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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케이이치 지음, 한상희 옮김 | 240쪽|16,000원

 

실용주의자 붓다는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을 거부하였는가

 

불교가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는지, 불교의 첫 모습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아마 대부분의 경우 부처님의 탄생부터 열반에 드실 때까지를 중심으로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거의 모든 일이 그러하듯,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나는 것은 없습니다. 불교 역시 당시의 인도의 종교 전통과 사회적 변화, 그리고 당시 사상의 흐름에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불교의 탄생』은 불교가 생겨나기 이전 시기 인도의 종교와 신앙 전통부터 붓다의 입멸까지, 불교의 탄생과 그 직후의 모습은 어떠했는지를 다른 사상과의 비교와 대조를 통해 알려주는 책입니다.

기원전 6세기, 인도에 농경문화가 정착함에 따라 상공업이 발달하면서 갠지스 강 중류 지역에는 도시 국가가 성장합니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서 경제력으로 막강한 세력을 획득한 왕과 귀족, 대부호가 등장합니다. 카스트의 제2계급이 성장한 것이죠. 이들은 기존처럼 전통 종교 베다와 제1계급 바라문에 복종하는 대신, 이에 반하는 입장을 취하는 사상가를 후원하기 시작하면서 당시 인도에는 수많은 사상이 발생합니다. 붓다와 불교 역시 이 시기 새롭게 등장한 무수히 많은 사상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그 수많은 사상 가운데에서도 불교는 오랜 기간 왕과 귀족, 대부호의 후원을 받으며 인도에 큰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이 책의 저자는 그 까닭을 불교가 홀로 고고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다른 사상과의 융합과 대립을 통해 장점은 받아들이고 부족한 점은 보완하면서 끊임없이 성장, 발전한 덕분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이런 일이 가능했던 건 붓다가 실용주의자이면서 원칙을 고집하는 것을 엄격히 경계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타당한 이유가 있다면, 그리고 수행에 방해가 되지 않으며, 실용적이라면 기존의 관습을 다소 어기더라도 받아들이는 유연함을 보인 붓다가 당시 발생했던 사상 및 교단의 장점은 받아들이고 부족한 점은 보완하였던 덕분이라는 것입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자이나교의 ‘안거’와 ‘불살생’ 원칙입니다.
출가자는 한 곳에 머물지 않는다는 것이 불교를 비롯한 당시 대부분의 교단의 기본 원칙이었습니다. 하지만 자이나교의 경우에는 살생을 철저히 금하였고, 우기에는 아무리 조심한다 하더라도 개미를 비롯한 작은 생명을 죽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안거를 지내고 있었습니다. 불교 역시 살생을 금하였고 또 우기에 외출하여 돌아다닐 경우 사고가 날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붓다는 이 제도를 채택합니다. 하지만 붓다는 자이나교처럼 불살생 원칙을 철저히 지키라고 강조하지는 않았습니다. 자이나교의 불살생 원칙은 아주 엄격해서 수행자만이 아니라 재가신도들까지도 이 원칙을 지키기 위해 미물을 죽일 수 있는 농업에 종사하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이나교에서 ‘육식’은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하지만 붓다는 탁발을 통해 재가신자에게 받은 고기는 먹어도 된다고 허용하였습니다. 재가신자는 출가자에게 공양을 올리는 것으로 공덕을 쌓는데, 이를 방해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 것입니다.
이처럼 저자는 초기불교의 문헌을 중심으로 붓다가 무엇을 받아들이고 무엇은 거부하였는지 불교와 다른 사상의 공통점과 결정적인 차이점을 비교 서술하여 최초기 불교는 어떠했는지 그 모습을 조금 더 선명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당시 인도의 사상과 불교가 어떤 관계를 맺어 왔는지, 그리고 어떻게 발전하였는지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책이 출간된 뒤, 제목 때문에 이 책을 불교입문서라고 생각하시는 독자분들이 많았지만 이 책은 보편적인 의미의 입문서는 아닙니다. 부드러운 말로 불교를 만나고 싶어 하는 독자분들이 보기에는 이해하기 좀 어려운 부분도 있고, 자칫하다간 오해하기 쉬운 부분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보다는 조금 더 공부하기 위해 붓다는 무엇을 말하고, 어떻게 살아갔는지, 그리고 불교가 과연 무엇을 강조하는 종교인지를 알고 싶어 하는 독자분들에게 권합니다.

김소영  bulkwang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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