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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스크리트로 배우는 불교] 염부제와 염마왕, 그리고 팔대지옥(1)

5무간업(五無間業)보다 더 중죄로 여겨지는 몸(身)·말(口)·마음(意)의 악업들, 즉 10악업도의 과보(果報)로 인해 가게 된다는 지옥, 즉 나라카(naraka)라는 이 지하세계는 과연 어디에 위치해 있고, 어떠한 장소이며, 어떤 형벌을 부여하는 곳일까? 이러한 구체적인 질문들에 대한 답은 여러 일반 서적이나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찾을 수 있겠지만, 대부분 개관적인 답만 주어지는 정도일 뿐, 그 이상의 정보들을 찾아보는 수고스러움이 없는 한 문제의 답을 제대로 이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① 지옥은 인간들이 산다는 염부제(閻浮提)의 지하에 있다고 한다. 왜 염부제일까? ② 지옥은 염마왕(閻魔王)이 주관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하필 왜 염마일까? ③ 지하에 존재하는 지옥은 여덟 개의 층으로 구성된
8대지옥(八大地獄)이라고 한다. 지옥은 여덟 개뿐인 것일까? 각각의 지옥에서 받는 형벌은 어떠한 것일까? 이와 같은 질문들에 대한 정답은 주어질 수 없겠지만, 필자는 가능한 한 불교와의 연관도를 넘지 않는 선에서 개연적인 해답을 전승된 문헌과 경전들을 통해 찾아보려 한다.

지옥의 유래

야마 잘 알려져 있듯이 지옥은 이미 불교가 태동하기 오래전부터 언급되고 있는 개념이다. 그래서 지옥의 개념이 시작된 문헌들을 찾아 나섰고, 찾아보니 그 출발점은 역시나 베다(Veda)였다. 베다의 문헌들,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오래된 리그베다(Ṛgveda)의 경우 ‘지옥’을 의미하는 나라카(naraka)나 니라야(niraya)란 용어가 나타나지는 않지만 특정 구절들(RV10.14.1-7)에서 돌아간 선친들과 그들이 가게 되는 사후세계에 관한 내용을 볼 수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내용이 ‘야마(Yama)’라는 부제하에 전개되고 있다는 점인데, 첫 두 개의 구절을 번역해보면 다음과 같다. “야마왕이시여! 당신은 우리 모두를 한데 모으셨고, 우리 위에 있는 저 높은 곳으로 여행을 떠나셨으며, 그 여행의 길을 찾으셨고, 많은 사람들에게 그 길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야마왕 당신은 우리를 위해 처음으로 거처할 곳을 찾으신 분입니다. 이 목초지는 그 누구도 결코 우리에게서 빼앗아갈 수 없습니다. 이 땅에 태어난 사람들은 우리의 선친들이 떠나간 바로 그 길들을 그대로 밟아갈 것입니다.”

