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여행의 의미] 눈을 감아도 보이는 것들
상태바
[특집: 여행의 의미] 눈을 감아도 보이는 것들
  • 양민호
  • 승인 2019.08.27 13: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행하는 사람들, 순례 여행자 김해경

 

살다 보면 꼭 한 번 여행을 떠나게 되는 순간이 있다. 때론 불쑥 그런 계기가 찾아오기도 하고, 때론 무르익듯 서서히 다가오기도 한다. 영상, 사진, 글 등으로 자신의 지난 삶을 기록해 온 콘텐츠 크리에이터 김해경 작가의 ‘떠남’은 후자에 가까웠다. 종교에 전혀 관심이 없던 사람이 2,600년 전 붓다의 발자취를 따라

긴 여정을 나서기까지, 자그마한 인연들이 층층이 쌓여 왔다. 그 겹겹의 시간이 동력이 되어 떠난 여행, 인도-네팔 성지 순례. 낯설고 험난한 길 위에서 그녀가 마주친 것들은 무엇이었을까? 그 낱낱의 장면들은 어떤 모습으로 그녀 삶의 한 페이지에 기록되었을까? 기록하는 여행자, 김해경 작가가 말하는 순례에 대해 들어본다.

 

“삶이란 때로 전혀 예상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때가 있다. 오십이 넘도록 종교에 관심도 없던 내가 불교 성지 순례 길에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김해경, 『붓다와의 산책』 중

 

여행하는 삶 - 삶 밖으로의 여행

평일 아침 한적한 골목 어귀 카페에서 김해경 작 가와 만났다. 그녀가 건넨 첫마디는 “부담스럽 다”였다. 순례에 관해 어떤 말을 해줄 수 있고 또 해주어야 하는지, 약속 장소로 오는 내내 고민 했단다. 종교적으로 의미가 깊은 성스러운 장소 를 돌아보는 ‘순례’. 그 행위의 특수함을 생각하 면 무언가 거창하고 의미심장한 말을 해주어야 할 것 같은데, 도무지 그럴 자신이 없다는 것이 다. 그렇게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어디서 보고 들은 내용이 아닌,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전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 다. 다행이었다. 성스럽고 고귀한 말씀이 아닌, 그 저 한 사람의 여행자 눈에 비친 순례 이야기를 듣 고 싶었으니까.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순례라는 조 금 특별한 여행이 평범한 하루 일상과 맞닿는 지점을 알고 싶었다.

김해경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사진 강사로 일하면서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여행하는 습관이 몸에 배었다고 할까요. 매번 낯선 지역을 방문할 때마다 그냥 돌아오기 아쉬워 서 주변을 탐험하고 사진과 글로 기록을 남깁니 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것들을 발견 하게 되고 그것에 대해 알아가게 되죠. 불교를 만 나고, 불교 성지인 인도-네팔 순례를 다녀오게 된 것도 그런 과정의 연속이었어요.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사찰에도 발길이 닿았죠. 오랫동안 무종교인으로 살아온 저에게 사찰은 꽤나 낯선 풍경이었어요. 대웅전이라는 건물은 무엇이며, 그 안에서 합장하고 절하는 사람들은 무슨 의미 로 저렇게 하는 것일까? 그런 궁금증을 해결하려 고 불교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정토회 불교 대학 에 들어가 공부하고, 졸업 후에는 경전반에서 불교 경전 공부도 열심히 했어요. 그러다가 2015년 1월에 인도-네팔 성지 순례를 떠난다는 소식을 듣고 재빨리 따라나선 겁니다. 그 전에도 한 번 사진 공부 모임에서 인도를 다녀온 적이 있지만 유명한 유적지를 둘러보는 정도였지 순례는 난생 처음이었어요.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 불교 뉴스, 월간불광, 신간, 유튜브, 붓다빅퀘스천 강연 소식이 주 1회 메일카카오톡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이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