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 사는 동물 이야기] 사찰이 대중과 가까워지는 아주 특별한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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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에 사는 동물 이야기] 사찰이 대중과 가까워지는 아주 특별한 방식
  • 조혜영
  • 승인 2019.08.23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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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 서운암 효범 스님과 공작새 (feat. 칠면조와 거위, 그리고 닭)

웹 서핑을 하다 어느 블로그에서 공작새 사진을 보았다. 하얀 눈꽃 같은 꽁지를 활짝 펼친 채 우아하게 앉아 있는 자태가 한눈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동물원에 있는 공작새가 아니었다. 사찰에 살고 있는 공작새라고 했다. 공작새를 만나기 위해 양산 통도사 서운암으로 향했다.

 

아름다운 도량에서 새와 함께 힐링을

통도사 주차장을 지나 좁은 도로를 타고 몇 분을 더 달려 서운암에 도착했다. 암자라기보다는 작은 사찰 정도의 규모라고 할까. 잘 닦여진 길과 연못, 푸른 숲 사이로 자리한 벤치들이 마치 공원에 온 듯한 편안함을 준다. 서운암 주지 이신 효범 스님이 서울에서 내려온 객을 시원한 오미자차 한 잔으로 맞이하신 다. 진한 오미자 맛이 한여름의 더위를 잠시 잊게 만든다. 본격적으로 서운암 에 사는 공작새에 대해 여쭈려는데, 스님께서 먼저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우리 서운암에는 공작새가 여섯 마리 있습니다. 공작새뿐만 아니라 칠면 조, 거위, 관상용 닭도 어우러져 같이 살고 있죠.” 공작새만도 놀라운데, 칠면조와 거위, 닭까지…. 어떤 사연으로 서운암에 각종 조류들이 함께 살게 된 것일까? “현재 서운암 방장스님이신 성파 대종사께서 서운암으로 오시면서 시작 된 일입니다. 대략 15년에서 20년 전 이야기지요. 급속도로 변해가는 삭막한 사회에서 절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시다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서운암에 들꽃도 가꾸시고, 새들과도 인연이 되어 데려오게 되신 거죠.” 새들이 서운암에 살고 있는 것은 맞지만 서운암에서 키우고 있는 건 아니다. 엄밀히 말하면, 서운암의 자연 속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일 뿐. 따로 사료를 주는 일도 없다. 새들 스스로 자연 속에서 벌레를 잡아먹으며 야생적으로 살아 가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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