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를 넘어 평화를 위해 붓다가 제시한 원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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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를 넘어 평화를 위해 붓다가 제시한 원칙들
  • 주성원
  • 승인 2019.12.24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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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쿠 보디 편역 | 전순환 옮김 | 368쪽 | 18,000원

 

분노와 소모적인 논쟁에 가려진 진리, 
진정한 평화를 위한 도덕률은 무엇인가

흔히 인간을 다른 동물과 구별시켜 주는 특성을 ‘이성’이라고 말한다. 이는 ‘감정을 억누르고 바르게 판단하는 능력’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하지만 인간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과연 이 말의 타당성에 의문이 든다. 합리적인 제도와 뛰어난 문명을 자랑하던 여러 사회가 분노와 증오로 한순간에 파괴되어 사라져버린 역사적 사건이 허다하다. 이러한 폭력과 갈등, 분열의 조짐은 현시대에도 계속되고 있다. 이 책은 반복되는 이러한 인류의 악업을 끊고, 조화로운 사회를 이루기 위한 붓다의 지혜를 모색한다.

붓다 생전의 인도 사회 역시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전쟁과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붓다 자신도 침략 전쟁으로 일족이 멸망하는 비극을 겪었을 만큼 참혹한 시대였다. 누구보다도 평화를 원했던 붓다는 비참한 결과만을 초래하는 분쟁을 없애는 문제로 많은 고민을 했다. 자신은 깨달음을 증득하여 감정을 제어하고 항상 평온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타인을 그와 같은 경지로 끌어올리는 데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붓다의 가르침에 감명을 받아 출가하거나 재가 신자가 된 이들도 마음속에는 여전히 분노와 증오, 탐욕, 독선의 감정이 도사리고 있었다. 게다가 인도는 카스트라는 신분제도가 엄격했기 때문에, 붓다가 계급 차별은 없노라고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교단 내에는 항상 분쟁의 조짐이 나타났다. 붓다의 가르침을 따르겠다고 맹세한 제자들과 신자들이 늘어날수록 필연적으로 불교 교단은 분쟁에 쉽게 노출되었고, 분열하여 사라져버릴 위기도 여러 차례 겪을 수밖에 없었다. 붓다는 이를 막기 위해 철저하기 ‘조직을 우선하는 사람’이 되어야 했다. 붓다가 오른 정신적 이상의 높은 경지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불교 수행 공동체인 승가(僧伽)의 화합을 보장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그래서 원활한 수행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세부적인 규범을 확립하고, 분열의 조짐을 차단할 일련의 규칙을 세워야 했다. 이것이 율장(律藏)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이 규칙은 곧 수행 규칙이기도 했다. 이 책의 저자 빅쿠 보디(Bhikkhu Bodhi) 스님은 붓다가 제시한 많은 방법과 수행 이론을 단지 옛 시대의 유물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초기경전에 담긴 이 규범과 수행 방법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용한 지침이 되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신분과 극단에 치닫는 생각을 지닌 사람들, 그로 인해 벌어지는 다툼과 미움, 욕망에 기인한 분노가 항상 불교 교단을 위협했기에 붓다는 그 근원을 뿌리 뽑으려 했다. 현대 사회에서 벌어지는 모든 전쟁과 분쟁의 원인도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직시한다면, 2,500여 년 전 붓다가 제시한 해결책을 허투루 넘겨서는 안 될 것이다. 붓다가 염원하고 꿈꾼 이상 사회는 아직 요원하다. 그러나 붓다의 해결책은 여전히 빛나고 있음은 어쩌면 인류가 가진 마지막 보고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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