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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지음 | 304쪽 | 15,000원

 

말에 휘둘리지 않고 살아가려면

 

물은 조건에 따라 구름이 되었다가 비가 되기도 합니다. 땅 위를 흐르면 강이 되고, 추워서 굳어지면 얼음이라고 부릅니다. 세상만사도 이렇게 물처럼 조건에 따라 여러 모습으로 변하는데, 사람들은 ‘비’, ‘강’, ‘구름’ 같은 ‘말’ 하나하나에 사로잡혀 변화를 보지 못한 채 사물을 고정시켜 버립니다.
‘사랑’, ‘행복’, ‘증오’, ‘분노’와 같은 감정을 표현하는 말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랑이 따로 있고 증오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는 감정이 잠시 어떤 상황에 머물러 있는 상태를 사랑이니, 증오니 하는 언어로 구별한 것일 뿐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 ‘말’에 집착합니다. 한번 사랑은 영원한 사랑이고, 한번 증오는 영원한 증오인 듯 살아갑니다. 말에 휘둘리고, 말 때문에 괴로워합니다. 심지어 없는 말, 듣지도 않은 말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그때는 날 사랑한다고 말해놓고 이제 와서 싫다고 하나”라는 식의 식상한 옛 노랫말 같은 말도 곱씹어 생각해 보면 웃어넘길 일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말에 사로잡혀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어리석음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습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깨달음을 얻으려면 말에 사로잡히지 말라는 가르침을 유난히도 강조합니다.

특히 선종(禪宗)은 이 언어의 세계를 철저히 파괴시키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말’을 바라보는 수행법인 ‘화두참구(話頭參究)’도 고안해 냈으니 더 말해야 입만 아픕니다.
선사(禪師)들은 ‘말’이라는 거짓에 속지 않기 위해 두 눈 부릅뜨고 자기 마음속 ‘말’을 바라봤습니다. 화두참구 하면서 ‘말’을 ‘말’로 풀이했다가는 스승의 벼락같은 질책이 떨어졌습니다.

‘말’을 인식하는 ‘나’를 초월하는 과정에서 온갖 말 안 되는 말이 터져 나오기도 합니다. 일반 사람들은 선사들의 이러한 행위를 ‘말 안 되는 말’이라며 이해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선사들이 ‘말’에 사로잡히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말’과 한판 대결을 벌이는 과정입니다.

선사들도 이럴진대 평범한 우리는 말 속에서 얼마나 착각하며 살아가고 있을까요.
정보라는 이름으로 말들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온갖 말의 범람에서 제정신으로 살아가기가 너무나 어렵습니다. 내 생각이 정말 내 생각인지, 남의 생각인지조차 헷갈립니다.
말의 풍랑 속에서 정신 차리고 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화두, 나를 부르는 소리》는 한 가지 비법을 알려줍니다. 비법을 알고 싶으시다고요?
누가 뭐라고 떠들든 곡진하게 스스로 물어보면 됩니다.

“저게 무슨 소리냐.”

 

 

주성원  bulkwang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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