피트르로카 다른 한편으로 브르하드-아란야카-우파니샤드(Bṛhat=āraṇyaka=Upaniṣad,1.5.16)는 ‘저 높은 곳, 길, 목초지’로 표현되는 천상(天上)의 세계를 ‘아버지’의 피타르(pitar)와 ‘세계’의 로카(loka)가 합성된 피트르-로카(pitṛ=loka), 즉 ‘망부-계(亡父-界)’란 단어로 표현하면서 이 세계는 ‘아그니-신을 공양하는 행위’라는 뜻의 아그니-호트라(agni=hotra)를 통해 갈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구절들을 읽다 보니, 문득 필자에게 “죽은 후 가게 되는 곳이란 원래 고과(苦果)의 세계라기보다 죽은 뒤 육신이 파괴되지 않고 편안하게 머물 수 있기 바라는 그러한 사후세계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아그니와 같은 천신들을 공양한 선한 영혼들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생전 나쁜 짓을 저지른 악한 영혼들도 존재하기 마련이기에, 이들이 가는 곳은 하늘과는 반대 방향인 땅 아래가 아니었을까? 이러한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유는 아타르와베다(Atharvaveda)에서 단 1회이지만 나라카(nāraka)란 단어가 마침내 등장하며, ‘지하세계’를 의미하는 이 세계가 죽은 뒤의 악한 영혼들이 속죄하기 위해 보내지는 곳(AV12.4.36)이라고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이후의 문헌들은 점차 나라카를 더 자세하게 묘사하면서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살벌하기 그지없는 모습의 지옥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나라카 왕이 묻고 현자가 답하는 바가와타-푸라나(Bhāgavata=Purāṇa)의 제5편 26장 ‘나라카(naraka)’에 관한 이야기에 따르면 지옥은 세계의 정남향(正南向) 에 위치하는 땅 아래에 있다고, 정확하게는 일곱 개의 층으로 구성된 파탈라(paṭala)와 가르바-우다카(garbha=udaka)라는 최하층 사이에 존재한다고 말한다.1파탈라는 어원적으로 ‘부분, 구획’을 뜻하지만 통상 ‘지하세계’라고 불리고, 가르바-우다카는 ‘내부/안쪽의-물/대해(大海)’를 의미한다. 아그니-스와타(agni=svātta)로도 불리는 망부(亡父)들의 세계와 지옥을 관할한다는 야마의 거처가 정남향의 천상(天上) 어디인가에 위치한다고 암시하는 이 문헌에서 야마는 세속의 땅(pṛthivī)에 살다가 죽어서 온 자들을 심판한다. 그 결과, 선한 영혼들은 ‘하늘’을 뜻하는 스와르가(svarga)로 올라가고, 악한 영혼들은 지하로 내려가는데, 이들은 죄의 경중(輕重)에 따라 28종의 지옥들 가운데 해당되는 곳으로 떨어져 형벌을 받는다고 한다. 또한 인간은 ‘생(生)-사(死)-환생(還生)’이라는 상사라(saṁsāra), 즉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기에 천계이든 지옥이든 할당된 과보(果報)가 끝나면 다시 태어난다고 이야기되고 있다.

이상의 내용들을 종합해 볼 때, 불교에서 말하는 지옥, 그리고 이와 관련된 여러 용어들의 내용이 베다 이래로 전해 내려오는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는 듯 보인다. 이제 염부제·염마왕·8대지옥과 관련하여 모두에서 던진 질문들에 대해, 베다 이래의 문헌들에서 찾은 정보들과 지옥을 비교적 잘 기술한다는 『맛지마-니카야(MN 130)』와 『앙굿타라-니카야(AN 3.36)』, 그리고 가장 보편적인 방식으로 기술하고 있다는 바수반두(Vasubandhu)의 『구사론(俱舍論)』 제3편 ‘세계’의 5장 ‘물질계’2의 내용들을 참고해 가며 해답을 제시해보려 한다.

염부제

어원 지옥계를 포함한 3악취(三惡趣)를 지하세계로 두고 있다는 염부제(閻浮提)는 인간들이 살고 있는 유일한 세계로 알려져 있다.3 염부제는 잠부-드위파(jambu=dvipā)의 음역이며, 잠부는 사전에 따르면 사과나 블랙베리 종류의 과실을 맺는 나무라고 한다. 드위파는 ‘섬’을 의미한다. 참고로 드위파는 수사 ‘2’의 드바(dva)와 ‘물’을 뜻하는 아프(ap)로 구성된 합성어로 알려져 있다. 멀리서 섬을 보게 되면, 섬 양옆으로 가르는 두 개의 물줄기가 보인다는 외향적 특징에서 지어진 이름으로 볼 수 있다.

