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스미는 맑고 향기로운 그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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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스미는 맑고 향기로운 그 말씀
  • 편집부
  • 승인 2019.11.0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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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창간 45주년, 다시 보는 월간 「불광」 | 명사들의 명문장

지난 45년간 수많은 필자의 옥고가 월간 「불광」 지면을 통해 소개되었다. 부처님 가르침과 그로부터 길어 올린 삶의 혜안이 담긴 글들이 무던히도 쌓였다. 그 가운데 여전히 우리 가슴을 울리는 명문장을 추려 보았다.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음을 안고 살아가는 이 시대 모든 사람에게 전하는, 행복한 삶을 위한 마중물 같은 글이다.

우리는 개인으로 살고 있다. 동시에 한 사회인으로 국가인으로 인류의 한 사람으로 살고 있다.

동시에 이 시간상의 현세로만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나간 과거의 생과 앞으로 다가올 사후의

생을 연결하는 오늘을 살고 있다. 이와 같이 시간·공간으로 넓은 ‘나’를 생각할 때 부처님께서

가르치시는 ‘참나’를 향하여 오늘을 바르게 사는 길에도 한 걸음 가까워지리라 생각한다.

1974년 11월호, 광덕 스님

나는 원효대사의 말씀을 따라서 열반·성불이라는 것은 모든 중생의 성숙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 하고 싶다. 한 사람이라도 남아 있으면 끝까지 그 사람을 위해서 일할 수 있는 그러한

사람, 그러한 사람이 되는 과정을 겪어야만 성불의 이상이 성취되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1975년 12월호, 이기영(동국대학교 교수)

공부하는 도인들은 부디 보는 대로 듣는 대로 모든 경계를 쫓아가며 이것이 무엇인가

소소영영(昭昭靈靈)한 놈이 무엇인가 하지 말고 또한 생각이 일어나는 곳을 들여다보지 말며

화두를 들 때 잘되고 못 되는 데 마음을 두지도 말며 또한 고요하고 평안한 것을 취하지도 말며

공부하다가 마음이 텅 빈 것을 보고 견성했다고 하지도 말 것이다.

1976년 1월호, 용성 스님(삼일운동 민족대표 33일 중 한 명)

번뇌 망상이 끓어오르는 그때에는 저 마당이나 바깥 뜰에 나가 왔다 갔다 하면서 화두를 챙겨라.

그러면 성성해진다. 그러면 또다시 가서 살그머니 화두가 흔들리지 않도록 그대로 가만히

두호하고 앉아서 참선을 하다가 또 망상이 들어오든지 혼침이나 잠이 오든지 하면 또 벌떡 일어나

밖에 나가서 왔다 갔다 하면서 잠도 깨고 망상도 쫓아버리고 성성하니 화두를 잡아가지고 또 가서

슬그머니 앉아서 참구를 한다. 이와 같이 하면 처음 공부는 익어가고 익은 망상은 스러진다.

1977년 11월호, 구산 스님(조계총림 방장)

물건이나 사람이나 동물이나 식물이나 가끔 보살피지 않으면 없어지거나 병이 난다. 누가 훔쳐

가기도 한다. 챙기지 못하는 사람은 무엇엔가 열중하고 있거나 공상이 많아서 현실이 골고루 내

마음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 자체가 노이로제라고 볼 수 있다.

1978년 5월호, 이동식(의학 박사)

나는 주인이라기보다는 기질 언제나 그 무엇의 종(奴隸)이었다. 무엇의 종이었을까? 굳이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허영의 종이었다고 할 수 있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나를 사로잡은 것은 시를

잘 쓰고 싶은, 그리하여 유명해지고 싶은 욕망이었다. 내가 가진 언어들. 그것조차도 한낱 헛된

망집에 불과하겠지만, 나는 인간 냄새나는 그것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시(詩)의 종이 되게

하소서. 마음속에 시가 있는지, 아니면 시 속에 마음이 있는지, 시와 마음이 한 얼굴이 되는지 나는

가려내고 싶지 않고 다만 나는 시의 주인이게 하소서.

1978년 8월호, 문정희(시인)

꿈을 이루는 길은 직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직선을 따라가다가 장애물이 있으면 치워야 하고

길이 끊어졌으면 길을 이어야 한다. 그것도 불가능하면 가시밭길이라도 헤치고 목적지까지

쟁취하는 집념과 노력이 없이는 꿈은 나의 것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요즘은 ‘세상에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인간형’, ‘있으나 마나 한 인간형’, ‘있어서는 절대 안 될 인간형’ 등이 등장하고 있는데

우리는 이 세 가지 인간형에 속하지 않나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다.

1980년 2월호, 유현목(영화 감독)

나는 글을 쓰거나 생각을 할 때, 특히 드라마의 대사를 외울 때엔 라디오를 틀어 놓는다.

마치 애청자라도 된 듯한 분위기 속에서 글을 써야 원고지 한 칸이라도 메꿀 수 있는 나의 버릇은

허물일 게 분명하다. 그 허물 속에서 독서를 하고 사색하고 대사를 외운다. 그러나 구태여 허물을

말하라면, 진짜 허물은 숨기고 싶어 하는 버릇이다.

1980년 3월호, 장미희(배우)

대개는 불로써 불을 끌 수는 없다. 노여움으로 노여움을 풀을 수는 없는

것이다. 물로써 불을 끄는 것처럼 노여움은 자비심으로, 따뜻한

마음으로 소멸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은 인간인 이상

누구나 현세에서 우선 행복하고 싶다. 아마도 아무도 성냄으로써

행복해진 체험을 가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들이

행복하고 싶다면 노여움을 품어서는 안 된다. 사람들에 대하여 따뜻하게

마음 갖고 인간을 존중하는 마음가짐이어야 하는 것이다.

1981년 3월호, 달라이 라마(티베트 종교 지도자)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봄은 화살표를 해 놓아도 화살표 방향으로 오지 않으며 우주의 순리나

인류의 역사도 다 화살표 방향으로 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또 꿈꾸는 자가 어찌 화살표를

믿는가. 나는 내 생각이 오고 가는 길에서 모든 화살표를 제거하려고 노력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것이 꿈꾸는 자의 가야 하는 지름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987년 4월호, 장석남(시인)

‘참고 기다리며 산다’는 것이 주어진 조건에 굴복해서 산다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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