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는 독하게 맘먹지 않으면 웬만해선 끊기 어렵다. 특히 한번 시동이 걸리면 얼마간은 달려야 한다. 벌써 이번 주에만 세 번째다. 요즘 먹거리들이 경쟁이라도 하듯 ‘빨간맛’의 도수를 올리고 있지만, 정말 무서운 건 순한 맛이다. 매운맛과 단맛이 적절히 어우러진 순한 맛은 그야말로 입과 접시를 무한 왕복하게 만드는데, 그 순간 ‘스톱’은 불가능하다.
그를 만난 건 바로 그 중독적인 맛의 비밀을 알고 있는 듯한 동네 새로 생긴 떡볶이 체인점이었다. 그는 외모부터 남달랐다. 우선 눈길을 끈 건 머리였다. 가닥을 셀 수 있을 정도로 숱이 적은 데다 부숭부숭한 곱슬머리를 한껏 위로 치켜 세운 모양 때문이었다. 혹시 무슨 큰 병을 앓고 난 건 아닌지 조심스러웠는데, 그런 염려가 무색하게 검고 탱탱한 얼굴과 적당한 몸집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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