위치 그렇다면, 왜 하필이면 염부제가 유일한 인간세계인 것일까? 불교의 세계관에서 염부제는 수미사주(須彌四洲) 가운데 하나라며 남-섬부주(南-贍部洲)로도 불리는데, 이에 대한 답은 바로 남쪽이라는 방위에서 찾을 수 있다. 역시나 결정적인 단초는 피트르-로카의 야마왕이다. 베다의 세계관에 따르면 여덟 개의 방위에 따른 ‘세계를 지키는 수호자’, 즉 로카-파라(loka=pāla)들이 존재했고, 그 가운데 남쪽의 세계는 야마의 관할이었다. 앞서 소개한 리그베다의 첫 구절들에서 “야마왕이시여! 당신은 우리 모두를 한데 모으셨고… 우리를 위해 처음으로 거처할 곳을 찾으신 분입니다. 이 목초지는 그 누구도 결코 우리에게서 빼앗아갈 수 없습니다…”란 내용이 있는데, 여기에서 ‘우리 모두’라는 인간들이 집결한 가브=유티(gav=yūti)라는 이 목초지는 이후 불교에서 말하는 염부제로 이어진 것이 아닐까?

염마왕

어원과 유래 이러한 염부제의 지하세계를 관장한다는 염마(閻魔)는 ‘쌍둥이’를 의미하는 야마(yama)의 음역이고. ‘왕’을 의미하는 라잔(rājan)이 붙어 염마왕 또는 조금 더 익숙한 표현인 염라(閻羅)대왕으로 불린다. 그런데 염마는 또 다른 이름으로도 존재하는데, 그것은 바로 욕-계(欲界)라는 카마-다투(kāma=dhātu)의 6욕천(六欲天) 가운데 하나인 야마천(夜摩天)이다. 야마천의 산스크리트 표현은 야마-데(yāma=deva)이고, yāma-는 명사인 yama-에서 브릇디(vṛddhi) 현상을 통해 파생된 형용사로서 ‘Yama에 속하는/관련하는’의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야마-데와의 뜻은 ‘야마에 속하는 하늘/천계’가 된다. 필자의 소견으로는 염마와 야마천, 이름도 그 역할도 다르지만, 문헌들을 보게 되면, 이 둘은 하나의 인물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즉 불교에서의 야마천은, 앞서 리그베다와 우파니샤드에서 본 것처럼 피트르-로카라는 천상의 망부-계(亡夫-界)에 유래하는 것이고, 이후 야마는 푸라나에서와 같이 지하세계로 불리는 나라카를 관장하는 염마라는 이름의 왕으로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거처와 사자 염마는 염부제의 지하세계, 정확히 어디에 누구와 함께 머물고 있는 것일까? 『구사론』에 따르면 염마는 염부제의 땅 밑 약 2,400km 떨어져 있는 프레타(Preta)란 아귀(餓鬼)의 세계에서 왕으로서 군림하며, ‘지옥의 수호자’를 의미하는 나라카-파라(naraka=pāla)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피트르-로카에서 야마-두타(yama=dūta)로 불리는 야마왕의 사령(使令)들을 상기시키는 이들은 『맛지마-니카야』에서 니라야-파라(niraya=pāla)로 표현되며, 그들의 역할은 사자(使者)와 같이 악업을 저지른 망자(亡者)들을 염마왕에게 데려가고, 그들에게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가혹한 형벌을 가하고 죄목에 해당되는 지옥으로 보내는 것이라고 적혀 있다. 취조와 삼업 그런데 『맛지마-니카야』와 『앙굿타라-니카야』에서 세존이 비구들에게 염마왕에 관해 이야기하시는 흥미로운 대목이 눈에 띈다. 지옥으로 보내기 전, 염마왕이 망자들을 데와-두타(deva=dūta)와 관련하여 취조하는 장면이다. 데와-두타는 인간계에 사람의 모습으로 사는 ‘신의 사령, 천사’를 의미한다. 염마왕은 망자에게 두 번의 질문을 한다. 먼저 살아생전 다섯 가지 부류의 데와-두타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묻는다. 망자는 보지 못했다고 대답한다. 그리고 재차 아기(生)·노인(老)·병자(病)·고문하는 왕·곧 죽을 사람(死)을 본 일이 있느냐고 묻는다(『앙굿타라-나카야』의 경우 아기와 고문하는 왕이 빠져 있다). 망자는 보았다고 대답한다. 대답을 들은 염마왕은 망자에게 “정작 네게는 ‘나는 결코 생로병사(生老病死)에서 벗어나지 못하니, 차라리 나는 몸(身)·말(口)·마음(意)의 선업을 쌓아야 할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더냐?”고 되묻는다. 망자는 부주의했기에 그러한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대답한다. 염마왕은 부주의함(pamāda)으로 선업을 쌓지 못한 것은 그 누구의 책임도 아닌 망자 자신의 책임이라며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바로 대지옥이다.

