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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미술에는 오랜 기간에 걸쳐 만들어진 ‘원칙’이 있습니다. 원칙이라기보다는 ‘일정한 형식’이라는 말이 맞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렇게 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아무리 ‘상징’이라지만 비밀이 아닌 이상 누가 찾아와도 이해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어딜 가도 비슷합니다.
(불교) 사찰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주문에서 시작해 금강문, 사천왕문으로 이어지는 삼문 구조가 그렇고, 석등, 탑 그리고 대웅전까지 들고나는 데 일정한 규칙이 있습니다. 물론 역사와 환경의 영향 때문에 인도, 중국, 한국 그리고 일본이 그 구조가 조금씩(?) 다르긴 합니다.
하지만 세상에 예외 없는 법칙은 없습니다. 사찰에는 없는 홍살문이 떡하니 서 있기도 하고(용주사), 어떤 곳은 유교건축에서만 보는 솟을삼문이 있기도 하고(통도사), 처마에는 궁궐에서나 보이는 잡상이 올라가 있는 곳도 있습니다(서울 흥천사). 심지어는 사찰 벽화에 삼국지의 주인공 조조가 등장하기도 하고(제천 신륵사), 손오공과 동방삭이 훔쳐 먹었다는 신비한 복숭아를 든 서왕모가 살기도 합니다(논산 쌍계사).
신간 <사찰에는 도깨비도 살고 삼신할미도 산다>에는 사자나 용, 코끼리, 가릉빈가처럼 불교 경전에서 유래해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이 땅의 절집에까지 흘러들어온 동물과 전설 속 주인공도 등장하고, 호랑이나 도깨비, 삼신할미처럼 우리 민족 고유의 신앙이 이 땅에 들어온 불교와 습합이라는 과정을 거치며 자리 잡은 것들도 등장합니다. 유교나 도교의 영향에 의해서 자리 잡은 매란국죽이나 신선들의 모습도 인상적이고, 민화의 바람을 타고 들어온 게나 포도 그리고 토끼와 거북이 같은 벽화도 남다릅니다.

 

사찰에는 도깨비도 살고 삼신할미도 산다 | 노승대 지음 | 512쪽(올컬러) | 28,000원


이 책은 불교경전과 역사 그리고 이웃종교를 종횡무진 넘나들며 재밌는 설명이 이어지지만 특별히 기존에 나왔던 어떤 불교문화 관련 도서도 시도해 보지 않은 400여 장이 넘는 컬러 도판이 실려 있습니다. 물론 이 정도 도판이 실려 있는 책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기존에 잘 보지 못했던 흥미로운 사진들이 다수여서 몇 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오늘은 ‘수중생물’입니다.


1. 완주 송광사 대웅전 천장의 수중생물

완주 송광사 대웅전 천장 | 잘 보세요! 천장의 물고기와 자라, 게를 발견하셨나요?

완주 송광사 대웅전 천장의 모습입니다. 보이시나요? 비천의 좌우로 물고기, 자라, 게 조각이 보입니다.
그냥 장식처럼 보이신다고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종교미술에 이유도 없이 ‘그냥’ 있는 건 없습니다. 이렇게 수중생물을 비롯한 동물들이 사찰 천장에 살게 된 건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물론 그 답은 책 속에 실려 있습니다. 힌트를 드리자면 조선 후기에 본격적으로 정착된 ‘반야용선’이라는 개념이 사찰 건축이나 미술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2. 김해 은하사 충량의 어변성룡

김해 은하사 충량의 어변성룡 | 이 신비의 수중생물에겐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요?

김해 은하사 충량의 어변성룡입니다. 물고기가 변해서 용이 된다는 고사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물론 불교에서는 중생이 깨달음을 얻어가는 과정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그림이 어디에 있는지 찾다가 ‘법당보살님’한테 여쭤봤는데 그런 그림을 본 적이 없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꼭꼭 숨어 있습니다.


3. 청도 대적사 극락전과 기단의 거북이와 게

청도 대적사 극락전 기단 | 거북이와 게? "찾았다, 요놈!"

기단에 뜬금없이 거북이와 게가 등장합니다. 이렇게 새긴 이유는 완주 송광사 대웅전 천장에 수중생물을 배치한 것과 그 뜻이 다르지 않습니다.
비슷한 조각이 여수 흥국사에도 있습니다. 다만 여수 흥국사의 수중생물은 여름이면 찾기가 무척 힘듭니다. 풀숲이 기단을 모두 막아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청도 대적사


사찰에 아무리 많이 다녔어도 이런 그림이나 조각을 보는 건 흔치 않습니다. 마음먹고 가도 찾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얘기들은 이번에 발간된 <사찰에는 도깨비도 살고 삼신할미도 산다>의 일부입니다.
40년 문화답사 경력자만이 알려줄 수 있는 사찰의 보물찾기입니다.


다음 회에서 민화의 영향으로 사찰에 들어선 동물과 식물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이상근  bulkwang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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