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하루 여행] 계절의 경계에서 마주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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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하루 여행] 계절의 경계에서 마주친 것들
  • 양민호
  • 승인 2019.09.26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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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눈부신 햇살 아래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9월의 어느 날, 동해안 포항을 찾았다. 새벽 바닷바람에 실려 오는 서늘한 기운이 새 계절의 문턱임을 일러주었다
 

#호미곶 ─기다림의바다앞에서
우리나라 내륙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것을 볼 수있는 곳, 그런 상징성이 사람들 발길을 호미곶으로 이끈다. 연중 많은 사람이 찾는 일출 명소답게 탁 트인 바다 앞 해돋이 광장이 너르게 잘 조성되어 있었다. 광장 한편에 우뚝 선 등대 불빛이 사그라지기 전, 아직 어둑어둑한 새벽 시간임에도 적잖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먼바다를 응시하고 있었다. 크고 작은 카메라를 손에 쥐고 곧 있을 장관을 기록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윽고 저 멀리 수평선이 붉게 물들고, 해가 솟아올랐다. 호미곶의 명물 조각상 ‘상생의 손’ 틈새로 빛이 출렁인다. 슬쩍 얼굴을 내미는가 싶던 태양은 어느새 거침없이 하늘로 솟구친다. 무언가를 기 다리는 심정이 영겁의 감각이라면, 기다림 끝에 오는 마주침은 너무도 짧은 찰나에 불과하다는 푸념이 머릿속을 맴돈다. 호미곶에서의 일출은 스치듯 빠르게 지나갔다. 파랗고 환하게 밝아온 아침, 바다는 새벽보다 더고요했다. 하나둘 등을 돌리고 떠나는 사람들. 어쩌면 지금부터 이 바다는내일의 여명을 기다리기 시작하는지 모른다. 다시 한번 있는 힘껏 붉은 해를 밀어 올리기 위해, 어둠 속에선 이들 앞에 눈부신 광명을 선사하기 위해, 꼬박 하루를 인내하는지도…. 그 지난한 기다림을 생각하며 넘실대는 바다를 향해 좀 더 오래 눈길을 던져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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