8대지옥

염마왕과 그의 사령들에 의해 보내진다는 대지옥, 이곳은 과연 어떠한 곳일까? 마하(mahā)에 니라(niraya) 또는 나라카(naraka)가 붙어 만들어진 대-지옥에서의 대(大)는 ‘큰’이라기보다 ‘주요한, Major’의 의미가 더 부각되어 있는 듯 보인다. 대지옥은 『팔천송반야경』과 『이만오천송반야경』에서 수사 ‘8’의
아스타(aṣṭa)가 붙은 아스타-마하-니라야로 불리고 있으며, 이 8-대-지옥은 통상적으로 테자스(tejas)란 ‘열(熱)’을 고통의 도구로 삼는 팔열지옥(八熱地獄)을 가리킨다. 각 지옥의 명칭은 『구사론』에서 최하층에서부터 소개되고 있다. ① 음역의 아비(阿鼻)나 의역의 무간(無間)으로 번역되는 아위치(Avīci) ② 대초열(大焦熱)로 의역되는 프라타파나(Pratāpana) ③ 초열(焦熱)로 의역되는 타파나(Tapana) ④ 대규환(大叫喚)으로 의역되는 마하-라우라와(Mahā=raurava) ⑤ 규환(大叫喚)으로 의역되는 라우라와(Raurava) ⑥ 중합(衆合)으로 의역되는 상카타(Saṁghāta) ⑦ 흑승(黒縄)으로 의역되는 카라-수트라(Kāla=sūtra) ⑧ 등활(等活)로 의역되는 산지와(Saṁjīva). 『구사론』은 팔열지옥 위에 팔한지옥(八寒地獄)이 존재한다며, 이에 대한 명칭들도 언급하고 있다.
과연 이와 같은 지옥들은 그 유래를 불교에 두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앞서 푸라나에서 언급된 28종의 지옥들과 그 어떤 연관성을 갖고 있는 것일까? 유래나 배경, 명칭들의 어원, 각 지옥의 특징 등 팔대지옥에 대한 두 번째 이야기는 팔한지옥과 더불어 다음 호에서 이어가기로 한다.

1 그림 참조: www.emilydawsonart.com/krishna-art.html
2 영역본의 서지정보: Pruden, Leo M. (1991), Abhidharmakosabhasyam, translated from the French
translation by Louis de la Vallée Poussin, Asian Humanities Press, Berkeley.
3 이와 관련하여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구사론』 참조.
● 다음 어원 여행의 대상은 팔대지옥과 팔한지옥이다.

전순환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대학원 졸업. 독일 레겐스부르크
대학교 인도유럽어학과에서 역사비교언어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9년부터 시작된 한국연구재단 지원 하에 범본 불전(반야부)을 대상으로 언어자료 DB를 구축하고 있으며, 서울대 언어학과와 연세대 HK 문자연구사업단 문자아카데미 강사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팔천송반야경』(2019, 불광출판사), 『불경으로 이해하는 산스크리트-반야바라밀다심경』(2012, 지식과 교양), 『불경으로 이해하는 산스크리트-신묘장구대다라니경』(2005, 한국문화사)이 있다.

 

전순환  bulkwang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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