불러일으 킨다. 인도의 대서사시 『마하바라타』에서는 판다바 형제의 셋째 아르주나가 드라우빠디라는 아름다운 공주를 얻기 위해 기라성 같은 경쟁자 들을 물리쳤으며, 또 다른 대서사시 『라마야나』 의 주인공 라마도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위데하 (Videha) 왕국의 공주 시타를 품에 안는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들 대회에서 모두 매우 다루기 힘든 신성한 활이 등장한다는 것이 다. 『라마야나』의 위데하 왕국에는 쉬바 신이 사용했다는 활이 대대로 전해져오는데, 그것은 쏘기는커녕 들어 올리지도 못할 정도로 무거운 것이었다. 그래서 대회는 사실상 쉬바의 활을 들어올려서 활줄을 걸고 화살을 메긴 채로 당기기만 해도, 아니 활을 들어 올리기만 해도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 활을 라마가 들어 올려서 줄을 걸고 화살을 메긴 다음 잡아당 기자 활이 그만 부러지고 만다. 그것으로 대회는 라마의 승리였다.

『마하바라타』에서 빤짤라 왕국의 드루빠다 왕은 아름다운 공주 드라우빠디의 신랑감을 찾기 위해 대회를 열었다. 여기서도 특별한 활이 등장한다. 드루빠다 왕은 힘센 사위를 얻기 위해 매우 단단하고 굽히기 어려운 활을 만들어서 그 활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사윗감을 찾고 있었 다. 드라우빠디의 미모와 인격에 관한 소문을 들은 수많은 신랑감들이 여러 나라에서 찾아왔지만 모두 활을 들어 올리지도 못했다. 그때 아르주 나가 등장하여 그 활을 마치 오래전부터 다루어온 듯이 자연스럽게 들어 올려 활줄을 걸고 화살을 메긴 후 시위를 당겨 금빛 과녁을 가볍게 뚫어 버렸다.

이렇게 신성한 활은 아름다운 신붓감을 찾는 특별한 매개체였다. 그런데 그 신성한 활이 부처 님의 신화, 싯다르타의 청년 시절에도 등장한다.

아름다운 신부를 얻기 위한 활쏘기 대회

싯다르타의 혼인에 대해서는 문헌에 따라 내용이 약간씩 다르다. 여기서는 여러 문헌의 내용을 간추려서 전하도록 한다.

왕자의 나이 16세, 숫도다나 왕은 아들을 위해 우기와 건기, 그리고 겨울에 쓸 궁전을 각각 지어주고는 이렇게 생각했다. ‘내 아들이 이제 16 세가 되었다. 이제 내 아들을 혼인시키고 태자로 책봉해야겠다.’ 숫도다나 왕은 삭까족 장로 회의를 소집하고 왕자의 혼인 문제를 의논하였다. 대신들이 다투어 자신의 딸을 추천하자 숫도다나 왕은 그 결정 권을 왕자에게 맡기겠다고 말한다. 왕자는 자신의 의사를 밝혔다.

“젊고 건강하며 아름다우면서도 교만하지 않고, 삿된 생각을 품지 않고, 시부모를 자기 부모처럼 섬기며, 주위 사람들을 자신의 몸처럼 돌보고 부지런한 여인이라면 승낙하겠습니다.”

숫도다나 왕은 여러 가지 보배로 노리개를 만들어 왕자에게 주면서 그것을 성안의 처녀들 에게 나누어주도록 했다. 그러고는 대신들로 하여금 왕자가 어느 처녀에게 호감을 갖는지 지켜 보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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