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불광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band

intagram

youtube

페이스북
밴드
인스타그램
유튜브


상단여백
HOME 월간불광 칼럼
[김택근 에세이] 뫼비우스의 띠를 보았는가

존재하는 것에는 안과 밖이 있다. 그럼에도 안과 밖을 구분할 수없는것이있다. 바로 ‘뫼비우스 의띠’이다. 기다랗게 자른 종이의 한쪽 끝을 다 른쪽에붙이되, 종이를 180도비틀어서 붙이면 뫼비우스의 띠가 만들어진다. 한쪽 면의 중앙을 따라가면 뒷면이 나오고, 그래도 계속 가다 보면 출발한 곳으로 돌아온다. 이모양을 본떠 무한을 뜻하는 수학기호 ∞가 쓰이고 있다. 뫼비우스는 이를발견한독일수학자의이름이다. 뫼비우스의 띠는 숱한 예술가들에게 감을 주었다. 사물에 안과 밖이 반드시 있는 것이 아니 라는 사실은 인류 정신세계의 지평을 넓혔다. 그 리고 10여년전에 학자들이 뫼비우스의 띠형성 원리를 밝혀냈다. 국의 수학자들이 풀어낸 바 로는 ‘에너지의 도차’다. 구부러진 곳에서는 에너지 도가 높고, 평평한 곳에서는 에너지 도가 낮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뫼비우스의 띠 는‘가도 가도 끝이 없는’ 우리 인생길과도 닮았 다. 고비에서는 힘이 들어가고 평탄하면 노래가 나온다. 인생 고개를 넘고 굽이를 돌아 우리는 처 음으로 돌아간다. 노자가 “젖먹이로 돌아가라(復歸於嬰兒)”고 했다. 그렇다면 돌아온 ‘나’는 처음 출 발할 때의 ‘나’인가. 아니다. 젖내나는내가아니 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이고 미래의 나이지만, 또어제와 미래의 내가 아니다. 그렇다면 젖먹이 때의 평화를 찾기 위해서는 어찌해야 하는가. 노 자는 다시 ‘배움을 위해서는 날마다 보태야 하지 만도를닦기위해서는 날마다 덜어내라(爲學日益 爲道日損)’고 했다. 그래서 젖먹이 때로 돌아가라는 것은 퇴행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배움이 산처럼 쌓다면 이를 다시 비워야 도를 이룰 수있다고 했다. 뫼비우스의 띠에는 경계가 없다. 어떤 부자 가자신의 안쪽을 보호하기 위해 바깥에 담벼락 을세웠다 치자. 부자에게 그담너머는 바깥이지 만그걸바라보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부자의 안 쪽이 바깥이다. 그래서 중앙도 변방도 없다. 살아 간다는 것은 끊임없이 안과 밖을 넘나드는 것이 다. 인간에게는 보이는 몸과 보이지 않는 마음이 있다. 우리는 몸에서 마음으로, 마음에서몸으로 끊임없이들락거리고 있다.하늘과 땅, 선과 악, 이승과 저승, 실체와 그림자, 과거와 미래도 서로 맞닿아 있다. 밖인가 하면 안이고, 안에 있었는데 어느새밖이다. 그러고 보면 뫼비우스의 띠에는 부처님 최 초의 가르침 중도(中道)가들어있다. 부처님은 새 벽별을 보고 정각을 이룬 후다섯비구에게 해탈 하려면 고(苦)와낙(樂)을모두버려야 한다고 이 르셨다. 중도는 상극을 모두 버리는 것이다. 선과 악, 있음과 없음, 옳음과 그름, 괴로움과 즐거움, 사랑과 미움, 너와 나를 모두 떠나는것이다.서 로대립되는 양변을 떠나고, 그중간에도 머물지 않으면중도를이룰수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싸 우고 있다. 이념으로 갈라져 서로에게 삿대질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진보나 보수의 개념은 상대적 이다. 진보 세력이 보수 세력을 완전히 제압하면 보수가 사라질까. 아니다. 다시 진보가 분열하여 보수가 생겨난다. 보수가 진보를 물리친다 해도 마찬가지다.보수속에서 다시 진보가 싹을 틔운 다. 이미 우리 마음속에도 진보와 보수가 공존하 고있다. 그러므로 보수와 진보는 그렇게 갈라서 서싸울상대가 아니다. 서로가 이해하고 서로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끊임없이 진보와 보수를드나들고있다. 좌와 우, 양쪽 날개로 날 아야높이멀리갈수있다. 수학자뫼비우스는띠를활용하여차원을뛰 어넘었다. 띠자체는 이차원의 평면이지만 뫼비 우스 띠는 이차원과 삼차원의 성질을 함께 지니 고있다. 어쩌면우리는 고차원으로 나아가지 못 하고 이차원의 세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그래 서무지하기 때문에 탐욕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있을것이다. 겹겹의문을열어젖혀도안쪽으로들어갈수 없고, 껍데기를깨뜨리며발을굴러도 밖으로 뛰 쳐나갈 수없다. 최고의 반열에오른다거나 누구 도범접못하는안전지대에 머물러 있다고 해도 이는 결국 허상일 뿐이다. 삶이 뫼비우스의 띠위 에있음에도우리는그걸보지못하고있다.

 

김택근

시인,작가.동국대국문과를졸업하고오랜기간 기자로활동했다.경향신문문화부장,종합편집장, 경향닷컴사장,논설위원을역임했다.1983년박두진 시인의추천으로「현대문학」을통해등단했다
 

김택근  bulkwanger@naver.com

<저작권자 © 불광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