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여행의 의미] 인문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여행의 역사와 기원
상태바
[특집: 여행의 의미] 인문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여행의 역사와 기원
  • 정지우
  • 승인 2019.08.27 14: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통으로서의 여행의 기원

여행은 어느덧 우리 삶의 일부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휴가철이 되면, 먼 저 여행을 생각한다. 돈벌이와 온갖 의무들로 얼룩진 공간에서 떠나, 새로 움을 만끽하고 즐거움과 휴식을 얻기 위해 일단 떠나려고 하는 것이다. 그 곳에는 강과 바다가 있고, 쾌적한 호텔이 있으며, 우리를 설레게 할 남다른 풍경들이 기다리고 있다. 더불어 그렇게 떠난 여행은 그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우리에게 소비를 부추기기도 한다. 평소라면 동전 한 푼이라도 아끼려 하겠지만, 여행지에서 쓰는 값비싼 숙박비, 식사비, 기념품을 사거나 체험을 하기 위한 돈은 기꺼이 지불하게 된다. 열심히 일하며 하루하루 버티듯이 살아낸 이유가 무엇인가? 그렇게 아끼고 모은 돈을 쓰며 자유로움을 느끼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그렇 게 여행은 우리 시대의 훌륭한 상품이자 소비의 핵심에 자리하게 되었다. 그런데 여행이 언제부터 그렇게 즐거운 소비가 되었을까? 조금만 생각 해보더라도, 조선 시대의 여행이 그랬을 것 같지는 않다. 그 시절의 여행에 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은 지금과 대단히 다르다. 가령, 학창 시절 교과 서에서부터 우리가 접한 과거의 여행기들은 대부분 유배지로 떠나던 기록 이나, 외교나 교역을 위해 길을 나서던 기록 같은 것들이다. 과거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생 자신이 나고 자란 고장에서 벗어나질 않았으며, 여행은 기껏 해야 놀이패나 상인, 외교관, 관료 등의 몫이었다. 사정은 서양이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행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원들은 상업이나 전쟁 등 실용적인 목적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들은 이 웃 나라와 필요한 물자를 교환하기 위하여, 혹은 타국을 점령하기 위해 여 행을 떠났다. 그럴 때 여행은 언제나 위험한 것이기도 했다. 지금처럼 문명 이 촘촘하게 엮여 있기 전 여행이란, 목숨을 걸고 떠나 온갖 위험과 만나는 것이었다. 여행을 뜻하는 단어 Travel의 어원이 고통을 뜻하는 Travail에서 왔다는 것은 여행이 원래 ‘쾌락’이나 ‘즐거움’보다는 생존과 정복을 위한 ‘고 통’이나 ‘위험’과 더 가까웠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새로운 여행의 순간들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