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나이 듦에 관하여] 출가, 자유를 찾아 떠나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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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나이 듦에 관하여] 출가, 자유를 찾아 떠나는길
  • 허진
  • 승인 2019.09.26 13: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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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제2막, 다시 사는 사람들 은퇴 후 출가자 영만 스님

시간에 순응해 늙어가는 것이 아닌, 노년의 삶을 적극적으로 꾸려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 중 가장 전복적이고 획기적인 제2의 삶이라 할 수있는 ‘출가’를 선택한 사람이 있다. 지난해 1월1일 조계종에서 은퇴출가제도가 시행되고 처음 배출된 은퇴 출가자1기, 여수 흥국사 영만 스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출가를 결심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요?

자유를 찾아 불법 문중에 들어오게 됐습니다. 나를 구속하는 ‘욕망’이란 족쇄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었고 그 길이 불교 안에 있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출가 전까지 제 삶은 내면적으로 항상 의문을 갖는 삶이었습니다. 바쁘게 살며 잊고 지내다가도 한가해지면 문득 나는 누구이고 앞으로 어떤 길을 갈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 다. 그러던 중 후배가 건넨 한마음선원 대행 스님 의행장기 『무』라는 책을 읽고 부처님 가르침을 잣대로 내 삶을 계량해 보게 됐습니다. 제 삶을 더 깊이 들여다보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구도의 길을 가고 싶다고 생각했지요. 노년을 보내는 여러 선택지 중에 출가를 선택했다기보다 깨달음을 얻고 정신적으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이 길밖에 없었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Q ─늦은 나이에 출가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나요?

출가 후 60년 간 속세에서 쌓아온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했습니다. 미련은 없었습니다. 부, 권력, 명예, 사회적 지위, 권위 등은 철따라 갈아 입는 옷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여름되면 겨울 옷을, 겨울 되면 여름 옷을 자연스럽게 벗게 되지 않습니까? 권위, 권력이라는 옷을 입어도 그건 내 본질이 아닌 거지요. 출가 전 저는 존경받는 선생님이란 말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제 본질이 아니라 삶 속에서 하나의 역할이었을뿐입니다. 스님이란 것도 마찬가지로 가치 있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길 중 하나일 뿐이지 제 본질이 아닙니다.

Q ─늙어 간다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늙는다는 건 새로워지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어린애가 변하면 성장한다고 생각 하고 어른이 변하면 죽어간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는 생물학적 관점이고, 사실 변화는 늘 새로운 것입니다. 제가 늦은 나이에 새 출발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런 시각에서 제 삶을 봐 왔기 때문이고요. 물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몸이 노쇠해가는 건 어쩔수 없지요. 하지만 늙음을 소멸해 가는 것으로 바라보는 사람과 새로워지는 것으로 바라보는 사람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능성 면에서요.

Q ─출가 후 삶이 어떤게 변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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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 2019-12-12 14:13:52
멋지십니다 스님
인생을 제대로 살아가시네요
저도 제 자신을 좀 돌아보고
인생 전반을 아우를수 있는
인생 철학을 지니고
살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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