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묵 스님의 화 다스리기] 화를 버리는 방법 4 화의 원인을 이해하고 화는 실체가 없음을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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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묵 스님의 화 다스리기] 화를 버리는 방법 4 화의 원인을 이해하고 화는 실체가 없음을 보아라
  • 일묵 스님
  • 승인 2019.12.03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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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째, 화의 원인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화를 알아차려도 버려지지 않을 때는 그 원인을 파악하여 화를 버릴 수 있습니다. 화의 원인을 찾을 때는 다음과 같이 화가 일어나는 번뇌 구조를 이해하는 것이 유용합니다.

‘어리석음을 조건으로 탐욕이 일어나고, 탐욕을 조건으로 화가 일어난다.’ 먼저 탐욕을 조건으로 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자신의 문제에 적용해 봅니다. 탐욕, 즉 집착이 없다면 화가 나지 않습니다. 집착하는 것이 있으므로 화가 일어난다는 점에 주목하여 내가 무엇에 집착하고 있는지 조사해 봅니다. 이처럼 화의 원인이 되는 집착을 파악하고 그것 때문에 화가 일어났음을 이해하게 되면 화를 버릴 수 있습니다.

만약 어떤 집착 때문에 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이해했는데도 화가 반복해서 일어난다면 그 집착에 어떤 어리석음이 숨어 있는지를 깊이 조사해야 합니다. 집착에 숨어 있는 어리석음을 이해함으로써 집착과 화를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어리석음은 탐욕과 화의 뿌리입니다. 따라서 어리석음을 명확히 꿰뚫지 못한다면 화를 근본적으로 버릴 수 없습니다.

한 여자 수행자는 어떤 모임에서 다른 사람이 주목받는 것을 보고 화가 났습니다. 그때 그분은 화를 내는 자신을 알아차리고 ‘나는 왜 화가 나는 걸까? 나는 무엇을 집착하는가?’ 하고 조사해 보았습니다. 그러자 자신에게 주목받기를 원하는 탐욕이 있었고,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아 화가 났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이를 아는 것만으로도 화가 버려졌지만, 더 나아가 그 집착 속에 어떤 어리석음이 숨어 있는지 관찰해보았습니다. 그러자 그분은 주목받고자 하는 집착에 ‘내가 있다’라는 어리석음이 숨어 있음을 통찰하였습니다. 부처님은 자아가 있다는 생각은 전도몽상이라 하면서 무아(無我)를 설하셨습니다. 이같이 ‘내가 있다’라는 어리석음 때문에 주목받고 싶다는 탐욕이 일어났고 그런 탐욕 때문에 화가 났음을 이해하자, 즉시 화가 버려졌고 어떻게 화가 일어나고 소멸하는지에 대한 지혜가 생겨났습니다. 이처럼 화를 알아차리고 그 원인을 조사하면 화에 대한 깊은 지혜가 생깁니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화가 일어났을 경우 어느 정도 가라앉아 마음이 고요해진 상태에서 그 원인을 조사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화가 난 상태에서 원인을 찾으려 하면, 마음이 이미 화에 압도되어 있어 바른 원인을 찾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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