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식 탐방] 봉선사 운경(雲鏡)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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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식 탐방] 봉선사 운경(雲鏡) 스님
  • 사기순
  • 승인 2007.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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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짓고 스스로 받는 것입니다"

운경 스님은 1904년 충남 서산에서 출생하였으며, 25년 봉선사에서 태허 스님을 은사로 사미계 수지, 29년 해인사에서 용성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하였다. 봉선사 . 유점사 . 김용사 강원에서 사집과 사교를 수료하였으며, 해인사 . 직지사 . 정혜사 . 유점사 . 대승사 . 마하연 . 표훈사 선원 등지에서 수선안거하였다. 자재암 . 흥룡사 주지, 봉선사 총무를 역임하였으며, 68년 의정부 포교당을 설립, 전방지역 군포교에 진력하였다. 현재 조계종 원로회의 의원, 봉선사 문도회 문장 . 주지로서 봉선사를 일신시키고 있다. 앞으로 봉선사 입구의 이만평 부지에 불교박물관, 종합교육원, 종합복지관, 납골당을 건립하여 어린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들에게 부처님의 감로수를 드리울 원력을 갖고 계시다.

때마침 내린 봄비로 촉촉해진 숲은 마냥 싱그럽기만 했다. 푸른 숲의 새들과 나무들, 오염되지 않은 자연은 정녕 아름다웠다. 그러나 봉선사 가는 길목에서 정작 기자를 기쁘게 한 것은 자연이 아니었다. 풍광이 빼어난 곳엔 어김없이 우리의 마음의 고향인 부처님 도량이 있고, 부모님처럼 찾아뵐 어른스님이 계시다는 점만으로도 한없이 기뻤다.

"오느라고 힘들었지요. 이거 먼저 들어요. 피로가 조금은 풀릴 게야."

올해 93세의 운경 큰스님, 사탕과 드링크류를 권하며 빙그레 미소짓는 그 모습에서 스님의 그동안의 이력, 아이들에게 사탕이며 과자를 챙겨다주며 부처님 말씀을 옛날 이야기처럼 구수하게 해주시는 그 평생의 원력행도 읽을 수 있었다.

- 스님 건강은 좋으신지요.

"다른 데는 다 괜찮은 편인데 다리가 병통이에요. 두어 달 전에 미끄러져서 크게 다쳤는데 아직도 나을 기미가 안 보이는군요. 이미 몸이 낡은 수레가 되었는데 낫기를 바라는 것이 욕심이지."

- 스님께서 건강하셔야 저희들도 힘이 납니다. 도량이 매우 활기차 보입니다. 다 스님의 덕화인 것 같습니다. 보통 하루일과는 어떠신지요.

"요새는 다리 때문에 바깥 출입을 자제하고 주로 절에만 있지요. 새벽 4시에 일어나 참선하고 독경하는 걸로 하루를 시작하고, 때되면 공양하고 그저 앉으나 서나 참선하고 독경하고 부처님 명호를 부르는 게 일이에요. 또 찾아오는 분들이 있으면 함께 이야기도 나누고...."

- 스님, 봉선사에서 출가하셔서 강원수업과 제방선원에서 보낸 때를 제외하면 평생을 이 일대에서 포교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봉선사에 대해 몇 말씀 해주십시오.

"세조대왕 알지요. 그이가 조카 단종을 폐위시키고 즉위했지만 불교에 귀의하고 참회를 많이 했지요. 이 절은 원래 그 세조대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지어졌는데 사후(死後)까지도 조카인 단종의 슬픈 애혼을 달래기 위한 뜻도 있는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가진 도량입니다."

- 일설에는 고려 때 창건됐다고 하던데요.

"운허 스님을 비롯해서 일인들의 고문 후유증으로 돌아가신 지월 스님, 중국으로 망명해 독립운동을 펼친 운암 스님 등 여러 스님네들과 지사들이 봉선사를 중심으로 독립운동을 했어요. 그러니 자연 진접파출소 순사들의 눈에 가시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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