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식 탐방] 서암 큰 스님
상태바
[선지식 탐방] 서암 큰 스님
  • 사기순
  • 승인 2007.09.1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처님 밝은 등불을 켜기만 하면 어둠은 저절로 스러집니다

서암 스님은 1914년 경북 풍기에서 출생, 28년 예천 서악사에서 출가하였다. 36년 김용사에서 비구계를수지하였으며 김용사 강원 사교과를 수료하고, 일본대학 종교학과 3학년을 중퇴하였다. 예천에 포교당 설립, 갑사의 토굴에서 단식 수행 등 제방선원에서 정진, 40안거를 성만하였으며, 문경 봉암사 조실로서 선풍을 진작시켰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로회의 의장, 종정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대구 팔공사 제2 석굴암에 머무르면서 새로운 선풍을 일으키고 대중포교운동을 열어가고 있다.

--------------------------------------------------------------------------------

"아 , 이 먼 데까지 무엇하러 오려고...힘든데 올 것까지 없어요"라는 서암 큰스님의 말씀 속에는 따뚯하??배려가 녹아 있었다. 그에 힘입어 재삼 청원드리자, 4월 초순에 서울 갈 일이 있으니 그때 보자는 약속을 해주셨다.

약속 당일 서울 삼각산 중흥사 개토제(開土祭)에 참석하신 서암 큰스님은 매우 건강해보이셨다. 서암 큰스님은 "태고보우국사께서 창건하신 중흥사가 터만 남아 있어 마음이 아팠는데 역사적인 이 도량을 건립하여 불교발전의 초석으로 삼고, 국민정신을 통일시키는 도량으로 일구어 남북분단을 극복하자"는 내용의 법어를 내리시며 불사가 원만히 회향되기를 축원하였다. 개토제가 끝나자마자 서암 큰스님은 또다른 일정을 위해 서둘러 산을 내려가셨다. 젊은 사람들이 못 따라갈 정도로 가볍게 내려가시는 스님을 겨우겨우 따라가며 몇말씀 여쭈었다. 팔순이 넘은 연세에도 불구하고 가파른 산길을 걸어가시면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똑같은 톤으로 물 흐르듯 거침없이 말씀하시는 스님의 법문을 들으며 기자는 경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야말로 삼각산을 법당 삼은 웅장한 법석이었다.

지나는 새들도 솔바람소리까지도 잠잠히 스님의 말씀을 경청하듯 고요한 산 속에서 스님의 법향(法香)이 봄햇살 처럼 퍼져 나갔다.

-스님,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나야 떠돌이 중이니 떠돌아 다녔지요. 여기도 가고 저기도 가고 이리저리 인연 닿는 대로 떠돌아 다니면서 중이 하는 소리 듣고 싶다면 해주고 다녔어요."

-스님, 미국에 가셔서 포교하시는 등 대내외적으로 무척 바쁘게 지내신다고 들었습니다.

"미국 가서 포교를 안 했다고도 할 수 없고 했다고도 할 수 없지요. 여러 교수들을 만나 이야기했는데, 어느 교수는 '지식으로 짜내는 이론을 탈피한 공부, 입 열지 않고 하는 공부를 일러 달라'고 하더군요. 한마디로 상념의 세계는 접어두고 의식이 아닌 무의식의 세계, 인생의 참모습을 이야기해달라는 것이었어요 어쨌든 인간의 실상에 대해 탐구하는 자세가 매우 인상적이었지요."

-그 교수처럼 요즘 미국사람들은 아니 미국사람뿐만 아니라 현대 서구인들은 서양문명에 한계를 느끼며, 동양사상 특히 불교사상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글쎄 그런 것까지는 내가 모르겠고, 불교에 관심을 가진 지식인들이 퍽 많은 것은 사실이예요. 그들은 신 중심의 서양문화에 권태를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서양의 종교는 자기는 없고 신만 의지하는 종교인데, 물질문명이 치성해지고 과학이 발달하면서 서구 종교는 사실상 쇠퇴일로를 걷고 있다고 볼 수 있지요. 서구의 학자들은 현대를 서양문화가 벽에 부딪힌 위기의 시대라고 진단하면서 그 구원을 동양의 불교, 물질과 정신이 둘이 아님을 설파하신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찾으려 하고 있어요."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